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와 시각>'DJ·노무현 정신'과 이재명

이해완 기자 입력 2022. 8. 16. 11:35 수정 2022. 8. 16. 1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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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대명'(어차피 대표는 이재명)을 넘어 '확대명'(확실히 대표는 이재명) 기류의 주인공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7월 17일 당 대표 출마 선언 후 전직 대통령들의 묘역을 방문했을 당시 한 말이다.

이 의원이 6·1 국회의원 보궐선거 당시 박지현 비상대책위원장에게 민주당 텃밭인 인천 계양을 지역구 출마 여부를 타진한 것과 관련해선 '셀프 공천' 논란이 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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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완 정치부 차장

“김대중 전 대통령은 통합의 정신으로 유능함을 증명했다. 개인적으로 닮고 싶은 근현대사 위대한 지도자.”(7월 18일), “정치가 국민 삶을 바꿀 수 있다는 희망을 포기하지 않았던 노무현 정신이 곧 이기는 민주당의 정신.”(7월 23일)

‘어대명’(어차피 대표는 이재명)을 넘어 ‘확대명’(확실히 대표는 이재명) 기류의 주인공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7월 17일 당 대표 출마 선언 후 전직 대통령들의 묘역을 방문했을 당시 한 말이다. 이 의원의 전직 대통령 관련 발언에 비명(비이재명)계에선 “염치가 없다”고 평가했다. 한 비명계 중진의원은 “이 의원이 전직 대통령들의 업적 지우기에 나서고도 그분들의 이름을 입에 담는 것은 뻔뻔하다”고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

실례로 이 의원은 “저학력·저소득층에 국민의힘 지지자가 많다”고 말해 논란을 빚었다. 향후 선거에서 승리하려면 중산층 이상으로도 지지층의 ‘스펙트럼’을 넓혀야 한다는 뜻에서 한 발언이지만, 선거 승리에 초점을 맞춘 그의 결과 만능주의에 가까운 정치관은 사회적 약자를 대변하는 거대 정당의 필요성을 역설한 ‘김대중(DJ) 정신’을 훼손한 것이란 평가도 함께 받으면서 갑론을박으로 이어졌다. 민주당의 한 당직자는 “DJ께선 늘 약자의 편에 선다는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했다”며 “당에 약자를 위한 ‘을지로위원회’가 생긴 것도 DJ 정신의 유산”이라고 설명했다.

이 의원이 6·1 국회의원 보궐선거 당시 박지현 비상대책위원장에게 민주당 텃밭인 인천 계양을 지역구 출마 여부를 타진한 것과 관련해선 ‘셀프 공천’ 논란이 일었다. 이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행보와 상반되는 것이라 회자가 됐다. 과거 노 전 대통령은 “지역주의를 깨겠다”면서 당선 가능성이 큰 서울 종로 선거구를 버리고 ‘험지’인 부산 북강서을에 출마했다. 당시 고배를 마신 노 전 대통령은 “농부는 밭을 탓하지 않는다”는 명언을 남겼다.

이 의원은 문재인 전 대통령이 2015년 당 대표 시절 만든 ‘당헌 제80조’에 대한 개정 필요성을 주장하고 나섰다. 당헌 제80조는 ‘부정부패’와 관련한 법 위반 혐의로 기소되면 기소와 동시에 직무가 정지된다는 조항을 담고 있다. 이 의원이 당 대표가 되더라도 부정부패 혐의로 기소되면 직무가 정지될 수 있는 상황이다. 이 의원은 “여당일 때는 상관없지만, 야당일 때는 정부·여당의 ‘야당 침탈 루트’가 될 수 있다”고 반박했다. 그러나 당헌 제80조는 민주당이 ‘야당’일 때 제정됐다. 친문(친문재인)계 중진의원은 “야당이던 민주당은 부정부패와 결별하겠다는 다짐으로 혁신안을 마련했고 이는 국민과 약속”이라고 강조했다.

물론 전직 대통령의 업적과 유산이 시대에 맞지 않아 해묵었다면 바로잡는 것이 순리일 것이다. 하지만 이 의원의 ‘전직 대통령 지우기’가 비판받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바로 자신의 입신(立身) 또는 수사 방탄을 위한 행보로 읽히고 해석되기 때문이다. 만약 작금의 상황을 전직 대통령이 봤다면 뭐라고 했을까. 민주당의 한 관계자는 노 전 대통령의 “이쯤 가면 막 하자는 거지요?”를 꼽았다. 민주당의 현주소를 보여주는 답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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