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왕자, 가스프롬 등 러 기업에 '조용한 투자' 정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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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아라비아의 억만장자 알 왈리드 빈 탈랄 왕자가 설립한 투자회사가 올해 2~3월 가스프롬 등 러시아 주요 에너지 기업 3곳에 7000억 원 이상을 조용히 투자했던 것으로 나타났다고 15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이 규제신고서를 인용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사우디 킹덤홀딩컴퍼니는 지난 2월 러시아 가스프롬과 로스네프트의 글로벌 예금증권에 각각 13억 7000만 리얄(약 4879억 원), 1억 9600만 리얄(약 698억 원)을 투자한 것으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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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최서윤 기자 = 사우디아라비아의 억만장자 알 왈리드 빈 탈랄 왕자가 설립한 투자회사가 올해 2~3월 가스프롬 등 러시아 주요 에너지 기업 3곳에 7000억 원 이상을 조용히 투자했던 것으로 나타났다고 15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이 규제신고서를 인용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사우디 킹덤홀딩컴퍼니는 지난 2월 러시아 가스프롬과 로스네프트의 글로벌 예금증권에 각각 13억 7000만 리얄(약 4879억 원), 1억 9600만 리얄(약 698억 원)을 투자한 것으로 확인됐다.
가스프롬은 러시아의 천연가스 수출을 독점하는 국영 가스회사이고, 로스네프트는 러시아 최대 국영 석유회사다.
킹덤홀딩컴퍼니는 또 지난 2~3월 무렵 러시아의 다국적 에너지 회사 루크오일(루코일)의 미국내 예금증권에도 4억 1000만 리얄(약 1460억 원)을 투자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세 기업은 모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서방 국가들이 회사 자체와 그 임원들을 블랙리스트에 올린 제재 대상 기업들이다.
일단 우크라이나 전쟁에 중립적인 입장을 유지하는 사우디 등 걸프 국가들의 입장에선 '저평가된 투자처'인 측면도 있다.
킹덤홀딩의 창립자인 알 왈리드 빈 탈랄 왕자는 꽤 수완 좋은 투자자로 알려져 있다. 1990년대 씨티그룹에 투자해 큰 성공을 거뒀고, 애플을 처음부터 알아본 초기 투자자이기도 하다. 우버 테크놀로지스 등 신기술 업체에 투자해 수억 달러를 벌어들이기도 했다.
한 소식통은 지난 6월 "알 왈리드의 투자 스타일은 저평가된 자산과 수익성 있지만 위험을 수반하는 새로운 기회에 집중하는 편"이라고 귀띔한 바 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다만 킹덤홀딩의 이 같은 대러시아 투자에는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 책봉 이후 부쩍 좁혀진 사우디-러시아 간 관계도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
빈 살만 왕세자가 회장으로 있는 사우디 국부펀드는 킹덤홀딩 지분 16.9%를 보유하고 있다.
사우디와 러시아는 빈 살만이 왕세자로 책봉된 해인 2017년 맺은 석유수출국기구(OPEC·오펙) 확대 동맹 '오펙 플러스(+)'를 통해 국제 오일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sabi@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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