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미 의회 대표단 방문에 중, 대만 인근 해상서 무력시위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 여파가 가시지 않은 상황에서 미 상·하원 의원으로 구성된 의회 대표단이 대만을 방문하자 중국이 15일 전투기를 대만 방공식별구역(ADIZ)에 진입시키는 등 대만 주변에서 전투 대비 순찰·실전 훈련을 실시했다.
인민해방군 동부전구 스이 대변인은 이날 위챗(중국 내 메신저) 공식 계정을 통해 “동부전구는 대만 섬 주변 해·공역에서 다양한 병종을 조직해 연합 전투 대비 순찰·실전 훈련을 했다”고 발표했다. 스 대변인은 이어 “이번 훈련은 미국과 대만이 계속 정치적 술수를 부리며 대만해협의 평화와 안정을 심각하게 위협한 것을 겨냥했다”고 했다.
대만 중앙통신사는 중국군 전투기들이 이날 이른 아침부터 오전 10시까지 7차례 대만 북부·서부·서남부 ADIZ를 넘어와 대만군이 경고방송 등을 통해 대응했다고 보도했다.
중국 전투기의 ADIZ 진입은 전날 에드 마키 상원의원(민주당)이 이끄는 의회 대표단 5명의 대만 방문에 대한 항의로 보인다고 이 통신사는 전했다.
전날 미군 C-40C 전용기 편으로 대만에 도착한 미 의회 대표단은 이날 차이잉원 총통 등 대만 주요 인사들을 만났다. 미국의 대만 주재 대사관 격인 주대만미국협회(AIT)에 따르면 이들의 방문은 인도·태평양 순방의 일환이다.
미 의회 대표단의 대만행은 펠로시 의장이 대만을 방문한 지 11일 만이다. 마키 의원은 대만에 도착해 “이번 방문이 대만해협의 안정과 평화를 증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방문을 두고 중국 매체는 연일 강경한 논조를 보이고 있다. 관영 신화통신은 “미국 정치인들은 대만 문제를 가지고 불장난하는 일을 그만둬야 한다”며 “중국의 핵심 이해관계에 관해서는 협상과 양보의 여지가 없다”고 보도했다. 글로벌타임스는 “미국 의원들이 계속 교활하게 대만해협의 긴장을 촉발한다면 단호한 대항조치를 마주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글로벌타임스는 전문가 말을 인용해 중국이 이번에 대만을 찾은 미국 의원단에 펠로시 의장에게 했던 것과 유사한 보복조치를 할 것이라고 전했다. 중국 정부는 지난 5일 펠로시 의장과 그 직계 친족을 제재 대상자 명단에 올린다고 밝혔다. 구체적인 내용은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이달 초 펠로시 의장이 대만을 방문한 이후 대만해협의 긴장이 팽팽하게 이어지고 있다. 펠로시 의장 방문 전후 중국은 연일 대만해협 중간선과 대만 ADIZ 너머로 군용기를 진입시키며 군사훈련을 상시화하고 있다. 중국군 전투기는 이달 들어서만 15일에 걸쳐 대만 ADIZ에 진입하는 등 올해 들어 총 888대가 ADIZ에 들어왔다고 대만 국방부가 밝혔다. 중국은 한반도를 겨냥한 실탄사격 훈련도 15일 서해와 보하이만에서 시작했다.
김서영 기자 westzer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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