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 잔재가 향토문화재?..일제 잔재 여전

이만영 2022. 8. 15. 2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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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청주] [앵커]

오늘은 77주년 광복절입니다.

KBS 충북은 오늘과 내일, 이틀 동안 끊임 없는 청산 노력에도 여전히 남아 있는 일제 잔재와 청산 과제를 살펴봅니다.

오늘은 먼저, 우리도 제대로 알지 못하는 사이, 곳곳에 스며있는 일제 잔재를 이만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고즈넉한 도심 속 공원.

연못 사이, 호젓하게 자리 잡은 정자는, 음성군이 지정한 향토문화유적입니다.

음성군 홈페이지에는 이곳을, 여유와 사색의 휴식처로 설명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옛 문헌은, 일본 왕세자의 출생을 기념하기 위해 연못을 파고 정자와 기념비를 세웠다고 전하고 있습니다.

연못의 원형은 많이 변했지만, 네모난 연못 안의 둥근 섬, '일장기'의 큰 틀은 여전합니다.

[이상정/충북도의원 : "(위안부 소녀상 건립 당시) 친일 역사의 공간으로서 수치스럽고 하니까 소녀상이 이 자리에 오는 게 맞다, 그래야지 올바른 역사 청산이 되는 거다(라는 지적이 나왔었죠)."]

또 다른 향토문화유적입니다.

지역 갑부의 금전적 지원을 받아 건립했다고 밝히고 있지만, 그 당사자가 일제에 비행기 대금으로 국방 헌금까지 바친, 친일 인사였다는 사실은 누락됐습니다.

교육 현장에도 일제 잔재는 남아 있습니다.

이순신 동상이 세워진 이 좌대는, 일제 시대 일왕에 대한 충성심을 상징하던 무사 상을 세웠던 곳입니다.

[이안재/옥천문화원 사무국장/전직 언론인 : "일본 군국주의를 합리화하고 대변하는 그런 중요한 장군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 연못의 분수대는, 신사 참배에 앞서 손과 입을 씻는 데 사용했던 석물입니다.

민족 정신 개조를 위해 강요했던 신사 참배의 흔적이, 70여 년이 지나서까지 살아남은 것입니다.

충북문화재연구원이 2년 전, 충청북도의 의뢰를 받아 친일 잔재 청산을 위한 기초 조사를 진행한 결과.

민족 말살과 식민 통치를 영속화하기 위한, 군사 시설과 산업시설, 조형물 등 일제 잔재물이 31곳에 달했습니다.

[김도연/충청북도문화재연구원 문화재활용실 중원학연구팀장 : "사실 이게 일제 잔재물이다 해서 안내판을 세우거나 다른 책자나 이런 것들이 있지는 않았고요. 저희가 조사를 할 때는 기존 선생님들의 연구 성과나..."]

광복 70여 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망령처럼 곳곳에 스며 있는 친일 잔재들.

청산되지 못한 역사는 아직 현재 진행형입니다.

KBS 뉴스 이만영입니다.

촬영기자:강사완

이만영 기자 (2man0@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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