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병로의 산야초 톡Ⅱ] 18. 달걀버섯 - 독버섯 오인할 정도로 강렬한 색깔 눈길

강병로 2022. 8. 16.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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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의 빗줄기가 예사롭지 않습니다.

어렵사리 장마를 넘긴 농심이 새파랗게 질리고, 산사태와 저지대 침수 등 자연재해와 인재가 되풀이됩니다.

칠점사 독사 살모사 등 무시무시한 맹독성 뱀이 곳곳에 도사리고 있습니다.

여름에서 가을 사이, 홍등을 켠 듯 숲 속을 선홍빛으로 물들이는 버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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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달걀버섯

8월의 빗줄기가 예사롭지 않습니다. 어렵사리 장마를 넘긴 농심이 새파랗게 질리고, 산사태와 저지대 침수 등 자연재해와 인재가 되풀이됩니다. 안전불감증은 여전하고, 사방팔방 둘러봐도 도움 청할 곳이 마땅치 않습니다. 이즈음 산속 풍경도 위태롭긴 마찬가지입니다. 파리와 모기떼가 극성을 부리고 멧돼지와 들짐승이 언제 튀어나올지 모릅니다. 주의한다고 안전을 장담할 수 없지요. 칠점사 독사 살모사 등 무시무시한 맹독성 뱀이 곳곳에 도사리고 있습니다.

그래도 산에 오른다? 어쩌겠습니까. 산꾼들에게 산은 마약과 같으니…. 계절이 바뀔 때마다 그들의 속은 안절부절 조바심이 납니다. 머릿속엔 수년에서 수십년 동안 쌓인 지도가 정교하게 갈무리되고, 새롭게 마주할 산야초 모습이 선명하게 그려집니다. 지도 속 그곳, 그 장소를 어찌 외면할까요. 그들에게 가을 산 버섯 지도는 백미 중 백미! 능이 송이 표고 노루궁뎅이 영지, 느타리가 시차를 달리하며 좌표를 찍습니다. 어미 닭 품에서 알 속 병아리가 때를 기다리듯 산꾼의 머릿속에선 가을 버섯이 발아시기를 손꼽아 기다립니다.

여름에서 가을 사이, 홍등을 켠 듯 숲 속을 선홍빛으로 물들이는 버섯. 달걀버섯이지요. 알을 쏙 빼닮은 이 버섯은 독버섯으로 오인될 정도로 빛깔이 강렬하지만 생으로 먹어도 될 만큼 안전합니다. 유럽에서는 황제 버섯 또는 오롱지 버섯으로 불리는데 식감이 뛰어나 볶음 요리에 잘 어울리고, 날것 그대로 샐러드 재료로 쓰입니다. 야생에서 만날 때는 백색 외피에 싸여 있거나 선홍색 갓이 퍼드러진 모습인데 둘레에 방사형 선이 있어 독버섯인 알광대버섯과 구별됩니다.

야생에서 드문드문 볼 수 있는 이 버섯이 최근 바이오산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노란달걀버섯에서 헬리코박터균을 억제하는 천연물질이 발견됐기 때문이지요. 이 균은 동양인에게서 발생 빈도가 높은 위암과 위궤양을 유발하는 발암 인자로 알려졌는데 이 균을 억제하는 물질을 찾은 것이지요. 산림청 국립산림과학원은 “(달걀버섯에서 추출된 천연물질을) 생명산업 신소재로 연구 개발하면 엄청난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고 강조합니다. 이쯤 되면 버섯 산행을 보약 산행이라 불러도 될 것 같습니다. 물론 안전 산행은 본인 책임!

▲ 강병로 전략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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