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냉담-미중 갈등 고조..尹 '담대한 구상' 가시밭길

2022. 8. 16. 1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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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취임 100일을 맞는 윤석열 대통령 앞에 놓인 외교안보환경이 녹록치 않다.

남북관계에서는 좀처럼 활로가 안 보이는데다 미중갈등 심화 속 선택지도 넓지 않고 공 들이는 한일관계 개선 역시 생각보다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정대진 한라대 교수는 "북한의 호응을 기다려야 한다는 점에서 자충수가 될 수 있다"며 "우리가 제안했는데도 북한이 계속 안 받는다고 하면 '명분 쌓기용 면피성 구상'이라는 비판을 면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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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요구 '안전보장' 빠져 실효 의문
韓 칩4 가입에 中 '사드 3불' 압박
살얼음판 한일..美 '3자공조' 강조

17일 취임 100일을 맞는 윤석열 대통령 앞에 놓인 외교안보환경이 녹록치 않다. 남북관계에서는 좀처럼 활로가 안 보이는데다 미중갈등 심화 속 선택지도 넓지 않고 공 들이는 한일관계 개선 역시 생각보다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윤 대통령은 15일 제77주년 광복절 경축사에서 대북정책 로드맵 ‘담대한 구상’을 제안했다. 비핵화 협상 개시와 함께 가동할 경제지원을 중심으로, 정치·군사 부문은 북한의 반응을 보고 구체화하겠다는 입장이다. 앞서 5월 10일 취임사를 통해 밝힌 ‘담대한 계획’을 가다듬은 것으로, 북한의 비핵화 단계에 맞춰 ▷대규모 식량 공급 ▷발전·송배전 인프라 지원 ▷국제 교역을 위한 항만·공항 현대화 ▷농업 생산성 제고를 위한 기술 지원 ▷병원·의료 인프라 현대화 ▷국제 투자·금융 지원 프로그램 등이다. 다만 북한이 핵 개발 명분으로 내세우는 ‘안전 보장’과 관련한 방안은 공개하지 않았다.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은 “북한이 진정성을 갖고 비핵화 협상에 나올 경우 초기 협상 과정부터 경제 지원 조치를 적극 강구한다는 점에서 과감한 제안”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그러나 여전히 북한의 ‘선(先) 비핵화’에 기초하고 있어 북한의 호응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대부분 경제 중심 보상만 담아 포괄적 안전보장, 특히 군사적 안전보장에 예민한 북한 입장에선 2017년 대결시대로의 회귀로 볼 수밖에 없어 수용 가능성이 낮다”고 평가했다. 정대진 한라대 교수는 “북한의 호응을 기다려야 한다는 점에서 자충수가 될 수 있다”며 “우리가 제안했는데도 북한이 계속 안 받는다고 하면 ‘명분 쌓기용 면피성 구상’이라는 비판을 면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일단 미국은 북한과 외교 재개를 위한 한국의 노력을 지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문제는 미중 간 긴장이 고조되는 형국이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점이다. 미중갈등의 여파는 이미 한국에 미치고 있다. 한국은 미국이 주도하고 일본, 대만 등과 함께 참여하는 반도체 공급망 협의체 ‘칩4’ 예비회의에 참석할 계획이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은 칩4에 고도의 경계심을 보이면서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드(THAAD)와 관련해 ‘3불(不)1한(限)’을 내세워 한국을 압박하고 있다. 윤 대통령이 대북정책을 본격화하고 북한의 호응을 끌어내기 위해서는 미중의 역할이 중요할 수밖에 없는데 한반도 주변정세는 신(新)냉전구도로 고착화될 움직임마저 보이고 있다.

한일관계 역시 여전히 살얼음판이다. 윤 대통령은 광복절 경축사에서 일본을 ‘함께 힘을 합쳐 나아가야 하는 이웃’으로 규정하고 일본군 위안부 문제 같은 민감한 사안은 언급하지 않는 등 우호의 손짓을 보냈다. 그런데 일본은 기시다 후미오 총리가 패전 77주년을 맞아 제2차 세계대전 A급 전범이 합사된 야스쿠니 신사에 공물을 봉납하고 각료들은 직접 방문해 참배하는 등 오히려 한국을 자극하는 행보를 보였다. 일본기업의 국내 자산 현금화가 목전에 다가온 가운데 정부는 민관협의회 논의를 바탕으로 정부안을 제시한다는 구상이지만, 일본은 ‘한국이 해법을 제시하라’는 태도를 고수하고 있다. 최은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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