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들도 문장해독 능력 부족.. 쓱~ 훑어읽기 조심하세요"

이복진 2022. 8. 15. 2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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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중·고교생뿐만 아니라 대학생, 심지어 사회생활을 활발히 하는 30∼40대까지도 문해력이 부족합니다. 심각했죠. 이들은 단순히 읽거나 쓰는 등에 문제가 있는 게 아닙니다. 문자나 문장 자체를 해독하는, 이해하는 능력이 부족했습니다."

앞서 2020년 1월에 방영된 EBS 다큐프라임 '교육대기획, 다시 학교' 중 열 번째 이야기 '교과서를 읽지 못하는 아이들'을 통해 문해력 문제가 심각하다고 경고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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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 '당신의 문해력+' 화제
2021년 학생 등 이어 이번엔 성인에 '포커스'
기획·연출 맡은 김지원 PD·김해연 작가
전세계약서·자소서 등 일상 속 사례 집중
내용 이해·문해력 증진 다양한 팁 찾아
"귀차니즘과 대충읽기가 가장 큰 문제"

“초·중·고교생뿐만 아니라 대학생, 심지어 사회생활을 활발히 하는 30∼40대까지도 문해력이 부족합니다. 심각했죠. 이들은 단순히 읽거나 쓰는 등에 문제가 있는 게 아닙니다. 문자나 문장 자체를 해독하는, 이해하는 능력이 부족했습니다.”

지난 11일 경기도 고양시 EBS 본사에서 만난 김지원 PD, 김해연 작가는 EBS가 ‘문해력(文解力)’에 집중한 이유에 대해 이같이 설명했다. 이들은 지난달 7일부터 매주 목요일에 방영 중인 EBS1 ‘당신의 문해력+’를 기획·연출하고 있다. ‘당신의 문해력+’는 EBS의 문해력 시리즈 3번째 이야기로, 어른들을 위한 문장 해독 능력 향상 프로그램이다. 배우 봉태규를 비롯해 방송인 황광희, 초아와 네팔 출신 수잔 샤키야가 출연한다.
성인 문해력을 다루는 EBS ‘당신의 문해력+’ 제작진은 “초중고교생뿐만 아니라 대학생, 심지어 사회생활을 활발히 하는 30∼40대까지도 문해력이 부족하다”며 “특히 훑어읽으면서 문해력 부족 문제가 자주 생긴다”고 강조했다. 사진은 ‘당신의 문해력+’의 김지원 PD(왼쪽부터), 김해연 작가, 수잔 샤키야, 봉태규, 황광희, 초아, 민정홍 PD. EBS 제공
EBS는 지난해 3월 8일부터 6부작으로 ‘당신의 문해력’과 11월 17일부터 13부작으로 ‘문해력 유치원’을 방송했다. ‘당신의 문해력+’까지 3개 프로그램 모두 ‘글을 읽고 의미를 이해하는 능력’이라는 문해력을 주요 소재로 다룬다. ‘당신의 문해력’은 초중고생과 성인, ‘문해력 유치원’은 유아기 문해력을 소재로 하고 있다.

EBS가 문해력에 관심을 가진 것은 이때가 처음이 아니다. 앞서 2020년 1월에 방영된 EBS 다큐프라임 ‘교육대기획, 다시 학교’ 중 열 번째 이야기 ‘교과서를 읽지 못하는 아이들’을 통해 문해력 문제가 심각하다고 경고했었다.

“2019년부터 1년간 초등학교와 중학교에서 학생과 선생님들을 관찰하고 인터뷰했어요. 그 결과 교과서를 읽지 못하는, 이해하지 못하는 학생들이 상당히 많다는 걸 알게 됐죠. 아이들은 교과서는 물론이고 선생님이 무슨 말을 하는지 이해하지 못했어요. 그러다 보니 학생들은 수업에 관심을 가질 수 없었고, 선생님은 수업을 진행할 수 없었죠.”(김 PD)

문해력 부족 문제는 단순히 교과서를 이해하지 못하는 데에만 그치지 않았다. 김 PD는 “선생과 학생 사이 대화가 단절된 것이 가장 큰 문제”라며 “그래서 ‘교육대기획, 다시 학교’ 방송 이후 1년을 준비해 본격적으로 일선 학교에서의 문해력 문제를 다루는 프로그램을 내놨다”고 말했다. 그게 바로 ‘당신의 문해력’. 문해력의 중요성과 학교 속에서 문맹자로 존재하는 아이들, 디지털과 문해력의 관계, 그리고 문해력을 키울 방법 등을 다뤘다.

