아직도 벌어지는 도굴..신라시대 고분 도굴 확인

도재기 기자 입력 2022. 8. 16. 12:26 수정 2022. 8. 16. 1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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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구미의 '황상동 고분군'(사적), 도굴 흔적 발견
감시장비 발달에도.. 최근 몇년간 용인·경주·영주 등에서도 도굴 확인
문화재청 ‘도난문화재 정보’에 최근 ‘도굴’로 등록된 신라시대 고분인 경북 구미시의 ‘황상동 고분군’(사적 470호) 전경. 문화재청 제공

삼국시대 유적이자 국가지정문화재 사적(470호)인 경북 구미시의 황상동 고분군에서 지난해 도굴 흔적이 발견된 것으로 드러났다.

16일 문화재청이 누리집에 공개하는 ‘도난 문화재 정보’에 따르면, 황상동 고분군은 지난해 8월쯤 고분들 중 74호와 77호 주변에서 도굴을 위해 땅을 판 도굴갱이 확인됐다. 당시 버섯을 채취 중이던 주민이 고분의 훼손 현장을 발견해 신고했다.

문화재청과 관리기관인 구미시의 조사 결과, 당시 77호분 주변에서는 지름 60㎝, 깊이 30㎝ 내외의 도굴갱으로 보이는 구덩이가 발견됐다. 이 구덩이는 이미 굴착을 한 뒤 다시 흙으로 메워놓은 상태였고, 흙속에서는 토기의 일부분이 보였다. 주변에는 굽다리접시(고배·高杯) 1점이 있었다. 도굴꾼이 미처 가져가지 못했거나 흘린 것으로 추정된다.

74호분의 도굴갱은 지름 110㎝, 깊이 90㎝ 내외로 추정됐다. 나뭇가지로 덮인 채 발견됐다. 이들 도굴 흔적이 있는 곳은 사적으로 지정된 구역의 북동쪽으로 폐쇄회로(CC)TV의 사각지대였다.

문화재청과 구미시는 도굴갱으로 인해 고분 관련 석재들이 일부 드러나고 유물이 확인된 점, 특히 도굴꾼들의 필수품인 탐침봉(보이지 않는 땅속의 유물 존재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만든 가늘고 긴 쇠꼬챙이)이 사용된 흔적이 있어 고분 훼손을 도굴범들의 소행으로 보고 있다.

구미시 황상동 산 68 일대의 황상동 고분군은 신라가 고대 국가 체제를 갖춰 나가던 4~6세기에 축조된 것으로 대규모다. 2006년 사적으로 지정된 고분군은 그동안 정밀 지표조사와 발굴조사에서 덧널무덤(목곽묘·木槨墓) 59기를 비롯해 돌덧널무덤(석곽묘·石槨墓) 등 봉토분이 모두 271기 확인됐고, 2000여점의 각종 유물이 출토됐다.

문화재계와 경찰에 따르면 최근 CCTV 등 감시장비가 크게 발달하고 도굴 가능성이 있는 유적지에 대한 관리도 강화돼 도굴이 크게 감소했지만 도굴은 여전히 확인되고 있다.

지난 2020년 9월 도굴갱이 확인된 경기 용인시의 죽산박씨 문헌공파 묘역(용인시 향토유적 제70호). 문화재청 제공

문화재청의 ‘도난 문화재 정보’를 보면, 2020년 9월 경기 용인시 처인구에 자리하고 있는 죽산박씨 문헌공파 묘역(용인시 향토유적 제70호)에서도 도굴갱이 확인됐다. 박원형·박안성·박지영 등 조선시대 묘 3기 가운데 박원형 묘가 도굴된 것이다. 당시 도굴갱은 종중에서 벌초를 하기 위해 묘역을 방문했다가 발견했다. 도굴이 이뤄진 시기는 정확히 알 수 없지만 2020년 9월15일 이전으로 추정된다.

경북 영주시 문수면에 있는 전주류씨 영흥공파 ‘영주 류빈 묘비’(경북 문화재자료 제647호)에서도 2020년 9월 문화재 보수 공사를 하던 중 묘소 뒤편 아랫부분에서 도굴갱이 발견됐다. 문화재청은 ‘도굴 범죄의 특성상 당초 도굴당한 문화재에 대해서는 확인이 불가하다’고 명시하고 있다. 이 밖에 경기 구리시 교문동의 한 묘역(비지정문화재)에서 향로석 한 쌍 중 1점이 도굴당한 것이 2019년 11월 확인됐다. 또 경북 경주시 보문동 사지(비지정문화재)에서는 신라시대의 석물 2점, 전남 나주시 광암지석묘(비지정문화재) 2점이 도굴된 것이 2019년 확인됐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이날 “도굴 범죄가 감소 추세이기는 하지만 가끔 일어나고 있는 게 사실”이라며 “지방자치단체들과 보다 원활한 협력을 통해 감시장비 확충 등 대책을 강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문화재 보수 공사를 하던 중 도굴갱이 발견된 경북 영주시의 ‘영주 류빈 묘비’(경북 문화재자료 제647호, 왼쪽 사진 2장)와 경주시 보문동 사지에서 사라진 석물 2점. 문화재청 제공

도재기 기자 jaeke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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