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고 나면 없어져"..계절 근로자 '무단 이탈' 속출
[KBS 전주] [앵커]
외국인 근로자 도움 없이는 농사를 지을 수 없는 게 요즘 농촌의 현실입니다.
그런데 어렵게 구한 외국인 근로자들이 계약을 어기고 무단 이탈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먼저, 그 실태를 안태성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리포트]
10년 넘게 밭농사를 지어온 최재화 씨.
올해, 키운 감자를 공판장에 제때 출하하지 못해 수천만 원을 손해 봤습니다.
지난 4월 배정받았던 네팔 출신 계절 근로자들이 보름 만에 모두 잠적해 수확 시기를 놓친 탓입니다.
[최재화/감자 재배 농민 : "방문을 열어보니까 짐까지 싹 빼서 없어져 버린 거예요. 공판장 일주일 전 가격이 78,000원 하던 감자 가격이 48,000원까지 떨어져 버리는…."]
지난 2017년 도입된 외국인 계절 근로자 제도.
자치단체들이 짧게는 석 달, 길게는 다섯 달 농번기 부족한 일손 지원을 위해 다른 나라와 업무 협약 등을 맺어 추진해왔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들어온 외국인 근로자들이 작업장을 무단 이탈하는 사례가 늘고 있습니다.
더 많은 돈을 벌려고 제도를 악용한 건데, 불법 체류로까지 이어져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엄진영/한국농촌경제연구원 연구위원 : "이탈해서 우리나라에 최대한 있을 수 있는 만큼 돈을 벌고, 본국으로 돌아가는 게 가장 큰 본인한테 좋은 선택이기 때문에…."]
지난해 전국의 외국인 계절 근로자 이탈률은 56%로, 전체의 절반이 넘습니다.
올 상반기, 전북 13개 시군에 외국인 계절 근로자 8백여 명이 배치됐는데, 무단 이탈자가 속출하고 있습니다.
대부분 다른 지역 공장 등에 몰래 들어가 미리 막을 방법도, 찾아낼 방법도 딱히 없습니다.
[고창군 관계자/음성변조 : "근로자와 농가 간의 소통, 실태 조사를 현장에 나가서 매일 하고 있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탈자가 발생하고 있습니다."]
외국인 계절 근로자 제도가 농촌 일손 문제를 해결하는데 긍정적 평가도 있지만, 관리 감독에 한계를 드러내며 곳곳에서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안태성입니다.
촬영기자:김동균
안태성 기자 (tsahn@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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