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군 끝내 해독 못한 미군 '나바호 암호' 아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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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현지시간) 미국 남서부 애리조나주(州) 피닉스에서 '나바호 암호 부대원의 날' 기념식이 열려 제2차 세계대전 및 6·25전쟁에 참전한 노병들이 모처럼 회포를 풀었다.
진주만 공습 후 일본과의 태평양전쟁에 뛰어든 미국 해병대는 일본군 암호 해독가들이 도저히 풀 수 없는 복잡하면서도 독특한 암호체계 개발에 나섰고 그 결과물이 바로 나바호 암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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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 원주민 '나바호족' 고유어에 착안해 만들어
6·25 때도 활용.. 나바호족 800여명 韓 위해 싸워
‘나바호 암호(Navajo Code)를 아시나요?’
이렇게 만들어진 나바호 암호는 해병대에 입대한 나바호족 출신 통신병들을 중심으로 운영됐다. 약 400명이 미 해병대가 주둔하거나 점령한 전장 곳곳으로 흩어져 새 암호체계를 전파하고 교육했다. 1942년 이후 과달카날, 타라와, 펠렐리우, 이오지마 등 태평양전쟁에서 미 해병대가 수행한 모든 주요 작전은 나바호 암호 부대가 함께했다. 이 과정은 중국 출신 영화감독 우위썬이 만든 할리우드 영화 ‘윈드토커’(2002)에 잘 그려져 있다.
영어와 유사성을 찾기 힘든 나바호 암호체계에 일본군 정보요원들은 말 그대로 애를 먹었다. 일본은 1945년 8월 종전 때까지 온갖 수단을 동원했으나 끝내 나바호 암호를 해독하지 못했다고 한다.
이날 기념식에선 나바호 암호 부대에서 활약하고 현재 살아있는 3명 가운데 한 명인 토머스 비게이(98)가 모든 참석자들의 박수를 한몸에 받았다. 그는 “나바호 암호체계를 배우는 것은 무척 어려웠다”고 회상한 뒤 “하지만 우리는 미국의 적에 의해 결코 해독될 수 없는 암호를 마침내 만들 수 있었다”며 강한 자부심을 드러냈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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