“‘당신의 문해력’을 통해 학생들의 문해력 부족 문제가 심각하다는 점과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 등을 알릴 수 있었어요. 사회적으로도 많은 반향을 일으켰죠. 방송 이후에는 어른들의 문해력도 다뤄 달라는 요청이 많았습니다. 그렇게 해서 탄생한 게 ‘당신의 문해력+’죠.”(김 작가)

‘당신의 문해력+’는 기획 처음부터 어려움이 많았다. 한국은 물론이고 전 세계적으로 성인 문해력과 관련된 커리큘럼(교육 과정)이 없었기 때문이다.

“‘당신의 문해력’ 때와 달리 성인 문해력 관련 특정 틀이 없어서 소재를 정하기가 쉽지 않았어요. 고민을 하다가 성인이 일상에서 사회생활을 할 때 겪게 되는 문해력과 관련된 문제, 사례에 집중하기로 했어요. 예컨대 입사를 위해 자기소개서를 쓰는 방법이나 전세계약서를 보는 방법 등이었죠.”(김 PD)

‘당신의 문해력+’에서 매회 다루는 소재가 삶과 밀접하다 보니 전편보다 주변에서 많은 반응이 나왔다. 소재도 주변에서 많이 얻을 수 있었다. 김 작가는 “2020년 부동산 계약갱신청구권이라는 게 처음 생기고 나서 주변에서 해석을 서로 다르게 해 다툼이 많았다”며 “계약서 관련 문해력을 다루고 싶었고, 실제로 2회에 담겼다”고 말했다.

문득 초중고교를 졸업하고, 심지어 대학까지 나온 성인들이 글을 이해하지 못하는 사례가 많다는 게 쉽게 믿기지 않았다. 이에 대해 제작진은 ‘귀찮음의 문제’라고 설명했다.

“중학교 3학년생을 인터뷰했는데, 왜 교과서 등을 읽지 않는지 물으니 내용이 어렵기보다 ‘귀찮아서’ 읽지 않는다는 답변을 들었어요. 성인도 마찬가지예요. 조금이라도 어려운 말이 나오거나 긴 글이 있으면 귀찮아서 자세히 읽지 않고 훑어봐요. 그래서 글을 이해하지 못하는 문제가 자주 발생하죠.”(김 PD)

보험이나 인터넷에 가입할 때 약관을 자세히 보지 않는 행위가 대표적 훑어읽기다. 제작진은 출연자들에게 매회 문해력 관련 문제를 내주고, 이를 통해 훑어읽기가 얼마나 심각한지 일깨운다. 출연자들도 스스로 문해력 부족을 깨닫고, 개선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출연자 중 유일한 외국인 수잔 샤키야는 “프로그램 출연 이후 뉴스를 보거나 신문을 읽을 때 단어 하나하나를 더 유심히 보거나 읽게 되는 습관이 생겼다”고 말했다. ‘당신의 문해력’에 이어 ‘당신의 문해력+’까지 출연 중인 황광희는 “문해력이 우리 일상생활과 밀접한 관련이 있고, 문해력을 배우고 높이면 삶의 질 또한 높아질 것 같다”고 밝혔다.

“문해력은 기초체력과 같아요. 단순히 글을 이해하는 데 그치지 않고, 상대방이 말하는 의도를 정확히 판단하는 데에도 도움을 주죠. ‘당신의 문해력+’가 모든 성인 문해력 부족 문제를 해결하는 데 정답이 될 수는 없겠지만, 해결책을 찾는 시작점으로 작용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제작진 일동)

이복진 기자 bo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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