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전 단계’ 위축성 위염·장상피화생, 헬리코박터균 만성감염 탓

구시영 기자 입력 2022. 8. 16. 03:01 수정 2022. 11. 7. 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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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 감염 후 염증 만성화 땐 위 점막 얇아져…오래 되면 위축성 위염 발생

- 더 지속되면 표면 장 점막화
- 장상화피생으로 번질 수도

- 위암 쉽게 진행되지는 않지만
- 1~2년 간격 내시경 검사 권유

- 짠 것·훈제·가공육 등 절제하고
- 개인식기 써서 위생관리 철저
- 헬리코박터균 감염 예방 최선

우리나라의 위암은 감소 추세이지만 전체 암 발생률 3위, 사망률 4위로 여전히 비중이 높다. 그렇다 보니, 위암의 전 단계로 인식되는 위축성 위염과 ‘장상피화생’에 관심이 커지고 있다. 근래 국가 암검진에서 이들 두 질환으로 진단받는 이들이 많아진 것과도 관련이 깊다. 좋은삼선병원 소화기내과 이태영 부장의 도움말로 이들 질환의 진단 및 치료 관리법에 대해 알아봤다.

위축성 위염이나 ‘장상피화생’ 환자에게는 위암 발생 위험이 증가하는 것으로 여러 연구결과에서 확인됐다. 특히 장상피화생은 위암 위험이 2~4배 이상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좋은삼선병원 소화기내과 이태영 부장이 환자의 위내시경 검사를 진행하고 있다.


위축성 위염은 위 표면인 점막이 만성 염증으로 얇아진 상태로, 만성 위염의 가장 흔한 것 중 하나다. 주로 만성적인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 감염 때문에 일어난다. 위축성 위염이 오래 되면 위 점막이 장 점막 형태로 바뀌는 장상피화생이 생기게 된다. 장상피화생은 1~2년 사이에 진행될 수 있는 질환이 아니고,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에 의한 염증 반응이 최소 20~30년 경과돼 발생하는 것이다.

이태영 부장은 “여러 연구 결과, 위축성 위염이나 장상피화생 환자에게서 위암 위험이 증가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장상피화생은 그 위험이 2~4배 이상이고, 10배 이상인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장상피화생이 위암의 직접적 요인인지의 여부는 아직 명확하지 않다. 모든 장상피화생이 위암으로 이어지는 것도 아닌 만큼 지나친 염려와 공포심을 가질 필요는 없다고 그는 설명했다. 인구 10만 명당 약 60명이 위암에 걸리는데 비율로는 0.06% 정도이다.

가장 중요한 원인은 헬리코박터균 감염과 그로 인한 만성 염증이다. 하지만 헬리코박터균 감염이 반드시 두 질환으로 진행하는 것은 아니다. 균 외에도 헬리코박터 독성인자, 유전적 감수성, 흡연, 염분 섭취 등 다양한 원인이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위축성 위염과 장상피화생은 자각 증상이 따로 없다. 그래서 상당수 사람들은 소화불량이나 속쓰림이 두 질환 때문이라고 여기지만, 이는 사실과 다르다.

진단은 내시경 검사를 통한 조직 생검으로 쉽게 할 수 있다. 장상피화생이 심한 경우는 내시경 때 육안으로도 알 수 있지만, 초·중기에는 육안 판단이 어려워 조직검사 소견을 활용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정기적으로 위 내시경을 하다 보면, 올해 장상피화생으로 진단됐다가 다음해에는 그렇지 않은 경우가 있다. 이는 장상피화생이 심하지 않으면 의사에 따라 진단기준에 차이가 있고, 의심되는 모든 경우에 조직검사를 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만성적인 헬리코박터균 감염이 위 점막 위축과 장상피화생을 초래하고, 결국 위암을 발생시키는 것으로 이해되고 있다. 지금까지 헬리코박터균을 치료하면 위축성 위염과 장상피화생이 정상의 위 점막으로 돌아오는지에 대해 많은 연구가 있었다. 위축성 위염은 제균 치료 후 위 점막이 호전되고 장상피화생으로 진행을 예방할 수 있었다고 보고됐으나, 장상피화생은 제균 치료 후에도 호전되지 않았다는 연구들이 많았다. 그러나 최근 연구에서는 장상피화생도 호전을 보였다는 보고가 늘고 있다. 치료시점 또한 중요하다. 60대 이상 고령에서의 제균 치료는 20~30대 제균 치료보다 효과가 떨어진다는 이야기다.

위축성 위염과 장상피화생에서 헬리코박터균을 반드시 치료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현재 별다른 치료법이 없고 제균 치료가 힘들지 않은 상황이라 위축성 위염이 심하거나 장상피화생으로 진단됐다면, 헬리코박터균 감염 여부를 확인해 제균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 몇 년 전까지는 건강보험 규정상 두 질환에서 헬리코박터균 치료를 할 수 없었다.

그러나 지금은 환자 본인이 약값을 전액 부담하면 제균 치료를 받을 수 있다. 헬리코박터균 치료는 항생제와 위산분비억제제를 혼용해 7~14일 복용한다. 헬리코박터균 감염 여부도 혈액 및 요소호기 검사로 쉽게 진단할 수 있다.


특정 음식의 영향에 대해서는 아직 확실한 결론이 없다. 그러나 짠 국물, 훈제식품, 베이컨 등 가공육과 탄 음식 등은 피하는 것이 좋다. 예방을 위해서는 헬리코박터균 감염방지가 핵심 요소다. 헬리코박터균은 주로 구강을 통해 옮기고, 비위생적 생활습관으로 전염이 되기도 한다. 따라서 식사 전후 개인 청결 및 위생관리를 철저히 하고, 찌게류 음식은 각자 덜어먹는 습관을 가져야 한다. 좋은삼선병원 이태영 부장은 “아직 위축성 위염 및 장상피화생에 대한 적절한 위내시경 검사주기가 정해진 것은 아니지만 우리나라는 위암 발병률이 매우 높은 실정이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위축성 위염은 2년 간격으로 하고, 장상피화생 진단 후에는 국가 암검진 권고간격(2년)보다 짧은 1년 간격으로 검사를 권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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