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한국 언어 문화 속의 한자어휘

박세진 대전과학기술대학교 국제교류원 부원장(교수) 2022. 8. 16.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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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 한국의 문화는 5000년 역사의 보수적이고 고정불변의 문화가 더 이상 아니다.

또한 한자어휘 교육은 우리나라의 한 언어에만 귀속되는 것이 아니라 동아시아 언어 교육 모두에 해당되는 보편적인 특성을 가진다.

한국어 교육에 있어서 한자 어휘 교육을 중시되어야 하는 이유는 국내의 어문정책을 막론하고 한자문화권의 국가로서 다른 한자문화권 언어 학습자들에게 편이성과 효율성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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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세진 대전과학기술대학교 국제교류원 부원장 (교수)

오늘날 한국의 문화는 5000년 역사의 보수적이고 고정불변의 문화가 더 이상 아니다. 과학기술의 발달에 따라 전통적인 것에 크고 작은 변형이 생겼고 시간의 흐름에 따라 더 간결하고 편한 것을 추구해 왔다. 우리가 사용하는 언어도 마찬가지이다.

우리의 삶 속에는 한국어의 우수성을 인정하지만, 말을 할 때 외국어와 함께 사용하는 데 전혀 어색하지 않다. 아니 솔직히 더 자연스러운 흐름으로 이어질 때가 많다. 이러한 사회적 분위기 속에서 순우리말 사용만을 고집하는 것도 국수주의 사고방식을 가진 꼰대 취급받기에 적당하다.

나는 고전문학을 전공하고 오랫동안 대학에서 외국 학생들에게 한국어를 가르쳤다. 어느날 "오늘 헤어 스타일과 패션이 너무 좋으세요"라고 반갑게 인사하는 학생을 불러서 언어 순화하자고 다짜고짜 지적을 한다면 더 이상 인사하는 학생들은 없을 것이다. 이렇듯 한국의 언어문화에는 외래어의 유입으로 다양성이 존재한다. 그리고 이러한 문화 속에 우리는 자연스럽게 적응되어 외래어와 함께 말을 하는 것도 이해의 흐름을 방해하지 않는 한 허용하는 분위기로 변화하고 있다. 아마 이것은 글로벌 시대의 모든 나라가 갖는 공통적인 현상으로 보인다.

우리의 언어문화를 역사적으로 고찰해 보면, 우리나라는 한자문화권의 영향으로 훈민정음이 창제되기 이전까지 한자(漢字)가 유일한 우리 문자이었을 때도 있었다. 우리말에는 많은 한자 어휘가 존재한다. 이것은 우리의 언어문화 속에 자연스럽게 녹아들어 있기 때문에 어디에서 유입이 됐든 모두 우리말이다. 즉, 한자어와 고유어를 따로 구분하여 사용할 필요는 없다는 의미이다. 오히려 한자의 조어력 덕분에 한국어의 어휘는 다채롭고 풍성하다는 특징을 갖는다.

반면에 말과 달리 글에서는 상황이 다르다. 한국어에는 동음이의어가 상당히 많다. 이 때문에 정확하고 빠른 이해를 돕기 위해 한자를 병기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러한 한자어의 병기는 정확한 어휘의 이해 및 글쓰기에 중요하다. 국제화 시대를 추구하는 데에도 역주행은 아닌 듯하다. 앞으로 우리의 어문정책은 중등교육에서 사용하는 교과서나 교재의 표기에도 필요하다면 한자어휘를 병기해야 한다. 올바른 어휘 교육을 위해 한자 어휘에 대한 교육 요소를 강화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

또한 한자어휘 교육은 우리나라의 한 언어에만 귀속되는 것이 아니라 동아시아 언어 교육 모두에 해당되는 보편적인 특성을 가진다. 특히 중국어, 일본어는 물론 베트남어의 학습에 있어서도 상당한 영향력을 가지고 있다.

한국어 교육에 있어서 한자 어휘 교육을 중시되어야 하는 이유는 국내의 어문정책을 막론하고 한자문화권의 국가로서 다른 한자문화권 언어 학습자들에게 편이성과 효율성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즉, 한자 어휘에 대한 숙련 정도에 따라 학습해야 할 언어의 어휘에 대한 접근성이 용이하다. 학습 중간 단계에서는 긍정적인 전이 효과를 증진하고 그 교육적 효율성을 높이는데 한자어휘 교육의 필요성이 존재한다.

한국어 교육에서 차지하는 비중과 그 의미를 볼 때 한자어휘 교육은 매우 중요한 영역이다. 한자를 사용했던 역사는 우리 언어문화의 일부이고, 현재 외국어가 난무하는 글로벌 시대의 언어문화도 미래에는 우리 역사의 일부가 될 것이다. 따라서 우리는 한자를 여전히 중국의 사대주의 숭배의 잔재로 여겨 더 이상 한자어휘 교육의 필요성을 간과하거나 폄하해서는 안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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