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운동 하면 3대가.." 후손들 생계 알아봤더니
[앵커]
'친일' 청산과 함께 또 하나 '항일' 운동을 했던 독립운동가 후손들의 처우 문제, 짚어보겠습니다.
"독립운동하면 3대가 망한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최소한의 예우도 못 받고, 생활이 어려운 후손들이 많습니다.
그 실태를 양민철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86살 한상조 씨는 광복회 군자금을 모았던 독립운동가 한태석 선생의 손자입니다.
여든 넘은 나이에도 식료품 가게를 운영하는데, 순수입은 한 달 백만 원이 안 됩니다.
그나마 생계가 유지되는 건 독립운동가 후손에게 지급되는 보훈급여 덕입니다.
[한상조/독립유공자 3대 : "(보훈급여금) 그것만 200만 원이 조금 넘어요. (그리고 국민연금이….) 국민연금은 조금 되고, 한 50만 원 가까이…."]
보훈급여금은 적게는 80만 원, 많게는 200만 원까지 지급됩니다.
독립운동가 후손 '가구' 소득의 30%가 보훈급여금. '개인'으로 따지면 소득의 45%를 차지할 만큼 비중이 큽니다.
하지만, 독립운동가 후손이라 해도 아무나 받을 수 있는 건 아닙니다.
현행법은 후손 1명으로만 지급 대상을 제한하고, 독립운동가 사망 시점이 광복 '전'이냐 '후'냐에 따라 후손 지급 범위가 또 달라집니다.
이수경 씨는 그 까다로운 조건을 충족하지 못해, 독립운동가 손녀임에도, 또 형편이 어려운데도, 보훈급여를 받지 못합니다.
[이수경/독립유공자 3대 : "(보증금) 4천만 원에 월세 20만 원 주고 살고 있거든요. 재개발 들어가면 어디로 또 옮겨가야 하는데…."]
독립유공자 후손 가구의 순자산은 국민 평균치를 밑돕니다.
보훈급여가 없다고 가정하면, 후손 가구의 46%가 정부의 저소득층 기준에 해당합니다.
[이갑준/흥사단 정책기획국장 : "(형제 중) 한 명만 등록이 되고 거기에 대한 지원금만 나가기 때문에, 다른 형제분들은 연금이나 아니면 국가의 보호 차원에서 그런 혜택을 받고 있지 못하기 때문에 일단 형제들에 대한 (지원) 대상을 확대해야 하고요."]
친일파들이 일군 재산으로 후손들은 3대가 여유롭다는데, 독립운동가의 후손들은 명예는커녕 가난만 물려받는 현실.
'정의'와 '공정'이라는 절대 명제의 첫 단추부터가 잘못 꿰어져 있습니다.
KBS 뉴스 양민철입니다.
촬영기자:송혜성/그래픽:채상우
[앵커]
서울도서관 앞에 광복절 노래가 내걸렸습니다.
QR 코드에 휴대전화 카메라를 비추면 들을 수도 있습니다.
길이길이 지키자는 노랫말 곱씹으며 발 딛고 선 내 나라의 소중함과 순국선열의 희생을 되새겨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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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민철 기자 (manofsteel@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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