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가산책] 중부권메가시티와 충청문화르네상스

충남문화재단 대표이사 김현식 2022. 8. 16.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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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문화재단 대표이사 김현식

민선8기 중부권메가시티 발걸음이 가속화 되는 듯하니 반가운 일이다. 한국사회 3대 과제인 저출산, 고령화, 양극화 해소를 위해 국가균형발전이 시급하다는 것은 여야 불문 이론이 없다. 전국을 5극 2특 체제로 재편, 연방제 수준까지 가야 한다는 명제의 일반화에 까지 이르렀다. 이제, 중부권 메가시티는 어떻게 건설되어야 하고, 다른 메가시티와 무엇이 달라야 하는지 그 방향, 성격, 추진전략이 매우 중요해졌다. 이에 필자의 소견과 더불어 문화예술이 어떤 의미와 역할을 지니는지 함께 생각해 보고자 한다.

첫째, 중부권 메가시티의 성격은 '원 오브 뎀' 즉, 여러 메가시티 중 하나가 아니라 '새로운 대한민국의 중심'으로 보아야 한다는 것이 필자의 지론이다. 서울은 앞으로 '아시아의 수도' , '글로벌 금융비지니스와 교류중심도시'로 가고, 한국 고유의 정체성에 바탕을 둔 미래 코리아의 중심은 '신행정수도'인 세종시를 포함한 충청도가 되어야 한다는 말이다. 이유는 국토의 중앙일 뿐 아니라 한국의 인문정신 즉, 역사와 철학 그리고 전통문화예술의 중심이었기 때문이다. 아울러 그동안 영호남의 파쟁사를 끝내고 국민통합을 이루어 통일시대로 나아가고, 산업화 민주화 시대를 넘어 선진화 시대로 가기 위해서도, 충청도의 지정학적 위치와 기능적 역할 및 문화적 통합력이 정말로 중요해졌기 때문이다. 따라서 '하나되는 충청', '미래한국 중심'을 만들 담론은 백제 이야기가 아니어야 한다. 동아시아 해양제국, 한류의 원조를 가볍게 보자는 것이 아니라 모두를 통합할 미래지향적 '신대한중심론'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미 행정수도는 기정사실, 과학기술과 국방안보중심도 구축되었다. '천안아산 디지털수도론'까지 현실화 되면 미래산업중심도 충청이다. 그러나 '문화중심'이 되지 않는다면 진정한 의미의 수도도 중심도 아니다.

둘째, 충청도의 뿌리 충남은 한국정신문화의 본향이다. 굳이 '정감록'을 꺼내지 않더라도 조선의 천재들은 모두 계룡산자락에서 공부하고 일가를 이루었다. 기호유학의 경세론과 개혁사상인 실학 그리고 동양우주론의 완성으로 평가받기도 하는 개벽철학의 산실이다. 원효에서 경허스님과 탄허스님까지, 사림의 원조 이색에서 송시열과 윤증까지, 토정 이지함과 추사 김정희까지, 천상열차분야지도의 류방택과 장영실까지 충남은 그야말로 한국인문과 과학의 보고다. 양반지배층의 성리학은 물론 민중의 염원을 담은 동학과 서학이 동시발흥 동시순교한 유일한 땅이다. 마침 논산에서 '우리 유학의 세계화'를 기치로 한국유교문화진흥원이 출범한다.

셋째, 가장 많은 명창을 보유한 한국 소리의 뿌리는 충청의 중고제이고, 근대 춤의 아버지는 홍성의 한성준이며, 한국 최초의 민간극장은 공주갑부 김갑순이 열었다. 헌데, 한국 예술의 본향이 오늘은 초라하기 짝이 없으니 이 어찌 슬프지 아니한가? 대중문화 한류가 세계를 흔드는 지금, 국가는 서둘러 문.사.철 기반의 고급(정신)문화 한류를 창출해야 한다, 그것이 마곡사에 은거하셨던 백범선생의 '문화대국'의 길이요, 전통인문학과 예술중흥이 시급한 이유다. 충청 인문학과 예술의 가치를 재발견.재평가.재창조 하는 '충청문화르네상스 운동'이 그 중심이며, 지식인, 언론인, 예술인들이 나서야 할 때다. 이것이 한국문화르네상스를 선도할 때 충청메가시티는 진정한 미래 한국의 수도가 될 것이다.

한국어 열풍이 부는 시대다. 외국인이 나라이름 '대한'과 국기 '태극기'의 의미를 물을 때 제대로 설명 못하는 오늘의 한국인들에게 새로운 배움터를 만들고 제대로 가르쳐야 한다. 천안의 '독립기념관'에서 말이다. 세계윷놀이대회가 공주한옥마을에서 열리고, 아산 신정호 수변무대에서 외국성악가들이 우리말로 우리 가곡경연대회를 벌이며, 보령에서 세계환경예술제가 열리고, 서산태안 가로림만에서 세계청년예술인축제를, 내포에서 한국인문학대축전을, 천안에서 국제디지털예술비엔날레가 대박을 터뜨리는 충남의 미래를 매일같이 꿈꾼다. 지금은 비록 전국에서 제일 작은 문화재단이고, 사업예산도 가장 적지만 말이다.

개꿈이 될 것인가, 현실이 될 것인가? '100년 충남'을 설계하는 '힘쎈충남'에 오늘도 희망을 걸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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