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니스 공 지팡이로? 키움의 '갈증 해소 훈련법'

허솔지 2022. 8. 16.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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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를 앞두고 훈련에 나선 키움 선수단.

■ '테니스공 지팡이'로?강병식 코치의 '갈증 해소 훈련법'이 요상한 지팡이는 타자들의 콘택트 훈련을 위한 도구이다.

강병식 타격코치는 이렇게 타자들의 성향과 보완점을 파악해 맞춤형 훈련 도구를 연구하고 만들고, 또 효과적으로 적용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강병식 코치의 특별훈련 가운데 지금껏 가장 화제가 됐던 장면은 지난 2019년 키움이 한국시리즈에 진출했을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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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움 강병식 타격코치


경기를 앞두고 훈련에 나선 키움 선수단. 강병식 키움 타격 코치의 손에 야구 배트가 아닌 무언가 긴 막대가 들려있다. 자세히 보니, 긴 막대 끝에 노란색 테니스공이 붙어있다. 야구장에 나타난 '테니스공 지팡이'? 어디에 쓰는 물건일까?

강병식 타격 코치의 맞춤 훈련.


■ '테니스공 지팡이'로?…강병식 코치의 '갈증 해소 훈련법'
이 요상한 지팡이는 타자들의 콘택트 훈련을 위한 도구이다. 타구의 여러 궤적을 가정해 어떤 타격이 필요한지 고민할 때 사용한다. 맞춤형 훈련 도구인 셈이다. 강병식 타격코치는 이렇게 타자들의 성향과 보완점을 파악해 맞춤형 훈련 도구를 연구하고 만들고, 또 효과적으로 적용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강 코치의 말을 빌려 짧게 요약하자면 "갈증 날 때 물 주는, 갈증 해소 훈련법"이다.

"물을 마시고 싶은데 다른 것만 계속 주면, 그게 아무리 좋은 거라도 받아들이지 않거든요. 선수가 지금 물을 마시고 싶은 건지 배가 고픈건지 먼저 살피고, 그에 맞는 처방을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컨택트가 안 되면 그에 맞는 훈련을, 회전이 문제면 그에 대한 해법을 찾아줘야죠."

■ 고무 밴드로 상체 묶고, 과자는 입에 물고
외국인 타자 푸이그의 '특별한 타격 과외'도 이런 이유로 탄생했다. 고무 밴드를 상체에 감고, 티(T) 배팅 받침대를 몸 뒤에 둔 채 공을 건드리지 않고 배팅하는 훈련이다. 상체가 과도하게 움직이면서 중심이 흐트러지는 푸이그의 문제점을 정확히 진단한 훈련법이었다.


"처방은 선수마다 다릅니다. 푸이그처럼 맞춤 훈련을 하는 경우도 있고, 필요한 이야기를 해주는 것 만으로도 효과가 있는 선수도 있어요. 직접 훈련을 하지 않고 어떤 상황을 상상하게끔 해서 좋아지는 경우도 있고요. 상황에 맞게 훈련을 하게 하죠."

강병식 코치의 특별훈련 가운데 지금껏 가장 화제가 됐던 장면은 지난 2019년 키움이 한국시리즈에 진출했을 때다. 당시 키움 타자였던 김규민이 과자를 입에 물고 타격 훈련을 한 것이다. 몸에 힘을 빼기 위한 특훈이었는데, 이런 아이디어를 떠올리는 과정도 독특하다.


"제가 원하는 그림 같은게 있잖아요. 예를 들어 '힘을 뺐으면 좋겠다, 회전을 이렇게 했으면 좋겠다'는 등의 그 선수가 좋았을 때의 그림이요. 결과를 정해 두고, 이를 위한 과정을 생각합니다. 언젠가는 골프 채널을 보다가 '아, 이거 하면 좋을 것 같은데' 아이디어가 떠오르기도 했어요. 그렇게 하나하나 하다보니 늘어나게 됐고요. 도구는 제가 만들기도 하고, 팀에 이야기해서 구하기도 합니다."

■ 팀 타율 지표는 하위권…그럼에도 쉽지 않은 키움 타선
냉정하게 평가하면 올 시즌 키움의 상위권 질주는 타선보다는 탄탄한 마운드의 덕이 크다. 팀 타율은 (15일 현재) 0.249로 리그 최하위다. 그럼에도 키움은 리그 3위를 달리고 있다. 이는 투수력만으로는 설명할 수 없다. 효율적인 타격을 하고, 알토란같은 득점을 만들어 이기는 야구를 하고 있다는 것이다.

키움 타선의 WAR(대체 선수 대비 승리기여도)와 wRC+(조정 득점 생산력)가 LG, KIA, SSG에 이어 리그 4위를 달리고 있다는 것도 이를 뒷받침하며, 실제로 키움은 득/실점에 비해 더 많은 승리를 챙기고 있다. (피타고리안 기대 승률보다 실제 승률이 높은 팀은 현재 3팀인데 SSG와 롯데, 그리고 키움이다.)

이기는 야구를 하는 방향성에는 강 코치의 타격 훈련도 한몫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경험은 부족하지만 분위기의 영향을 많이 받는 젊은 타자들을 이끌어가는 강 코치의 맞춤 훈련은, 타격 기술 향상뿐 아니라 선수들을 통솔하는 지도력을 만들어낸다는 점에서도 고무적이다. 팀 타율 최하위의 키움 타선을 상대로 그 어떤 팀도 쉽다고 느끼지 못하는 이유는 바로 이런 부분 때문이 아닐까.

허솔지 기자 (solji26@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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