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유럽은 올리는데..中, 깜짝 금리인하

이태규 기자 2022. 8. 15. 2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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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15일 주요 대출금리를 잇따라 '깜짝 인하'했다.

그러나 7월 소비·생산·투자·대출 등이 모두 예상을 밑돌고 올해 경제 성장세에 비상등이 켜지자 중국이 결국 깜짝 금리 인하 카드를 꺼내든 모양새다.

이날 금리 인하로 중국 국채금리와 위안화 가치는 동시에 내려앉았다.

미국·유럽 등 주요국과 달리 중국이 '나 홀로 금리 인하'에 나서면서 외자 유출이 심화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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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하이 봉쇄 풀며 하반기 회복 기대감 불구
7월 소비·생산·투자·대출 기대 이하 '유동성 함정' 우려
1년 만기 MLF 금리·7일물 역RP 0.1%P씩 인하
국채금리 2년 3개월래 최저..자본 유출 확대 우려
日은 2분기 GDP 코로나 이전 수준 회복
인민은행의 모습. 연합뉴스
[서울경제]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15일 주요 대출금리를 잇따라 ‘깜짝 인하’했다. 6월부터 ‘경제 수도’ 상하이가 봉쇄에서 풀리며 경기 회복 기대감이 커졌지만 막상 7월 경제지표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자 중국 당국이 추가로 돈 풀기에 나선 모양새다. 이번 금리 인하로 미국 등 선진국과 중국의 금리 격차가 더 벌어진 만큼 중국을 중심으로 한 신흥국 자금 유출이 더욱 심화할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인민은행은 이날 일부 금융기관으로 들어갈 4000억 위안(약 77조 5000억 원) 규모의 1년 만기 중기유동성지원창구(MLF) 대출금리를 2.75%로 0.1%포인트 인하했다. 또 7일물 역환매조건부채권(역RP)을 통해 2000억 위안(약 38조 5000억 원)의 유동성을 시중에 공급하며 적용 금리를 2.0%로 역시 0.1%포인트 내렸다. 인민은행이 이들 금리를 낮춘 것은 1월에 이어 7개월 만이다. 이번 조치로 사실상 기준금리인 대출우대금리(LPR) 역시 인하 효과를 낼 것으로 보인다.

시장에서는 중국의 금리 동결을 예상하는 목소리가 많았다. 미국과 유럽 등 주요국들이 고물가를 잡기 위해 금리를 공격적으로 올리는 데다 중국의 7월 소비자물가 상승률 역시 2년 만에 최고치인 2.7%를 기록하는 등 현지 물가 사정이 팍팍해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7월 소비·생산·투자·대출 등이 모두 예상을 밑돌고 올해 경제 성장세에 비상등이 켜지자 중국이 결국 깜짝 금리 인하 카드를 꺼내든 모양새다.

실제로 이날 발표된 중국 7월 소매판매는 전년 대비 2.7% 증가에 그쳐 전월의 3.1%는 물론 예상치인 4.9%도 크게 밑돌았다. 광공업생산 역시 3.8% 증가에 머물러 지난달(3.9%)과 예상치(4.3%)를 하회했으며 고정자산 투자도 5.7%로 이전치(6.1%)와 예상치(6.2%)에 모두 못 미쳤다. 7월 신규 위안화 대출은 6790억 위안으로 전월의 2조 8100억 위안, 예상치인 1조 1250억 위안을 크게 밑돌았다. 호주뉴질랜드은행의 레이먼드 양 이코노미스트는 “제로 코로나 정책이 서비스 부문에 계속 타격을 주고 가계 소비도 위축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신규 위안화 대출이 부진했던 점을 짚으며 “돈은 풀지만 신규 대출 확대로 이어지지 않으며 ‘유동성 함정’의 위험을 키우고 있다”고 짚었다. 중앙은행이 유동성을 시중에 공급하고 있지만 코로나19 부분 봉쇄가 계속되며 돈이 경제 전반에 원활히 흡수되지 않고 있다는 뜻이다.

이날 금리 인하로 중국 국채금리와 위안화 가치는 동시에 내려앉았다. 10년물 국채금리는 2.675%로 전 거래일보다 0.05%포인트 하락하며 2020년 5월 이후 2년 3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역외시장에서 위안화·달러 환율은 0.3% 내린 6.67607위안에 거래됐다.

핀포인트자산운용의 장즈웨이 수석이코노미스트는 “금리 인하로 당국이 경기 둔화를 막을 준비가 돼 있다는 신호를 보냈다”면서도 “인하 폭이 작아 시장의 우려를 잠재우려면 더 많은 조치를 취해야 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미국·유럽 등 주요국과 달리 중국이 ‘나 홀로 금리 인하’에 나서면서 외자 유출이 심화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대출금리 인하가 상승세를 타고 있는 현지 물가를 더욱 끌어올릴 가능성도 있다.

한편 중국과 더불어 나 홀로 돈 풀기를 고수하는 일본은 2분기 0.5% 성장(전 분기 대비, 계절 조정 속보치)하며 중국과 대비를 이뤘다. 연율 기준 성장률은 2.2%였다. 방역 강화 조치를 3월 하순에 해제하면서 소비가 늘어난 것이 영향을 미쳤다.

이태규 기자 classic@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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