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물가 상승률 둔화, 원자재값 안정세..글로벌 인플레 정점 찍었나
7월 식량가격지수도 하락세
유럽 물가 상승률 '최고'에
"정점 아직 안 왔다" 신중론도
고공행진을 이어온 세계 각국의 물가가 정점을 찍은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된다. 미국과 중국의 물가 상승률 둔화, 국제 원자재 가격 안정 등 글로벌 물가 폭등세가 꺾이기 시작한 것으로 해석될 만한 신호가 여럿 나오고 있어서다.
다만 유럽 주요국에선 러시아발 에너지 위기로 인한 인플레이션이 심화하는 등 전 세계적으로 물가 상승이 주춤한 것으로 보기에는 이르다는 평가도 적지 않다.
최근 제기되는 글로벌 인플레이션 완화 관측은 우선 미국 상황을 근거로 한다. 세계 물가 폭등을 이끈 미국의 물가 관련 지표가 개선 징후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10일(현지시간) 발표된 미국 7월 소비자물가지수(CPI)의 전년 동월 대비 상승률은 8.5%였다. 1981년 11월 이후 최대폭을 기록한 전월(9.1%)에 비해 상승폭이 줄어들었고 시장 예상치(8.7%)도 하회했다. 전월과 비교한 인플레이션 상승률은 0%였다.
미국 7월 생산자물가지수(PPI)도 전월 대비 0.5% 내렸는데, 이는 2020년 4월 이후 첫 마이너스 기록이다. 전월까지 뚜렷한 오름세를 나타냈던 것과 대비되는 흐름이었다. 이는 7월 미국 에너지 가격이 전달보다 4.6% 하락하고, 6월 한때 갤런당 5달러에 육박했던 휘발유 평균 가격이 4달러 아래로 떨어지는 등 에너지 가격 안정에 힘입은 것으로 분석된다. 미국이 여전히 40여년 이래 최악의 인플레이션을 겪고 있지만 다음달 연방준비제도가 금리 인상 속도를 조절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세계 경제 규모 2위인 중국도 7월 생산자물가가 지난해 동월보다 4.2% 올라, 17개월 만에 최저 수준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중국 소비자물가는 7월에 전년 동월 대비 상승률이 2.7%로 2년 만에 최고치를 찍었다. 시장 전망치(2.9%)보다 낮았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8~9%대인 미국, 유럽 주요국과 비교하면 중국의 형편은 양호하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폭등한 원유 등 원자재 가격도 전쟁 이전으로 돌아가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국제유가는 지난 3월 한때 배럴당 130달러를 돌파했지만, 이달 들어선 배럴당 90달러 선으로 안정됐다. 구리, 철광석, 니켈, 알루미늄 가격도 10% 내외로 하락했다. 식료품 가격도 우크라이나의 곡물 수출이 재개되면서 떨어지고 있다. 유엔 식량농업기구(FAO)가 집계하는 세계식량가격지수는 7월에 전월 대비 8.6%나 낮아졌다.
그럼에도 에너지 위기에 따른 인플레이션 압력이 커진 유럽에서는 물가가 계속 치솟고 있다. 유로존의 7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8.9%로, 집계가 시작된 1997년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영국은 4~6월 물가 상승률이 9%대를 벗어나지 못했고, 경기침체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다. 독일은 7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7.5%로 전월(7.6%)보다 조금 내렸지만 가계 부문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워싱턴 | 김유진 특파원 yj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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