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범죄자이고 누가 피해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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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나고 싶다"를 입버릇처럼 말하는 사람에게 어느 날 갑자기 떠날 기회가 생겼다면? 모든 걸 훌훌 털고 떠날 수 있을까? 쉽지 않다.
우리나라에서는 티빙에서 볼 수 있다.
총 수감 인원만 2만명인 교도소들은 이 쇠락한 공업도시에서 마지막 남은 경제 공간이자 최후의 산업이다.
법보다는 주먹이 가깝고 공적 처벌보다 사적 복수가 빠르고 확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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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나고 싶다”를 입버릇처럼 말하는 사람에게 어느 날 갑자기 떠날 기회가 생겼다면? 모든 걸 훌훌 털고 떠날 수 있을까? 쉽지 않다. 낯선 세계에 대한 두려움과 걱정도 있지만, 무엇보다 지금 인생에 익숙해져버렸기 때문이다. 영화 <범죄도시> <쇼생크 탈출>을 반반씩 섞어 놓은 듯한 곳에서도 마찬가지다. 파라마운트플러스 오리지널 드라마 <메이어 오브 킹스타운>이다. 우리나라에서는 티빙에서 볼 수 있다.
미국의 작은 도시 킹스타운은 반경 16㎞ 내에 무려 7개의 교도소가 있다. 총 수감 인원만 2만명인 교도소들은 이 쇠락한 공업도시에서 마지막 남은 경제 공간이자 최후의 산업이다. 담장 밖의 인구 10만 대부분도 교도소와 연결된 사람들이다. 법보다는 주먹이 가깝고 공적 처벌보다 사적 복수가 빠르고 확실하다.
평화를 위해서는 이 다양한 집단들의 힘의 균형이 필요하고 누군가가 그 역할을 해야 한다. 미치의 사무실은 교도소 수감자 가족들에게 법적인 도움을 주는 곳이다. 하지만 실제 하는 일은 각 세력의 요구 사항을 정리해 균형을 맞추는 일이다. 사람보다 총이 많은 나라에서 균형이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미치는 자신의 아버지와 마찬가지로 총에 맞아 죽고 그 일은 동생 마이크가 맡게 된다.
마이크의 가족은 모두 교도소와 관련 있다. 동생은 경찰이고 어머니는 재소자들에게 역사를 가르친다. 강의 대부분은 인디언을 학살하고 노예를 학대하던 과거의 미국이다. 드라마는 미국의 역사가 전혀 아름답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주며 지금도 과거와 별로 다르지 않다는 것을 암시한다. 마이크는 자신을 담장 안 사람들의 유일한 구명보트이자 킹스타운 시장으로 소개한다. 사무실에는 그와 면담을 원하는 시민들이 언제나 대기하고 있다.
세계 최강대국 미국은 모순으로 가득 찬 나라다. 평화를 수호한다면서 전쟁을 가장 많이 일으켰고, 인권의 나라인 동시에 차별의 나라다. 총과 마약을 가장 쉽게 구할 수 있는 나라이기도 하다. 킹스타운에서는 더 그렇다. 범죄자가 피해자일 수도 있고 피해자가 범죄자일 수도 있다. 마이크 역은 우리에게 <어벤져스> ‘호크아이’로 유명한 제러미 레너다. 잔인하지만 마음속 어딘가의 따뜻한 마음을 신들린 듯 보여준다.
최소한의 먹고 마시는 일이 해결된 세상. 그런데도 사람들은 왜 내가 잘되는 것보다 남들이 망하는 것을 바라는 걸까. 드라마에서는 이렇게 말한다. “1만년 전에는 남의 것을 빼앗고 싶으면 힘이 센 자가 그냥 뺏으면 되었지만, 지금은 그냥 앉아서 구경만 해야 해. 그러니 내가 갖지 못하는 것이 있다면 남들도 못 갖게 하는 거야.” 스포를 하나 하자면 적의 적은 친구가 아니다. 그냥 신경 쓰이는 또 다른 쓰레기일 뿐이다.
씨제이이엔엠 피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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