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집회 불허" 열흘도 안 돼서..보수단체, 광화문 대규모 집회
세종대로 한때 차량 통제도
나들이객 "시민 공간 피해"
자유통일당, 국본 등 보수단체들이 15일 서울 광화문광장~숭례문 구간에서 대규모 광복절 집회를 열었다.
자유통일당, 구국동지회, 명예회복운동본부, 국본 등 보수단체들은 이날 낮 12시부터 광화문광장 일대에서 ‘주사파 척결·자유통일’ 집회를 열었다. 경찰 추산 2만명이 모였다. 경복궁 앞 광화문광장부터 숭례문까지 집회 참여자들의 행렬이 이어졌다. 광화문광장에선 태극기와 성조기를 든 시민들이 무대에서 연설할 때마다 깃발을 흔들며 환호했다. 광장에 앉아 음식을 먹거나, 카메라를 세워 놓고 유튜브 개인방송을 하는 이들도 여럿 보였다. 이들은 광장을 ‘이승만 광장’이라고 부르기도 했다.
자유통일당 등 단체들은 광장 탁자 위에 단체 가입 신청서를 올려두고 가입을 독려하는가 하면, 광장을 돌아다니며 헌금을 모으고 주사파 척결 등을 촉구하는 서명을 받았다. 광화문광장 내 의자, 세종문화회관 계단, 청계광장, 교보빌딩 앞 등은 집회 참여자들로 가득 찼다. 이날 집회로 세종대로 시청역~세종대로사거리 구간의 차량 통행이 한때 전면 통제됐다.
일부 집회 참여자들은 사전에 신고한 집회 장소 범위를 벗어났다. 이들은 경찰이 설치한 질서유지선을 밀거나 출입을 통제하는 경찰을 향해 고성을 질렀다. 현장에서 만난 경찰 관계자는 “경력을 배치해 질서유지만 하고 있다”며 “행인들이 (설치된 모니터를 보며) 이동하려는 것이다 보니 조처하기는 어렵다”고 했다.
행사 목적의 광화문광장 사용은 사전 신청을 거쳐 오는 22일부터 가능한 만큼 그 전에 광장 내에 시설물을 설치하는 행위 등을 하면 처벌받을 수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시설물을 설치하거나 자리를 깔면 변상금이 부과된다”면서도 “이전에도 이 같은 집회로 수사의뢰했지만 인물을 특정하기 어려웠고 집회 참여를 부정하면 (책임을 묻기) 어려웠다”고 했다.
두 아들과 함께 나들이를 나온 김모씨(48)는 “시민들을 위해 개방된 광장이라고 해서 기대하고 왔는데, 시위를 하고 있어 실망했다”며 “(광장 공간의) 절반 이상에서 시위를 하고 있어 시민이 즐길 수 있는 공간이 줄어들어 아쉽다. 시위하는 공간을 제약하는 등의 대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배우자와 함께 광장을 찾은 이모씨(38)는 “시민의 공간이 피해를 보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서울시는 지난 6일 광화문광장을 재개장하며 집회·시위 목적의 사용은 허가하지 않겠다고 밝힌 바 있다.
박하얀 기자 whit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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