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상반기 글로벌 판매 '빅3' 올랐다..비결은 두가지

류정 기자 2022. 8. 16. 0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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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그룹이 올 상반기 글로벌 완성차 시장에서 판매 순위 3위에 올랐다. 지난 12년간 연간 판매 기준으로 늘 5위였던 현대차그룹이 글로벌 자동차 산업의 전기차 전환이라는 격변기 틈을 타 약진한 것으로 풀이된다.

15일 글로벌 완성차 업체별 공시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상반기에 329만대를 팔아 일본 도요타그룹(513만대)과 독일 폴크스바겐그룹(400만대)에 이어 3위에 올랐다. 4위는 르노닛산미쓰비시동맹(314만대), 5위는 스텔란티스(303만대)였다. 현대차그룹은 2010년 미국 포드를 제치고 글로벌 5위에 오른 지 12년 만에 상반기 기준이지만 판매량 순위에서 두 단계 올라섰다. 반도체 공급 부족과 코로나 상황으로 완성차 업계가 들쭉날쭉 생산 차질을 빚는 가운데, 현대차그룹이 상대적으로 공급망 관리에 선방한 것이 1차 비결이다. 여기에 상품성 높은 전기차 출시로 유럽·미국 같은 자동차 강국에서 선전한 덕분이다. 전기차 전환이 본격화되면서 ‘영원한 1등은 없다’는 사실이 자동차 업계에 현실화되는 것이다.

◇ 도요타·폴크스바겐 이어 첫 3위, 12년만에 2단계 도약… 공급망 관리 선방이 1차 비결, 전기차 아이오닉 등이 실적 주도

현대차는 미래차 핵심인 전기차 시장에서 좋은 실적을 내고 있다. 특히 자동차 강국인 유럽 주요국과 미국에서 현지 업체들을 제치고 판매량 1~3위에 올랐다.

현대차그룹은 올 상반기 유럽 친환경차 시장에서 점유율 11.5%로 3위를 기록했다. 폴크스바겐그룹·스텔란티스 다음이었다. 자동차 강국인 독일 전기차 시장에서도 1~7월 3위를 기록했다. 코나EV와 아이오닉5가 주도했다. 독일 전체 자동차 시장에선 벤츠·BMW·르노동맹에도 밀려 6위였지만 미래차 시장에선 ‘빅3′에 든 것이다.

같은 기간 영국 전기차 시장에서도 현대차그룹은 폴크스바겐·테슬라에 이어 3위를 차지했다. 개별 브랜드로 보면, 테슬라에 이어 기아가 2위, 현대차가 3위다. 기아의 니로EV, 현대차의 아이오닉이 인기다. 올 1~7월 스웨덴에선 기아 니로EV가 폴크스바겐·테슬라를 제치고 전기차 판매 1위 모델이 됐고, 작년 10월 진출한 EV6도 빠르게 판매가 늘고 있다. 기아는 전기차 실적에 힘입어 스웨덴 전체 자동차 판매에서 볼보 다음인 2위에 올랐다.

테슬라가 독주하는 미국 전기차 시장에서도 현대차는 상반기 2위를 차지했다. 점유율(9%)은 테슬라(70%)에 한참 못 미치지만 미국 빅3(GM·포드·스텔란티스)를 제친 것이다. 이를 두고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는 트위터에 “현대가 꽤 잘하고 있다”는 말을 남기기도 했다.

◇스웨덴선 테슬라 제치고 기아 1위… ”시장 격변기, 언제든 밀릴 가능성 안주할 순 없어” 미국 포드·GM 중국 BYD도 따라오는 중

하지만 상반기 판매만으로 안주할 수 없는 상황이다. 특히 미국에선 포드와 GM이 최근 전기 픽업트럭 인도를 시작하며 빠르게 추격하고 있다. 미국은 특히 ‘인플레 감축법’을 통과시키면서 ‘북미 조립’을 전기차 보조금 지급 요건으로 내걸었다. 현대차가 현지 조립을 하지 않는 아이오닉5, EV6는 내년부터 전기차 보조금을 받지 못하게 된다. 다른 미국 완성차 업체들 역시 당장 배터리 광물·부품의 북미 제조 조건을 충족하기 어려운 상황이지만, 현대차는 조지아주 전기차 공장이 완공되는 2025년까지 뾰족한 대책이 없는 상황이다.

테슬라가 상하이 공장에 이어 미 텍사스주·독일 베를린 공장까지 생산 능력을 확대하면서 거대 전기차 기업을 꿈꾸는 가운데, 다른 전통차 업체들도 오랫동안 준비해온 전기차를 속속 출시하며 추격하고 있다. 중국의 추격도 무시할 수 없다. 지난 1분기 글로벌 전기차 판매 순위는 테슬라, 상하이자동차, BYD, 폴크스바겐그룹, 현대차그룹 순이었다. 상하이차와 BYD는 판매 90% 이상이 중국 내수에서 이뤄진 것이지만, 중국 업체들이 중국 밖 시장으로 전진하면 그만큼 위협적일 수 있다.

이미 상하이자동차그룹이 인수한 영국 MG, 지리차가 볼보와 합작한 폴스타 등이 유럽 전기차 시장에서 선전하고 있다. BYD는 최근 한국·일본에 이어 독일·스웨덴까지 진출하겠다고 선언했다. 이항구 자동차연구원 연구위원은 “판이 요동치는 격변기엔 현대차도 언제든 다시 밀릴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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