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가스 의존' 독일의 실패..10월부터 4인가구 연 77만원 사용 부담금

독일이 10월부터 가스 사용 부담금을 부과하기로 했다. 러시아가 유럽행 가스 공급을 줄이자 가스 절약을 유도하기 위해 꺼내든 조치다.
독일 가스공급 업계들의 합작회사인 트레이딩허브유럽(THE)은 10월1일부터 가스를 쓰는 기업과 가정에 ㎾h당 2.4센트(32원)의 부담금을 추가하기로 했다고 15일(현지시간) 밝혔다. 이 부담금은 2024년 4월1일까지 한시적으로 부과되고 3개월마다 액수가 조정된다.
이에 따라 연 2만㎾h를 쓰는 독일의 4인 가구는 연간 484유로(65만원)의 부담금을 더 내야 하는 데 여기에 부가가치세(19%)를 더하면 실제 추가로 내야 할 돈은 576유로(77만원)가 된다.
독일 기업과 가정은 최근 급등한 가스 가격에다 부담금까지 내야 해 에너지 비용이 크게 늘어나게 됐다. 독일 가스가격비교포털 체크24는 지난해 연간 1301유로(174만원)를 냈던 4인 가구는 올해 가스가격이 상승해 3415유로(457만원)를 내야 하는데, 부담금까지 더하면 3991유로(534만원)를 내게 된다고 추산했다.
이 부담금은 러시아가 가스공급을 크게 줄이면서 나머지를 에너지시장에서 조달해야 해 파산 위기에 몰린 가스수입업체 유니퍼나 EnBW 등에 지원된다. 유럽 시장에서 다음달 인도분 가스 선물 가격은 우크라이나 전쟁 전의 3배로 뛰었다.
로베르트 하베크 독일 부총리 겸 경제·기후변화부 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이는 추가로 상승한 비용을 관련 인구가 나눠 책임지는 가장 공평한 형태”라면서 “부담금을 도입하지 않으면 독일 에너지 시장은 붕괴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독일은 저렴한 러시아산 가스에 의존도가 높은 비즈니스 모델을 개발했는데, 이는 국제법을 경시하고 자유민주주의 가치를 적으로 간주하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에 대해 의존하는 모델이기도 했다”고 자인했다. 그러면서 “이는 실패했다”며 “독일은 에너지 공급경로를 바꾸는 과정에서 쓴 약을 먹어야 한다”이라고 말했다.
러시아는 지난 2월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자국을 제재해온 유럽에 맞서 보복 차원에서 천연가스 공급을 줄여왔다. 독일은 러시아산 천연가스의 최대 수요국이다.
박효재 기자 mann616@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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