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석호 라이프 칼럼] 불멸 바람길에 태극기

2022. 8. 16. 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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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3년 안중근의사숭모회를 만든다.

안중근의사숭모회는 1967년 안중근 의사 동상을 세우고, 1970년 안중근의사기념관을 짓는다.

2005년 안중근의사기념관건립위원회를 꾸린다.

2006년 국가보훈처는 안중근의사숭모회가 아닌 별도 법인을 만들어 설립을 추진하고 운영도 제3의 기관에 위탁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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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3년 안중근의사숭모회를 만든다. 초대이사장은 윤치영.1938년 전향성명서를 발표하고 심기일전해서 친일매국 한 길로 달려나간 인물이다. 1940년 ‘황군의 무운장구를 축도함’이라는 글을 ‘청년’에 실어 침략전쟁을 찬양한다. 1941년에는 임전대책협력회 채권가두판매대에 참여하고, 조선임전보국단 발기인으로 참여해 평의원으로 활동한다. 일제의 침략전쟁 참여와 헌금을 부추기는 글을 계속 발표한다. 1944년 국민동원총진회 중앙지도위원이 된다.

광복 뒤 국정감사장에 나온 서울시장 윤치영에게 국회의원이 질문한다. “좀 더 좋은 도시를 만들 수 없습니까?” 윤치영이 답한다. “좋은 말씀입니다. 나도 좋은 도시를 만들 줄 압니다. 그런데 서울시는 아무런 도시계획사업도 하지 않고 있는데도 이렇게 많은 인구가 전국에서 모여들고 있습니다. 만약에 내가 멋진 도시계획을 해서 서울시가 정말로 좋은 도시가 되면 더욱더 많은 인구가 서울에 집중될 것입니다. 농촌인구가 서울에 몰려오지 않게 하기 위해서도 서울을 좋은 도시로 만들어서는 안 됩니다. 내가 서울에 도시계획을 하지 않고 방치해 두는 것은 바로 서울 인구집중을 방지하는 한 방안입니다.”

안중근의사숭모회는 1967년 안중근 의사 동상을 세우고, 1970년 안중근의사기념관을 짓는다. 김경승이 만든 동상이다. 김경승은 1940년 ‘목동’으로 조선미술전람회 특선에 오른다. 한복 적삼에 낫을 든 남자를 형상화한 조각이다. 일제가 추진한 산미증산계획을 주제로 한 것이다. 침략전쟁에 쓸 군량미다. 1942년 ‘여명’으로 총독상을 받는다. 젊은 조선노동자가 망치를 어깨에 메고 노동 현장으로 나선다. 일제 침략전쟁용 물자를 생산하러가는 모습을 형상화한 조각이다. 일제는 감격한다. 입상자 발표가 나온 다음에 무감사로 특선을 안겨준다. ‘목동’에 이어 두 번째 무감사 특선이다. 김경승은 ‘매일신보’에 “재래 구라파 작품의 영향과 감상의 각도를 버리고 ‘일본인의 의기와 신념’을 표현하는데 새 생명을 개척하는 대동아전쟁하에 조각계의 새 길을 개척하는 것일 겁니다. 나는 이같이 중대한 사명을 위해 미력이나마 다해보겠습니다”라고 밝힌다. 김경승은 이렇게 자주독립으로 가는 길을 가로막았다. 신군부가 쿠데타로 집권한다. 이번에는 평화통일자문위원으로서 민주주의로 가는 길을 가로막았다.

2005년 안중근의사기념관건립위원회를 꾸린다. 2006년 국가보훈처는 안중근의사숭모회가 아닌 별도 법인을 만들어 설립을 추진하고 운영도 제3의 기관에 위탁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2009년 안중근의사기념관을 다시 짓기 시작한다. 안중근 의사가 이토 히로부미를 처단한 지 101주년 되는 해인 2010년 10월 26일 다시 문을 연다. 낡은 기념관과 함께 김경승이 만든 안중근 의사 동상도 철거했다. 대신 서울대 미술대학 이용덕 교수 작품을 세웠다. 이토 히로부미를 죽인 뒤 가슴에 품고 있던 태극기를 꺼내 펼친 당당한 모습을 작품으로 만들었다.

2013년 서울 강남 도산공원에 있는 도산 안창호 선생 동상을 바꾼다. 1973년 개관하면서 김경승이 만든 동상을 설치했었다. 흥사단 창립 90주년을 기념해 조각가 이승택이 만든 작품으로 바꾼다. 2015년 국회에서도 이순신 장군 동상을 바꾼다. 철거 이유로 김경승이 저지른 친일매국 행적을 든다. 전북 정읍시에서도 2021년 9월 14일 김경승이 만든 황토현전적지 전봉준 장군 동상을 철거했다. 전국 공모를 거쳐 가천대 임영선 교수 작품 ‘불멸, 바람길’을 선정했다. 전 국민 모금운동을 벌였다. 여덟 달 동안 5149명이 참여해 2억2570만원을 보탰다. 2022년 6월 25일 설치했다.

최석호 한국레저경영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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