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발 세리머니·악수 충돌·동반 퇴장..살벌했던 '벤치 전쟁'

이정호 기자 2022. 8. 15. 22:19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콘테-투헬 감독, 경기 내내 '으르렁'
인터뷰·SNS 통해 장외전도 '화끈'

15일 런던 라이벌 간 경기는 경기장만 치열했던 것이 아니다. 양팀 벤치도 신경전으로 분위기가 살벌했다.

0-1로 끌려가면서 경기가 잘 풀리지 않던 토트넘은 후반 23분 피에르에밀 호이비에르의 동점골이 터지며 숨통을 텄다. 그때 양팀 사령탑이 처음 충돌했다. 토트넘 안토니오 콘테 감독의 격정적인 세리머니는 상대 벤치 쪽으로 향했다. 당시 판정에 불만이 컸던 첼시 토마스 투헬 감독과 중앙선 부근에서 충돌했다. 양측 벤치는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됐다. 주심이 경고를 꺼내들었다.

첼시 입장에서는 아쉬울 법도 했다. 호이비에르의 골 당시에 슈팅 궤적에 있던 히샤를리송이 오프사이드 위치에 있었고, 골키퍼의 시야를 방해했다고 볼 수 있는 상황이었지만 심판은 골로 인정했다. 투헬 감독은 앞서 카이 하베르츠에 대한 토트넘 로드리고 벤탄쿠르의 강한 태클이 파울 선언 없이 지나간 상황에도 불만이 컸다.

두 벤치 간 신경전은 식을 줄 몰랐다. 투헬 감독은 후반 33분 리스 제임스의 득점으로 리드를 되찾자 콘테 감독이 서 있는 쪽을 지나치는 ‘전력 질주 세리머니’로 응수하며 기쁨을 표현했다. 토트넘은 후반 추가 시간이 거의 지나 마지막 코너킥 상황에서 터진 해리 케인의 헤더로 극적인 동점에 성공했다.

경기는 2-2로 끝났지만, 앙금이 남은 두 사령탑 간에 싸움은 계속됐다. 두 팀 감독은 악수하는 듯하다 서로의 손을 낚아채면서 다시 몸싸움을 벌였다. 코칭스태프는 물론 선수들까지 엉키면서 험악하고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 끝났다. 주심은 두 감독에게 레드카드를 빼들어 사태를 수습했다.

영국 기브미스포츠는 “불같았던 런던 더비”라고 표현했다. 투헬 감독은 “콘테 감독은 다른 생각을 갖고 있었던 것 같다”며 경기 직후 악수할 때 상황에 대해 불만을 표시했다. 그러면서 “우리 선수들이 마땅히 받아야 할 보상(승리)을 받지 못했다”며 “토트넘의 2골은 모두 무효다. 승리 자격이 있는 팀은 바로 우리뿐”이라고 심판 판정에 불만을 표시했다. 이후 평정심을 찾은 투헬 감독은 “우리 둘 다 우리 팀을 위해 싸웠을 뿐이다. 그게 전부”라고 담담히 말했다.

콘테 감독은 이날 감정싸움에 대해 “다음에는 더 주의를 기울이고 악수하지 않으면서 문제를 해결하겠다”며 “이런 상황에서 우리가 다음 경기를 놓치면 유감일 것”이라고 승부욕을 드러냈다. 경기 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투헬 감독이 자신을 지나쳐 세리머니하는 사진과 함께 “운 좋게도 내가 보지 못했다. 봤다면 당신을 넘어뜨렸을 것”이라며 앙금을 드러냈다.

이정호 기자 alpha@kyunghyang.com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