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세대 아이콘 고척돔 입성..빌리 아일리시에 2만 관객 열광[종합]

김현식 2022. 8. 15. 2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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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고척돔서 두 번째 내한공연
정규 2집 발매 기념 월드 투어 일환
'배드 가이' 등 90여분간 24곡 무대
관객이 건넨 태극기 들고 노래하기도
(사진=현대카드)
[이데일리 스타in 김현식 기자] ‘Z세대 아이콘’으로 통하는 세계적인 팝가수 빌리 아일리시(Billie Eilish, 20)가 광복절인 15일 국내 최대 규모 실내 공연장인 서울 고척 스카이돔(이하 고척돔)을 화끈하게 달궜다. 4년 만에 한국을 다시 찾은 빌리 아일리시는 빼어난 라이브 실력과 무대 매너를 자랑하며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궂은 날씨 속 공연장을 찾은 2만여 관객의 감성을 흠뻑 적셨다.

2015년 데뷔한 빌리 아일리시는 대중성과 음악성을 모두 인정받은 세계적인 뮤지션이다. 미국 빌보드 싱글차트 핫100과 앨범차트 빌보드200 정상을 모두 석권했고 그래미 어워드 트로피까지 품었다. 2019년 발매한 정규 1집 ‘웬 위 올 폴 어슬립, 웨어 두 위 고?’(WHEN WE ALL FALL ASLEEP, WHERE DO WE GO?)로는 제62회 그래미 어워드에서 최우수 신인상, 올해의 레코드, 올해의 노래, 올해의 앨범 등 주요 4개 부문 상을 휩쓰는 기염을 토해 주목 받았다.

지난해 발매한 2집 ‘해피어 댄 에버’(Happier Than Ever)로는 빌보드200과 영국의 오피셜 앨범차트에서 모두 1위를 차지하며 여전한 저력을 보여줬다. 핫100 1위에 오른 메가 히트곡 ‘배드 가이’(bad guy)를 비롯해 빌리 아일리시가 그간 발표한 곡들의 음원사이트 스트리밍 총 횟수는 730억 회가 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내한 공연은 이번이 두 번째다. 앞서 2018년 서울 광진구 예스24 라이브홀에서 첫 내한 공연을 개최했다. 당시 2000석 규모 공연장에서 무대를 펼친 신예 뮤지션이었던 빌리 아일리시는 어느덧 세계적 뮤지션으로 성장해 2만여명을 수용할 수 있는 고척돔에서 한국 관객과 재회했다.

4년 만에 연 내한 공연을 향한 관심은 뜨거웠다. 앞서 현대카드는 지난달 5일과 6일 각각 현대카드 소지자 대상 선예매와 일반 예매를 진행했는데 양일 모두 티켓이 20분 만에 모두 팔렸다. 예매사이트 인터파크 티켓에 따르면 예매자 성비는 여성이 60.7%, 남성이 39.3%로 나타났다. 연령대별로는 20대와 30대가 각각 40.7%와 38.1%로 전체 예매자의 78.8%를 차지했다.

인천 강화에서 왔다는 20대 여성 관객 임모 씨는 “3년여 전부터 빌리 아일리시를 좋아했다. 메시지가 담긴 음악과 뮤직비디오에 감명을 받았기 때문”이라며 “팬이 된 이후 내한 공연이 열리지 않아 아쉬웠다. 다시는 없을지도 모를 기회라는 생각에 공연장을 찾았다”고 말했다.

경기 김포에 거주한다는 또 다른 20대 여성 관객 김모 씨는 “빌리 아일리시의 노래를 대부분 꿰고 있다”며 “그의 몽환적인 목소리를 라이브로 듣게 돼 기쁘고 팝스타의 내한 공연을 보는 것 자체가 처음이라 기대된다”고 했다.

(사진=현대카드)
빌리 아일리시는 우천에 따는 관객 입장 지연을 고려해 예정했던 시간보다 17분 늦은 오후 8시 17분 ‘데드 오어 얼라이브’(Dead Or Alive)가 큼지막하게 적힌 오버핏 티셔츠를 입고 등장했다. 이후 그는 약 90여분간 공연을 진행해 라이브 밴드 연주에 맞춰 총 24곡을 불렀다. 자기혐오, 불안감 등 10대 시절을 보내며 겪은 성장통을 주제로 한 솔직한 가사가 돋보이는 곡들로 인기를 얻으며 ‘Z세대 아이콘’으로 자리 잡은 빌리 아알리시는 1집과 2집, 그리고 그간 싱글로 발표했던 곡들을 적절히 배합해 셋리스트를 짰다. 지난달 발표한 새 싱글에 담은 신곡 ‘The 30fh’ 무대를 선보일 땐 친오빠인 음악 프로듀서 피니어스 오코넬에게 기타 연주를 맡겨 의미를 더했다.

