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개월째.. 은행권 가계대출 줄고 기업대출 느는 까닭은?

유지혜 2022. 8. 15. 2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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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가 고공 행진하는 가운데 은행권 가계대출이 7개월 연속 감소한 반면, 기업대출은 7개월 연속 증가했다.

7월 기준으로는 기업대출이 사상 최대 증가폭을, 가계대출은 사상 첫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15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은행권 기업대출 잔액은 1137조4000억원으로 한 달 새 12조2000억원 늘며 7개월째 증가세를 이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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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기업대출 12조2000억 ↑
2009년 통계 이래 가장 큰 폭 증가
기업들 회사채 발행 힘들어지자
은행 영업강화 맞물려 대출 확대
금리 고공행진에 가계대출 위축
7월 3000억 ↓..7월 기준 첫 감소
1분기 말 다중채무자 비중 22.4%
가계빚 '뇌관' 취약차주 문제 심화
금리가 고공 행진하는 가운데 은행권 가계대출이 7개월 연속 감소한 반면, 기업대출은 7개월 연속 증가했다. 7월 기준으로는 기업대출이 사상 최대 증가폭을, 가계대출은 사상 첫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지난해 가파르게 상승하던 가계대출 증가율이 진정 국면에 접어들며 양적인 증가는 한숨 돌리게 됐지만, 질적인 악화가 새로운 과제로 떠오른다.
사진=연합뉴스
15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은행권 기업대출 잔액은 1137조4000억원으로 한 달 새 12조2000억원 늘며 7개월째 증가세를 이어갔다. 7월 기준으로 따지면 2009년 6월 관련 통계 작성 이후 가장 큰 폭으로 불어났다. 한은 관계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금융지원이 계속된 가운데 시설자금 수요, 은행의 기업대출 취급 노력과 분기 말 일시상환분 재취급 등 계절적 요인 등으로 증가 규모가 상당 폭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은행권 기업대출은 올해 1∼7월 71조7000억원 급증했다. 이처럼 기업대출이 크게 늘어난 이유 중 하나는 은행의 기업대출 영업 강화다. 주식·부동산 시장 침체와 이자 부담이 커지는 금리 상승기가 맞물리며 가계대출 증가세가 둔화하자 은행은 기업대출에 눈을 돌리고 있다. 시중은행과 달리 가계대출 잔액이 꾸준히 늘고 있는 인터넷전문은행 역시 개인사업자 대상 대출상품을 시작으로 기업대출 시장 확대에 나서는 중이다.

특히 대기업의 은행 대출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7월 대기업 대출은 전월 대비 5조4000억원 불어나면서 6월(6000억원)보다 증가폭이 크게 확대됐다. 이는 글로벌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로 회사채 발행이 어려워지면서, 기업들이 은행 대출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회사채는 순상환 규모가 커지고 있다. 지난달 회사채는 1조5000억원 순상환됐다. 지난 5월(-1조6282억원)과 6월(-1조1675억원)에 이어 석 달 연속 순상환을 기록했다. 기업들이 새로운 투자를 위해 신규 회사채를 발행해 자금 조달에 나서기보다 부채를 갚는 것에 집중했다는 의미다.

한편 지난달 말 은행권 가계대출 잔액은 1060조5000억원으로 6월보다 3000억원 줄어들며 감소 전환했다. 7월 기준으로 은행 가계대출이 줄어든 것은 2004년 1월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처음이다. 범위를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으로 좁히면, 지난달 말 기준 가계대출 잔액은 697조4367억원으로 6월보다 2조2154억원 감소하면서 7개월 연속 줄었다.
가계대출 감소 추세에도 가계부채 뇌관이 될 수 있는 취약차주 문제는 더 심각해지고 있다. 한은이 국민의힘 윤창현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말 기준 가계대출자 가운데 22.4%가 3곳 이상 금융기관에서 대출을 받은 다중 채무자였다. 이는 지난해 말(22.1%)보다 0.3%포인트 늘어난 것으로, 집계가 시작된 2012년 이후 최고였다.

전세자금 마련을 위해 청년들이 은행에서 빌린 돈도 100조원에 육박했다. 더불어민주당 진선미 의원이 금융감독원에서 제출받은 ‘은행권 전세자금 대출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 4월 말 기준 20∼30대가 은행에서 빌린 전세대출 잔액은 96조3672억원으로 집계됐다. 본격적인 금리 인상기에 접어들면서 이자 부담을 감당하기 어려운 취약차주 문제가 금융부실의 뇌관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점점 커질 전망이다.

유지혜 기자 keep@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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