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입 한 달 '보행자 우선도로'..현장에선 "그게 뭐예요?"
[KBS 부산] [앵커]
도로에서 차보다 사람을 우선하는 보행자 우선도로를 도입한 지 한 달이 지났는데요.
보행자가 안전하게 길을 걸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들겠다며 시작했는데, 얼마나 좋아졌을까요?
정민규 기자가 현장을 다녀왔습니다.
[리포트]
좁은 도로를 빠르게 달려나가는 승용차 한 대.
속도를 줄이지 않고 그대로 전봇대를 들이받습니다.
이 사고로 승용차에 치인 60대 할머니와 생후 18개월 된 손녀가 숨졌습니다.
사고가 난 도로를 다시 찾아가 봤습니다.
지난달 12일부터 보행자 우선 도로로 지정됐다는 안내문이 붙어있습니다.
하지만 보행자 우선이란 말이 무색하게 차들은 좁은 길을 뒤엉켜 오가고, 보행자들은 그사이를 아슬아슬하게 비켜 갑니다.
[김동영/부산 광안동 : "차가 쌩쌩 빨리 달리는 거 같아요. 너무 빨리 달리는 거 같고, 여기 시장 가는데 어르신도 많잖아요. 어르신들이 천천히 오는데 차는 쌩쌩 달리고 따로 봐주는 분도 없고."]
부산 13곳에서 운영하고 있는 보행자 우선도로, 사정은 대부분 비슷합니다.
이곳은 부산의 또 다른 보행자 우선 도로입니다.
식당과 카페 같은 곳들이 많아 보행자의 통행 역시 많은 곳인데, 보시는 것처럼 차량 통행이 많아 여전히 보행자들이 걷기에는 불편함이 큰 게 사실입니다.
곳곳에 불법 주·정차된 차들이 세워져 있고, 배달 오토바이까지 더해져 보행자의 안전은 위협받습니다.
제도 도입 취지대로라면 보행자 우선 도로에서 보행자는 길 가장자리뿐 아니라 도로 전체로 통행할 수 있습니다.
또 차는 이런 보행자들이 안전하게 다닐 수 있게 안전거리를 유지하고 서행하거나 일시 정지해야 합니다.
이를 어기면 최대 9만 원의 범칙금과 벌점 10점을 물 수도 있지만, 아직 관심이 낮습니다.
[김영숙/부산시 걷기좋은부산추진단 팀장 : "시청이나 구청에서 홍보가 많이 되고, 민간에서도 많이 이루어져서 보행자 우선도로라는 인식이 많이 확대돼야 할 거라는 생각입니다."]
부산시는 안내 표지판과 노면 표시를 보강하고, 경찰 등 관계기관과도 보행자 안전을 강화할 방안을 마련하기로 했습니다.
KBS 뉴스 정민규입니다.
촬영기자:윤동욱
정민규 기자 (hi@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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