중독성 있는 감각적인 비트와 빌리 아일리시의 몽환적인 목소리가 어우러진 곡들의 향연이 러닝타임 내내 이어졌다. 비트에 맞춰 쏘아대는 레이저 조명은 공연의 몰입도를 높여줬다. 빌리 아일리시는 양갈래로 땋은 머리를 휘날리며 중앙과 돌출 무대를 오갔다. 바닥에 눕는 과감한 퍼포먼스를 펼치고 틈이 날 때마다 호응과 ‘떼창’을 유도하는 등 여유와 흥 넘치는 무대 매너가 돋보였다.

그런가 하면 이번 공연은 전 객석이 모두 앉아서 관람하는 지정 좌석제로 운영됐는데 빌리 아일리시는 방침을 제대로 숙지하지 못한 듯 “같이 뛰면서 공연을 즐기자”고 연신 외쳤다. 이에 대부분의 관객이 자리에서 일어나 공연을 관람하면서 그라운드존이 사실상 스택딩석처럼 되어버리는 묘한 상황이 연출되기도 했다.

관객이 내뿜는 열기와 ‘떼창’이 절정에 달한 순간은 역시 공연 말미에 메가 히트곡 ‘배드 가이’가 울려 퍼질 때였다. 써클차트(구 가온차트)의 2019년 연간 디지털차트 14위에 오르는 등 국내에서도 큰 사랑을 받은 곡이라 호응이 뜨거웠다. ‘유어 파워’(Your Power)와 같은 잔잔한 분위기의 곡이 나올 땐 관객이 일제히 핸드폰 플래시를 켜는 장관도 연출됐다.

(사진=현대카드)
빌리 아일리시가 관객이 건넨 태극기를 활짝 펼쳐 보이는 팬 서비스를 펼치는 특별한 장면이 만들어진 순간도 있었다. 2집 수록곡 ‘로스트 코즈’(Lost Cause)를 부를 때다. 빌리 아일리시는 2018년 첫 내한공연 때에도 8월 15일 광복절에 공연을 진행해 비슷한 장면을 연출한 바 있다. 빌리 아일리시는 이날 공연을 모두 마무리한 뒤 태극기를 다시 받아든 채 관객을 향해 90도로 꾸벅 인사를 건네며 무대를 떠났다.

이번 공연은 빌리 아일리시가 정규 2집 발매를 기념해 진행 중인 월드투어의 일환으로 개최됐다. 공연은 현대카드의 시리즈 공연인 ‘슈퍼콘서트’와 연계돼 ‘현대카드 슈퍼콘서트 26 빌리 아일리시’라는 타이틀로 열렸다. 현대카드가 ‘슈퍼콘서트’ 시리즈 공연을 재개한 것은 2020년 1월 밴드 퀸의 내한 공연을 진행한 이후 약 2년 7개월 만이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남달랐다. 그간 코로나19 여파 탓에 공연을 주최하기가 쉽지 않았는데, 빌리 아일리시 공연으로 ‘리오프닝’을 확실하게 알렸다.

한편, 올해 2월 투어를 시작해 북미와 유럽 지역에서 공연을 이어온 빌리 아일리시는 13일(이하 현지시간 기준) 필리핀 마닐라에서 아시아 지역 공연의 첫발을 뗐다. 이날 고척돔에서 연 서울 공연까지 성공적으로 마친 빌리 아일리시는 18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21일 싱가포르, 24일 태국 방콕, 26일 일본 도쿄에서 투어를 이어간다. 이번 투어 티켓 판매 수익금 일부는 환경단체 리버브(REVERB)에 전달할 예정이다. 티켓 한 장당 1달러가 기부된다.

■‘현대카드 슈퍼콘서트 26 빌리 아일리시’ 셋리스트

bury a friend

I Didn‘t Change My Number

NDA

Therefore I Am

my strange addiction

idontwannabeyouanymore / lovely

you should see me in a crown

Billie Bossa Nova

GOLDWING

Oxytocin

ilomilo

Your Power

The 30th

OverHeated

bellyache

ocean eyes

Bored

Getting Older

Lost Cause

when the party’s over

all the good girls go to hell

everything i wanted

bad guy

Happier Than Ever

Goodbye

김현식 (ssik@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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