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환기칼럼] 민심난독증 안 고치면 답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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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 실패, 졸속 정책 추진 이어져
변하지 않으면 지지율 회복 요원
뺄셈 정치 멈추고 덧셈 정치 해야
“민심과 함께하면 실패할 것이 없고 민심과 함께하지 않으면 성공할 것이 없다.” 에이브러햄 링컨 전 미국 대통령의 말이다. 깨어 있는 민심을 거스르느냐, 따르느냐가 정치지도자의 성공과 실패를 좌우한다는 뜻이다. 취임 3개월 만에 지지율 추락의 늪에 빠진 윤석열 대통령의 처지는 일찍이 민심의 중요성을 설파한 링컨의 명언을 새삼 곱씹어 보게 한다.
윤 대통령은 왜 자꾸 자책골을 넣는 걸까. 민심난독증과 그에 따른 뺄셈 정치가 원인이다. 국민의 생각과 기대를 읽지 못하는 민심난독증은 정치지도자들이 가장 경계해야 할 병이다. 그런데 윤 대통령은 민심난독증이 중증이다. 인사와 정책에서 그 증상이 확인된다. 첫 내각 인사에서 안철수계 인사를 배제한 것은 불신을 자초한 악수였다. 대선 단일화 때 약속한 공동정부를 껍데기로 만든 것 아닌가. 안철수 지지자들과 중도층의 배신감이 컸으리라. 그만큼 지지율은 빠졌을 것이다.
균형과 다양성을 배려하지 않은 인사는 최대 패착이었다. 능력도 있고 지역, 세대, 성별, 학교, 직종이 조화를 이룬 탕평 인사의 장점은 국민통합과 덧셈 정치다. 그런데 윤 대통령은 능력제일주의를 인사 기준으로 내세우며 뺄셈 정치를 선택했다. 국민 지지율을 높일 수 있는 기회를 스스로 차버린 꼴이다.
문제는 발탁된 인사들이 윤 대통령 지인이 많은 데다 능력 부족을 드러내고 도덕성 논란까지 불거졌다는 점이다. 윤 대통령의 상징적 가치인 공정과 상식에 반하는 인사를 했다는 방증이다. 더욱이 윤 대통령은 만취운전 등 흠결이 많은데도 임명을 강행한 박순애 교육부 장관이 학제개편 사고를 쳐 낙마하는 바람에 독선적이라는 이미지만 심어졌다. 민심을 얻는 방법을 안다면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이뿐인가. 부실 인사 지적에 “전 정권 장관 중에 이렇게 훌륭한 사람 봤느냐”며 발끈한 윤 대통령의 모습은 오만으로 비쳐 민심 이반을 가속화했다. 이 대표와의 관계도 그가 20, 30대 지지층이 탄탄하고 대선 기여도가 컸다는 점을 감안하면 ‘내부 총질’ 문자를 하는 대신 좀 더 배려를 하는 통 큰 정치를 했어야 옳다.
윤 대통령의 국정운영을 복기해보면 어쩌면 이렇게 지지층이 떨어져 나갈 일을 일관성 있게 이어갔는지 놀라울 따름이다. “국민만 생각하며 일을 한다”고 했는데도 이런 결과가 나온 것을 보면 국민의 생각과 기대가 무엇인지 인식하는 정치적 공감능력이 부족하다고밖에 볼 수 없다.
민심난독증을 속히 치유해야 한다. 그 시작은 다양한 민심의 소리를 듣기 위해 귀를 여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윤 대통령이 지난 8일 “늘 초심을 지키면서 국민의 뜻을 세심하게 살피고 잘 받드는 것이 제가 할 일이라는 생각을 더욱 다지게 됐다”고 밝힌 것은 만시지탄이지만 다행스러운 일이다.
깨어 있는 국민들의 관점에서 판단하고 그들의 눈높이에 맞게 인사를 하고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 정치·사회 원로들을 대통령실로 초청해 조언을 듣고, 쓴소리를 하는 ‘레드맨’을 곁에 두는 것이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변하지 않으면 지지율 반전은 요원하다. 보건복지부·교육부 장관 인사에서 확 바뀐 윤 대통령의 모습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 능력과 도덕성, 다양성 논란이 또다시 제기돼선 희망이 없다. 민심난독증 치유는 윤 대통령의 지상과제다. 정권의 명운이 걸린 일이다.
김환기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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