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설립 막고 싶은 스타벅스.."투표 절차 문제" 주장
노동자 "반노조 캠페인의 연장선"
스타벅스가 선거 부정 가능성을 이유로 미국 전역에서 진행되고 있는 노동조합 설립을 위한 우편투표의 중단을 요구하고 나섰다.
스타벅스 측은 15일(현지시간) 미국 캔자스주를 비롯한 일부 지역의 전국노동관계위원회(NLRB) 직원들이 지역 노조 조직가들과 몰래 협력해 투표 결과를 노조 결성에 유리하게 유도하고 있다는 내용이 담긴 항의서한을 NLRB에 전달했다고 AP통신 등이 보도했다.
NLRB는 노동법을 집행하기 위해 1935년 설립된 연방정부의 독립기관으로 노조 대표 선거를 감독하고 불공정 노동 관행을 조사하는 권한을 갖고 있다.
지난해 12월 뉴욕주 버펄로시의 한 매장에서 처음으로 노조설립 투표가 가결된 후 스타벅스 매장의 노조설립 움직임이 본격화됐다. 미 공영라디오방송(NPR)에 따르면 전국 1만5650개 스타벅스 매장 가운데 현재까지 314개 매장이 노조설립을 신청했으며 200곳 이상에서 이미 노조가 결성됐다. 그러자 스타벅스는 이 같은 노조 결정 움직임을 저지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캔자스주 오버랜드파크 매장도 최근 우편투표를 통해 노조를 결성하기로 했다. 하지만 스타벅스 사측은 NLRB 직원들이 우편으로 투표용지를 받지 못한 노동자들이 사무실을 방문해 직접 투표할 수 있도록 편의를 봐줬다고 주장했다. 스타벅스는 또 노동자들이 참관인 없이 빈 사무실에서 혼자 투표했다며 “NLRB 직원이 유권자와 부적절한 의사소통을 했는지, 투표 방법을 알려주었는지 확신할 수가 없다”고 밝혔다.
나아가 스타벅스는 다른 지역 매장에서도 위법 행위가 벌어졌을 가능성이 있다며 NLRB 직원들의 부적절한 행위가 없었는지 조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조사가 완료되고 투명한 선거를 위한 장치가 마련되기 전까지 미국 내 매장 전체의 노조 결성 투표가 중단돼야 한다고 요구했다.
노조 결성을 시도하던 매장 직원들이 해고되거나 임금에서 불이익을 받은 사례가 보고된다. NLRB는 지난 6월 뉴욕 서부연방법원에 스타벅스에 이 같은 행위를 중단하도록 명령할 것을 요청했다.
노조 결성을 추진하는 스타벅스 노동자 연합은 “사측이 전국에서 75명 이상의 노조 간부를 해고하는 것과 동시에 모든 노조 선거를 중단시키려 한다”며 전례 없는 반노조 운동이라고 비판했다.
박은하 기자 eunha999@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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