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은 반성 않는데..尹, 위안부 등 언급 없이 "힘 합쳐야 할 이웃" [뉴스+]
위안부·강제징용 언급 없어 "맹탕 축사" 비판
침략 사과 없는 日내각..야스쿠니 참배·봉납
대통령의 광복절 경축사는 ‘광복’을 기념하는 날인 만큼 일본에 대한 태도와 메시지가 주목된다. 특히 대통령 취임 후 첫 광복절 경축사는 새 정부의 대일 정책과 향후 한·일관계를 내다볼 수 있는 가늠자라 할 수 있다.
윤 대통령은 이날 경축사에서 “일제 강점기 시절 순국선열과 애국지사를 비롯해 모든 국민이 함께 힘써온 독립운동은 1945년 바로 오늘, 광복의 결실을 이뤄냈다”면서 “그러나 독립운동은 거기서 끝나지 않았다. 공산 세력에 맞서 자유국가를 건국하는 과정, 자유민주주의의 토대인 경제성장과 산업화를 이루는 과정,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민주주의를 발전시켜온 과정을 통해 계속됐으며 현재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이어 “앞으로의 시대적 사명은 보편적 가치를 공유한 국가들이 연대해 세계시민의 자유와 평화, 번영을 이뤄내는 것”이라고 했다.
과거의 ‘항일’에서 벗어나 일본과 새로운 관계를 정립하고 자유주의 가치를 공유하지 않는 나라들에 함께 대응해야 한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윤 대통령은 일본에 대해 “과거 우리의 자유를 되찾고 지키기 위해서 정치적 지배로부터 벗어나야 하는 대상이었던 일본은 이제, 세계시민의 자유를 위협하는 도전에 맞서 함께 힘을 합쳐 나아가야 하는 이웃”이라며 “한·일관계의 포괄적 미래상을 제시한 김대중·오부치 공동선언을 계승하여 한일관계를 빠르게 회복하고 발전시키겠다”고 덧붙였다.
시민모임은 이날 논평을 내고 “현재 한일 간에는 강제동원 피해자 배상 문제가 가장 큰 현안이 되고 있지만 윤 대통령은 경축사에서 ‘자유’만 33회 외쳤을 뿐”이라며 “광복 77년을 맞도록 사죄 한마디 듣지 못한 일제 피해자 문제는 단 한마디 언급조차 없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윤 대통령이 예로 든 김대중·오부치 공동선언은 일본의 역사적 책임을 눈감은 채 무작정 미래로 나아가자고 했던 것이 아니다”며 “당시 오부치 총리는 통절한 반성과 마음으로부터의 사죄를 했던 것”이라고 덧붙였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인 이용수 할머니도 이날 경축사를 두고 “어떻게 광복절에 일본과의 관계 개선에 대한 얘기만 하고, 해결되지 않은 역사 문제와 위안부 문제에 대한 말씀은 한마디도 없으신가”라고 비판했다.
이 할머니는 이날 일본군 위안부 문제 국제사법재판소(ICJ) 회부 추진위원회를 통해 낸 입장문에서 “일본이 아무리 역사를 왜곡하고 우리의 명예를 짓밟더라도, 일본의 비위를 맞추는 것이 더 중요한가”라고 지적하며 “일본의 반성과 사죄가 먼저다. 이 세대가 다시 한번 못난 조상이 되지않기를 진심으로 바란다“고 말했다.
이날 NHK 등 일본 언론은 윤 대통령의 경축사에 일본군 위안부와 강제징용 피해 언급이 없었다는 데 주목하며 “윤 대통령이 냉각된 한·일관계 개선에 다시 한번 강한 의욕을 보였다”고 보도했다.
한국은 피해 사실을 언급하지 않았고 일본은 침략을 반성하지 않았다.
일본의 패전일인 이날 열린 ‘전국전몰자 추도식’에서 기시다 총리는 “앞선 대전에서 300만여 동포가 목숨을 잃었다”며 “우리가 누리는 평화와 번영은 전몰자 여러분의 소중한 목숨과 고난의 역사 위에 쌓아 올려진 것이라는 것을 우리는 한시도 잊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나라는 적극적 평화주의의 깃발 아래 국제사회와 힘을 합하면서 세계가 직면하는 여러 과제의 해결을 위해 모든 힘을 다해 임하겠다”며 “역사의 교훈을 가슴에 깊이 새기고 세계의 평화와 번영에 힘을 다하겠다”라고 언급했다.
교훈의 구체적인 내용이 무엇인지, 일본이 왜 전쟁의 참화를 겪었는지에 대해서는 설명하지 않았으며 침략 전쟁이나 식민지 지배 등 일본의 가해 행위로 타국이 겪은 고통에 대한 언급도 없었다.
이날 기시다 총리와 내각 인사들은 2차 세계대전 A급 전범이 합사된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하거나 공물료를 봉납했다.
앞서 13일에는 니시무라 야스토시 경제산업상이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했다. 지난해 10월 기시다 내각 발족 후 확인된 첫 각료 참배 사례였다.
야스쿠니신사는 근대 일본이 일으킨 침략 전쟁에서 숨진 이들을 신격화해 제사를 지내는 시설이다. 태평양전쟁 A급 전범 14명을 포함해 246만6000여명이 합사돼 있으며 한반도 출신 2만여명도 포함돼 있다.
내각 구성원의 야스쿠니신사 참배는 일제의 침략 전쟁을 옹호하는 행위로 해석돼 한국이나 중국 등 이웃 나라와 마찰을 빚는다.
한국 외교부는 이날 “일본의 과거 침략전쟁을 미화하고 전쟁범죄자를 합사한 야스쿠니신사에 일본 정부와 의회의 책임있는 지도자들이 또다시 공물료를 봉납하거나 참배를 되풀이한 데 대해 깊은 실망과 유감을 표한다”고 논평했다.
김희원 기자 azahoit@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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