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사랑해" 빌리 아일리시, 광복절 내한공연서 태극기 퍼포먼스까지[종합]

[뉴스엔 황혜진 기자]

때로는 함께 뛰놀고, 때로는 함께 침잠할 수밖에 없었던 무대의 향연이었다. 세계적 가수 빌리 아일리시(Billie Eilish)가 대체 불가 마력으로 고척돔을 뒤흔들었다.

빌리 아일리시는 광복절인 8월 15일 오후 8시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현대카드 슈퍼콘서트 26 빌리 아일리시'를 개최했다. 'Happier Than Ever'(해피 댄 에버) 월드투어 일환이자 2018년 8월 15일 서울 광진구 예스24 라이브홀(구 악스홀)에서 개최한 첫 내한 콘서트 이후 꼭 4년 만의 내한 공연이다.

대망의 두 번째 내한 공연에서는 지난해 5월 발표한 정규 2집 앨범 'Happier Than Ever' 수록곡들은 물론 다채로운 히트곡을 라이브로 소화하며 관객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신보 'Happier Than Ever'가 과거의 어둠과 상처를 마주함으로써 찾아낸 희망에 대한 이야기를 담은 앨범인 만큼 신곡 무대에 오롯이 집중하고, 때로는 경쾌한 에너지를 폭발시키는 빌리 아일리시의 모습은 그 자체로 관객에게도 따스한 위로가 됐다.

화려한 레이저쇼로 이날 공연의 막을 올린 빌리 아일리시는 특유의 매혹적인 음색과 트렌디한 사운드, 퍼포먼스 역량을 십분 발휘해 관객들을 매료시켰다. 빌리 아일리시는 약 95분간 'Bury a friend'(부리 어 프렌드), 'I Didn't Change My Number'(아이 디든트 체인지 마이 넘버), 'NDA', 'Therefore I Am'(데어포어 아이 엠), 'You should see me in a crown'(유 슈드 씨 미 인 어 크라운), 'Billie Bossa Nova'(빌리 보사 노바), 'GOLDWING'(골드윙), 'Your Power'(유어 파워), 'Getting Older'(게팅 올더), 'Lost Cause'(로스트 코즈), 'bad guy'(배드 가이), 'Happier Than Ever'(해피어 댄 에버) 등 다채로운 장르르를 흠잡을 데 없는 라이브로 내리 소화하며 고척돔을 전석 매진시킨 2만 관객의 열화와 같은 성원에 부응했다.

중앙 무대에서 돌출 무대까지 무대 곳곳을 누비며 관객들과도 부지런히 소통했다. "서울"이라고 첫인사를 건넨 빌리 아일리시는 무대 중간중간 "나와 함께 뛰어 달라", "모두 일어나 달라", "함께 춤추자", "나와 함께 뛰어 주길 바란다. 노래를 따라 불러 달라"고 외치며 공연장 분위기를 뜨겁게 달궜다. 관객들은 한 마음으로 환호하고, 영어 가사를 따라 부르는 떼창으로 화답했다.

재회의 기쁨도 가감 없이 표출했다. 빌리 아일리시는 "다시 만나 정말 좋다. 여러분 정말 감사하다. 마음껏 소리 지르고 춤추고 뛰어 달라. 모두가 좋은 시간 보내길 바란다"며 "정말 사랑한다. 다시 찾아 줘 감사하다"고 밝혔다.

엄지와 검지를 교차해 만드는 이른바 'K-하트' 팬서비스도 선보였다. 이후에는 관객으로부터 건네받은 태극기를 들고 노래를 열창하는 퍼포먼스로 한층 큰 환호를 불러일으켰다.

공연 말미에는 울림 있는 메시지로 감동을 불러일으켰다. 빌리 아일리시는 "우리는 우리의 지구를, 사람들을, 서로를 보호해야 한다"며 "난 여러분이 누구인지 찾아가는 과정을 응원하겠다"고 말했다.

빌리 아일리시는 "서울 사랑해"라고 외친 후 "여기에 있을 수 있어 정말 영광이다. 감사하고 사랑한다"고 덧붙였다.

미국 로스앤젤레스 출신 빌리 아일리시는 2016년 싱글 'Ocean Eyes'(오션 아이즈)로 데뷔했다. 지난 6년간 'bad guy'(배드 가이), 'idontwannabeyouanymore'(아이돈트워너비유애니모어), 'wish you were gay'(위시 유 워 게이), 'come out and play'(컴 아웃 앤 플레이), 'lovely'(러블리), 'everything i wanted'(에브리띵 아이 원티드) 등 숱한 히트곡을 내며 음악 팬들의 사랑을 받았다.

빌리 아일리시는 대중성과 음악성을 겸비한 뮤지션으로 평가받고 있다. 그간 발매한 노래들로 전 세계 음원 사이트 730억 회 이상 스트리밍 기록을 세웠고, 코첼라(Coachella), 글래스톤베리(Glastonbury) 등 세계적 음악 페스티벌에서도 명성을 떨쳤다.

2019년 발매한 정규 1집 'WHEN WE ALL FALL ASLEEP, WHERE DO WE GO?'(웬 위 올 폴 어슬립, 웨어 두 위 고)로는 2020년 제62회 '그래미 어워드'에서 그래미 역사상 최연소(18세)로 5관왕(주요 4개 부문 최우수 신인상, 올해의 레코드, 올해의 노래, 올해의 앨범 포함)을 달성했다. 이로써 빌리 아일리시는 '그래미 어워드' 주요 4개 부문을 석권한 최초의 여성 아티스트로 기록됐다.

(사진=현대카드 제공)

뉴스엔 황혜진 bloss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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