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슈디 공격한 20대, 범행 전 이란혁명수비대와 연락"

이현택 기자 2022. 8. 15. 1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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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매체 "연락 주고받은 건 명백.. 이란 연루범위는 불확실한 상황"
루슈디 인공호흡기 떼고 대화도
살만 루슈디. /AP 연합뉴스

이슬람교 신성 모독 논란이 일었던 소설 ‘악마의 시’의 작가 살만 루슈디(75)를 흉기로 공격한 용의자 하디 마타르(24)가 범행 전 이란 혁명수비대 최정예 부대인 쿠드스군 측과 연락을 주고받았다고 미 인터넷 매체 바이스가 14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매체는 중동 관련 당국자를 인용해 “(루슈디를) 공격하기 전 쿠드스군과 직접적으로 연루됐거나 가까운 인물과 연락을 주고받은 것은 명백하다”면서 “하지만 (이란 측이) 범행 타깃을 지정해 줬는지 여부 등 연루의 범위가 불확실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유럽 국가 출신의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테러대응 당국자도 “이번 범행은 (이란 측이) 직접적으로 지시한 것이 아니라 유도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란 외무부는 15일 루슈디 피습 사건은 자국과 관련이 없다는 공식 입장을 내놨지만, 서방 국가들을 중심으로 이번 사건의 배후에 이란이 있다는 의심이 끊이지 않고 있다.

마타르가 이슬람 극단주의에 심취하게 된 정황도 보다 자세히 드러나고 있다. 그가 2018년 아버지를 만나러 레바논에 방문했다가 이슬람 시아파 극단주의 단체 헤즈볼라에 동조하게 됐다는 가족의 증언도 나왔다고 외신들은 보도했다. 레바논계 미국인인 그는 아버지를 만나러 한 달 여정으로 레바논을 방문했을 때 이슬람 극단주의에 심취하게 됐다는 것이다. 그의 어머니는 영국 데일리메일 인터뷰에서 “아들이 레바논에 다녀온 뒤 지하실에서 나오지 않는 등 성격이 내성적으로 변했다”면서 “한 번은 ‘왜 이슬람교를 어릴 때 알려주지 않았느냐’고 화를 내기도 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헤즈볼라 측은 “헤즈볼라와 관련도 없는 사람 때문에 국제적인 음모에 휘말리고 싶지 않다”며 이번 사건과의 연관성을 부인했다. 미국 정부는 레바논 정보 당국과 협업을 통해 마타르가 헤즈볼라에서 군사 훈련을 받았는지 여부를 조사 중이다.

이번 사건의 연관성이 의심되고 있는 이란 혁명수비대는 지난 4월부터 4개월 넘게 진행된 이란과 미국의 핵 협상에서도 주요 쟁점이었다. 이란은 미국에 대해 혁명수비대를 테러단체에서 해제할 것을 요구해왔다.

한편 루슈디는 이날 인공호흡기를 떼고 대화를 나눌 수 있을 정도로 호전됐다고 그의 측근들은 전했다. 루슈디의 아들 자파르는 이날 가족을 대표해 낸 성명에서 “비록 아버지의 상처가 심각하지만 적극적이고 도전적인 유머 감각은 여전히 살아 있다”고 했다.

앞서 피습 2주 전 루슈디는 독일 시사잡지 슈테른 인터뷰에서 “(수십 년간의 살해 협박을 지나) 최근 들어서야 나의 삶이 어느 정도 정상으로 돌아온 것 같다”며 “악마의 시를 쓸 당시 소셜미디어가 있었다면 삶이 훨씬 더 위험해졌을 것”이라고 말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소설 '악마의 시'를 써 이슬람권에서 신성모독이라며 살해 위협을 받아온 작가 살만 루슈디를 흉기로 공격한 용의자 하디 마타르(가운데)가 13일(현지 시각) 미국 뉴욕주 셔터쿼카운티 법원에 압송됐다. /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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