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유가 시대, 혁신적 해결 보여준 獨 '9유로 티켓'..연장은 글쎄
첫 달에만 獨 인구 4분의 1 구매..과밀화 적어
(서울=뉴스1) 김예슬 기자 =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치솟는 에너지 비용 부담을 줄이기 위해 독일 정부가 도입한 '9유로(약 1만2000원) 티켓'이 대중교통 과밀화 등 우려와는 달리 이용객들의 높은 만족도와 함께 순항하고 있다. 다만 재정 문제 때문에 연장될지는 미지수다.
15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는 실제로 9유로 티켓을 구매해 대중교통을 이용 중인 이들의 인터뷰를 담으며 대중교통 혼돈과 과밀화 우려에도 불구하고 9유로 티켓 정책이 비교적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앞서 독일 정부는 고유가와 고물가로 신음하는 국민들의 부담을 경감하기 위해 한 달에 9유로만 내면 모든 대중교통을 마음껏 이용할 수 있는 티켓을 도입했다. 지난 6월1일부터 3달간 이용할 수 있고, 전국적으로 적용돼 모든 도시 및 지역의 교통수단을 이용할 수 있다. 베를린의 월 정기권 가격이 86유로(약 11만4000원)라는 점을 감안하면 매우 파격적인 가격이다.
독일 정부는 "에너지 가격 상승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라며 "일반적으로 자가용을 택하는 통근자와 주말 여행자 모두에게 대중교통의 이점을 누릴 기회를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독일의 지난 6월 에너지 가격 상승률은 전년 대비 38%, 지난 7월에는 전년 대비 35.5%였다.
처음 정책이 도입됐을 때는 반대 여론도 만만치 않았다. 일각에서는 이미 기차와 버스, 트램이 포화 상태고, 9유로 티켓이 도입될 경우 공간이 부족해 자전거와 유모차 등 이용이 제한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또한 3달간의 실험이 끝나면 그간 적자를 메우기 위해 티켓 가격이 오를 것이라고 우려하기도 했다.
독일에서는 지난 몇 년 동안 기차의 연착이 잦았다. 정시에 도착하는 열차는 2020년 90% 수준이었지만, 올해 들어서는 3분의 2 수준으로 떨어졌다. 결항되는 열차의 수도 늘었다. 특히 3000km 이상의 선로가 125% 용량으로 운행된 탓에 과밀화 문제는 꾸준히 제기돼 왔다.
우려와 달리 9유로 티켓은 종료 2주를 앞두고 성공적이라는 평을 받으며 연장까지 논의되고 있다. 함부르크에서 질트행 기차에 오른 파멜라 셀바흐(38)는 "9유로 티켓으로 한 달에 약 80유로를 절약했다"며 "특히 이제 온 가족이 외곽에 당일치기 여행을 떠날 수 있다"고 NYT에 전했다.
평소에 기차를 타지 않는다는 배르벨 헬(67)은 "버스가 그다지 붐비지 않았다. 바로 좌석을 찾았다"며 "휘발유 가격을 감당하기 어려운 사람들에게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그는 독일에서 두 번째로 큰 도시인 함부르크에서 독일에서 가장 고급스러운 휴양지인 질트를 연결하는 버스에 탑승하던 참이었다.
'기차보다 벤츠를 더 선호한다'고 말했던 독일 시사 유튜버 펠릭스 로브레히트는 "독일이 최근 몇 년 동안 생각한 것 중 가장 위대한 것"이라고까지 표현했다.
NYT는 첫 달에만 독일 인구의 약 4분의 1인 2100만여 개의 티켓이 판매됐지만, 승객 급증 문제는 예상보다 덜한 것으로 판명됐다고 보도했다. 독일 주간지 슈피겔이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독일인의 55%가 9유로 티켓 연장에 찬성하고, 34%는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9유로 티켓의 인기에도 불구하고, 독일 정부는 프로그램 연장을 아직 결정하지 못한 상태라고 독일 공영 도이치벨레(DW)는 전했다.
독일 국영 철도회사인 도이체 반 대변인은 "9유로 티켓은 새로운 고객을 유치하고 지역 대중교통의 이점을 알게 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며 "이를 장기적으로 유지하는 것은 운송 및 기후 정책에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반면 크리스티안 린드너 독일 재무장관은 "9유로 티켓에 대한 재정 지원이 불가능하다"고 연장을 거부했다. 볼커 비싱 독일 교통부 장관은 "연장 가능성이 열려있긴 하지만, 연장을 제안하기 전에 지금까지의 결과를 먼저 평가하고 싶다"고 말했다.
DW는 늦으면 11월까지 정부가 9유로 티켓의 결과를 검토할 수 있고, 내년 초까지는 후속 요금 인하가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yeseul@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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