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비전 제시" vs 野 "과거사 회피" 尹대통령 광복절 축사 두고 신경전

윤석열 대통령이 15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잔디마당에서 열린 제77주년 광복절 경축식에서 축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여야가 윤석열 대통령의 제 77주년 광복절 경축사를 두고 날카로운 신경전을 벌였다.

국민의힘은 윤 대통령의 경축사에 대해 "미래비전을 제시했다"고 긍정적인 평가를 내놓은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한일 과거사 문제를 회피했다"며 최근 여당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양두구육'(羊頭狗肉·양의 머리를 걸어 놓고 개고기를 판다)을 빗대어 비판했다.

조오섭 민주당 대변인은 15일 서면브리핑에서 "자유는 중요한 헌법적 가치이지만 윤석열 정부가 추진하는 정책의 근거로 삼기 위해 독립운동의 의미를 협량하게 해석한 것은 유감스럽다"며 "자유의 가치를 내세워 추진하겠다는 정책에 대해서 '양두구육'이라는 생각을 지우기 어렵다"고 직격했다. 조 대변인은 "한일관계 개선에 있어 과거사 문제 해결에 대한 적극적 의지는 회피했다"면서 "과거사 문제를 회피하며 한일관계 개선을 도모하겠다면 국민께서 동의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심지어 윤 정부는 대한민국 대법원의 강제동원 징용 피해자에 대한 배상 판결을 부정하는 굴욕외교로 광복절의 의미마저 퇴색시키고 있다"며 "남은 것은 윤석열 정부에 대한 불안으로 속이 타들어가는 국민의 마음뿐"이라고 날을 세웠다. 청산되지 못한 한일 과거사 문제를 거론하며 윤 정부를 정면 비판한 것이다.

반면 양금희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은 논평에서 "윤 대통령은 자유, 인권, 법치의 독립정신을 계승해 한·일관계를 우호적으로 복원하고, 북한의 비핵화에 따른 구체적 지원 프로그램 내용을 담은 '담대한 구상'을 밝히며 인류의 자유와 평화, 번영에 기여하겠다는 대한민국 위상에 걸맞는 방향을 제시했다"고 평가했다.

양 대변인은 한·일 관계에 대해서도 "김대중-오부치 공동선언을 계승해 한일관계를 빠르게 회복하고 발전시키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면서 "일본 정부는 한·일 관계의 개선과 협력을 위해 미래지향적 인식을 같이하고, 일본의 양심있는 지도자들은 후손들에게 떳떳하고 바른 길을 열어주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전향적 비핵화 전환을 필수전제로 북한의 경제와 민생 개선을 위한 '담대한 구상' 로드맵이 제안됐다"며 "북한이 전향적이고 진정성 있는 자세로서 상호 신뢰 구축을 해나간다면, 한반도 평화 정착에 역사적 분기점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임재섭·권준영기자 yj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