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굽혀펴기 벌칙 받는 최주영, "힘들지만 행복하다"

[점프볼=대구/이재범 기자] “팔굽혀펴기를 하는 게 팀 훈련할 때 제가 안 되는 부분을 지적 받았을 때 벌칙을 받는 거다. 힘들기는 하지만, 행복하게 훈련한다(웃음).”

대구 한국가스공사가 팀 훈련을 할 때 최주영은 한 번씩 팔굽혀펴기를 한다.

보통 팀 훈련 중간중간 숨을 돌리며 자유투를 시도하는데 이 때 실패하면 벌칙으로 코트를 왕복하거나 팔굽혀펴기를 할 때가 있다.

전술 훈련 중에 최주영의 팔굽혀펴기는 최주영에게만 적용되는 거다. 최주영이 골밑 슛을 시도할 때 팔을 완전히 펴지 않았을 때다. 유도훈 가스공사 감독이 이를 지적하면 최주영은 팔굽혀펴기를 한다. 10~20회가 아닌 50회다.

최주영의 장점은 204cm의 좋은 신체 조건이다. 성균관대 시절부터 몸 하나만큼은 굉장히 좋다는 평가를 받았다. 장신 선수가 부족했던 가스공사가 최주영을 드래프트에서 선발한 이유이기도 하다.

오는 11월 말에는 빅맨인 박찬호가 국군체육부대에서 제대 후 합류한다. 최주영이 가능성을 보여주지 못한다면 설 자리가 줄어든다.

유도훈 감독은 최주영의 타고난 신체 조건을 높이 사며 단점을 하나씩 고쳐나가려고 한다. 그 중 제일 시급한 게 슛을 시도할 때 팔을 쭉 펴는 것이다.

15일 대구은행 제2본점 체육관에서 팀 훈련을 앞두고 최주영은 강혁 코치와 함께 골밑 슛 연습을 하고 있었다. 이 때 가장 초점을 맞춘 건 역시 팔을 펴고 슛을 시도하는 것이었다.

최주영은 “팔굽혀펴기를 하는 게 팀 훈련할 때 제가 안 되는 부분을 지적 받으면 벌칙을 받는 거다. 관심을 받는 거니까 팔굽혀펴기를 하는 것만으로도 행복하고, 생각을 많이 하게 된다”며 “골밑슛을 시도할 때 팔을 접는 게 버릇인데 주위 형들이 많이 고쳐졌고, 확실히 좋아졌으니까 더 열심히 하라는 말을 해주니까 기분 좋고 더 열심히 하게 된다”고 했다.

이어 “감독님께서 팔을 펴서 슛을 시도하는 것만 고쳐져도 경기를 뛸 수 있다고 말씀을 해주셔서 동기부여도 된다. 힘들기는 하지만, 행복하게 훈련한다”며 웃은 뒤 “강혁 코치님께서 (삼일상고 시절 코치님이셔서) 누구보다 저를 잘 아시기에 저에게 필요한 훈련을 시켜주신다. 오전이나 오후 훈련 전이나 야간 훈련할 때 알려주시는데 가르쳐주시는 걸 잘 배우기만 하면 된다”고 덧붙였다.

최주영은 아직까지 정규리그 코트를 밟지 못했다. 유도훈 감독의 주문 내용을 잘 받아들이며 고쳐나간다면 최소한 프로 무대 데뷔 기회를 잡을 수 있을 것이다.

#사진_ 이재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