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라·루나 사태' 권도형 "한국 수사당국 접촉 일절 없었다"

빈난새 2022. 8. 16. 1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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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 폭락으로 50조원 규모의 시가총액이 증발하면서 전 세계 수십만 투자자에게 손실을 안긴 한국산 코인 루나·테라USD(UST) 발행자인 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사진)가 한국 수사당국으로부터 기소를 당하거나 수사 관련 접촉을 받은 적이 없다고 밝혔다.

지난 5월 19일 피해 투자자들의 고소·고발 이후 테라폼랩스 전(前) 직원 조사, 권 대표 자택과 암호화폐거래소 압수수색 등을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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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 대표 "테라, '스테이블' 하지 못해
사기로 치부 될 수밖에 없었다"
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가 암호화폐 전문 미디어업체 코이니지와 자신의 싱가포르 사무실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 자료=코이니지


가격 폭락으로 50조원 규모의 시가총액이 증발하면서 전 세계 수십만 투자자에게 손실을 안긴 한국산 코인 루나·테라USD(UST) 발행자인 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사진)가 한국 수사당국으로부터 기소를 당하거나 수사 관련 접촉을 받은 적이 없다고 밝혔다.

16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권 대표는 최근 암호화폐 전문 미디어업체 코이니지와 자신의 싱가포르 사무실에서 인터뷰를 하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한국으로 돌아갈 계획이 있는지 묻는 질문에 대해 "그런 결정을 내리기는 어렵다"며 그 이유로 "(한국) 수사관들과 한 번도 접촉한 적이 없다. 그들은 우리를 그 어떤 혐의로도 기소하지 않았다"고 했다. 

권 대표는 "때가 되면 (수사에) 협조할 계획"이라면서, 징역형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대해선 "인생은 길다"고 답했다. 

검찰은 금융증권범죄합동수사단을 부활시켜 1호 사건으로 테라·루나 폭락 사태를 수사 중이다. 지난 5월 19일 피해 투자자들의 고소·고발 이후 테라폼랩스 전(前) 직원 조사, 권 대표 자택과 암호화폐거래소 압수수색 등을 진행했다. 당시 검찰은 압수수색으로 권 대표와 테라폼랩스 공동창업자인 신현성 티몬 이사회 의장 등의 거래내역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해외 체류 중인 권 대표에 대해 입국 시 통보 조치를, 신 의장 등 핵심 관련자에 대해서는 출국금지 조치를 했다.

다만 수사가 난항을 겪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피해 투자자들은 권 대표가 연 20%에 달하는 이자를 내세워 투자자를 모은 것이 '폰지 사기'와 '유사 수신'에 해당한다고 주장해왔으나, 현행법상 암호화폐가 자본시장법상 '금융투자상품'은 물론 유사수신행위법상 '금전'에도 해당하지 않아 처벌 근거가 부족하다는 이유에서다. 현재 검찰은 수사와 함께 법리 검토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권도형 "알고리즘 스테이블코인에 크게 베팅했다 실패한 것"

알고리즘 스테이블코인으로 설계된 테라는 자매 코인인 루나의 발행·유통량을 조절해 '1테라=1달러'의 가치를 안정적으로 유지하겠다고 표방했다. 보통의 스테이블코인이 1코인을 발행할 때마다 1달러나 그에 해당하는 채권 등을 보유하는 식으로 담보를 설정해 시세를 유지하는 것과 달리 자체 발행 코인과 알고리즘만으로 개당 가격을 유지하겠다는 논리였다.

그러나 암호화폐 가격 변동성이 커지고 투자 심리가 얼어붙는 상황에서 테라 가격이 하락하자 투자자들이 앞다퉈 테라를 팔아치우면서 루나도 동반 폭락의 소용돌이에 빠졌다. 테라·루나 사태는 이후 쓰리애로우캐피탈, 셀시우스네트워크, 보이저디지털 등 암호화폐 투자·대출 업체들의 동반 붕괴로 이어졌다. 

권 대표는 과거 테라의 실패 가능성을 지적하는 경제학자에게 "나는 가난한 사람과 토론하지 않는다"고 깎아내리거나 "(투자자들에게 줄 이자는) 너희 엄마에게서 나온다"고 빈정대는 등 조롱하는 발언들로 논란을 샀다.

권 대표는 이번 인터뷰에서 "과거 한 발언들을 지켜보기 힘들지 않느냐"는 질문에 대해 "그렇다"면서도 "하지만 알고리즘 스테이블코인은 당시 업계 표준이 되어가고 있었다. 나는 크게 베팅했고 실패한 것 같다"고 했다. 

그는 "테라는 스테이블코인이 되어야 했지만, 스테이블(안정적)하지 못했다. 그렇기 때문에 사기가 될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암호화폐 판은 여전히 과거 미국 야생의 서부(wild wild west)와 같은 상태"라며 "나는 일종의 또 다른 자아를 만들어냈던 것 같다"고 했다.

빈난새 기자 binther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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