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요광장] 식중독

김규필 세종충남대학교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2022. 8. 16.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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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규필 세종충남대학교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식중독(food poisoning)은 일반적으로 미생물 또는 미생물의 독소, 중금속을 포함한 각종 화학물질, 기타 생물학적 독성 등에 오염된 음식을 섭취한 후 발생하는 식품 매개 질환(Foodborne diseases) 중 비교적 잠복기가 짧으면서 다른 사람에게 전염력이 없는 질환을 의미한다. 장티푸스, 파라티푸스, 세균성 이질, 콜레라, 장 출혈성 대장균 감염증 등의 다른 사람에게 전염력이 있는 식품 매개 전염병은 식중독에 포함하지 않는다. 그러나 실제로는 식품 매개 전염병과 식중독의 구분이 애매한 경우가 많아 흔히 혼동을 일으키기 쉬우며 국가마다 그 구분과 적용에는 차이가 있다.

식중독 또는 식품 매개 질환은 보통 오염된 음식을 섭취 후 잠복기라 불리는 일정 시간을 지나 증상이 발현된다. 보통 구토, 설사, 복통이 주요 증상이며 때로는 발열이 동반되기도 한다. 원인 세균이나 바이러스별 잠복기가 다른 경우가 많아서 감별진단에 도움이 된다. 증상이 발현되기 전에 했던 마지막 식사나 바로 직전 식사가 대부분 원인이 되며, 환자는 증상 발현 12시간 내 했던 식사의 종류, 같이 식사한 사람 중 증상 유무 등의 정보를 의사에게 알려야 한다. 또한 설사의 양상, 항생제 복용 여부, 집단 급식, 보육시설 돌봄 유무 등도 감별진단에 중요한 정보다.

식중독 환자는 대부분 특별한 치료 없이 회복된다. 그러나 탈수 증상이 있을 때는 수분과 전해질 공급이 필요하다. 수분과 전해질 공급은 가장 근간이 되는 치료로 경구로 수분과 전해질을 공급하는 것이 원칙이다. 탈수가 심한 경우에만 정맥으로 수액과 전해질을 보충한다. 대부분 항생제 사용 없이 수분 및 전해질 보충만으로도 회복이 된다. 그러나 어린이와 노인은 탈수에 취약하므로 증상 발생 초기부터 적극적인 수분 및 전해질 보충이 필요하다. 단, 대변에서 피가 보이고 심한 탈수와 중증을 시사할 때 입원이 요구되며 대변 배양과 항생제 사용 등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또한 식이 섭취를 계속하는 것도 중요한데, 식이 섭취는 흡수력과 소화력을 촉진해 회복하는데 시간을 줄이고 후유증을 줄인다. 과거처럼 금식하거나 우유를 희석해 점차로 먹이던 방식은 더는 권고하지 않으며, 발병 이전에 먹던 정상 식이를 조기에 함으로써 설사 기간을 단축하게 한다는 연구 결과가 보고되고 있다. 구토가 있을 때는 적은 양으로 자주 먹도록 한다. 기름진 음식이나 주스와 같이 당분이 높은 음료, 탄산음료는 설사의 회복을 지연시키므로 피하는 것이 좋다.

질환 대부분은 치료보다 예방이 효과적인 대처인 경우가 많다. 식중독 역시 예방이 중요한데, 식중독 예방의 중요한 원칙은 첫째로 개인위생(특히 손 위생) 철저 관리, 둘째는 계절에 따른 올바른 음식의 보관으로 요약할 수 있다. 손 씻기는 감염병 예방에 가장 효과적인 방법으로 약간의 주의를 기울이는 것만으로 실천할 수 있다. 가능한 식사 전후 꼭 손을 씻는 것이 필요하며, 특히 배변 후에는 반드시 손을 씻어야 한다. 대규모 감염의 핵심 전파자가 될 수도 있는 조리사와 어린이집 교사, 의료인들은 손 씻기를 더욱 철저히 해야 한다.

특히 여름철은 식중독 유발 세균이 증식하기 쉬운 환경이므로 오래된 음식은 피해야 한다. 흔히 냉장고에 보관하면 음식이 안전하리라 생각하기 쉬운데, 잘못된 상식이다. 냉장에도 병원균은 대개 죽지 않으며, 느리지만 증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식품별로 알려진 보관 방법에 따라 냉장 보관해야 하며, 육류, 유제품, 생선 등 단백질이 풍부한 식품은 병원균이 증식하기 좋은 환경으로 냉장 보관 기간을 1~2일 내로 단축해야 한다. 그리고 여름철에 준비하기 귀찮을 수 있지만, 여름철에는 마시는 물을 끓인 후 식혀서 마시는 것이 좋다. 수원 관리가 명확하지 않은 약수터 물이나 휴가철에 찾아간 산속의 야영지에서 접할 수 있는 지하수 등은 먹는 물 수질기준에 미치지 못하는 경우가 있어서 끓여서 마시는 것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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