밑지고 전기 파는 한전.. 이대로 연말 가면 30조 적자

김동준 2022. 8. 15. 1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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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력공사가 올 상반기에만 14조원을 훌쩍 넘는 적자를 낸 것은 전기를 팔수록 손해를 보는 이른바 '역마진' 구조가 고착화됐기 때문이다.

한전은 발전소로부터 전기를 사올 때 전력도매단가(SMP)를 가격 기준으로 삼는데, 최근 액화천연가스(LNG) 등 연료비가 뛰자 SMP도 덩달아 치솟았다.

한전은 올해 상반기 연결기준 14조3033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는데, 매출액(31조9921억원)을 뛰어넘는 영업비용(46조2954억원)이 원인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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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상반기에만 14조 영업손실
전력도매단가 작년比 2배 상승
정부, 요금인상에 회의적 태도
사진은 서울 한국전력공사 서초지사.<연합뉴스>

한국전력공사가 올 상반기에만 14조원을 훌쩍 넘는 적자를 낸 것은 전기를 팔수록 손해를 보는 이른바 '역마진' 구조가 고착화됐기 때문이다. 한전은 발전소로부터 전기를 사올 때 전력도매단가(SMP)를 가격 기준으로 삼는데, 최근 액화천연가스(LNG) 등 연료비가 뛰자 SMP도 덩달아 치솟았다. 만약 하반기 에너지 가격도 지금처럼 고공행진을 이어가면 올해 한전의 연간 영업손실 규모는 30조원에 이를 전망이다.

15일 전력거래소에 따르면 SMP는 이날 킬로와트시(kWh)당 195.22원을 기록했다. 지난주(7일~13일) 5일 연속으로 200원을 넘어섰던 것에 비하면 다소 내린 편이지만, 작년 이맘때 90원선이었던 것을 고려하면 2배가량 폭등한 수치다. SMP는 일반적으로 LNG와 석탄, 석유 등 연료가격과 연동돼 오르내린다.

높은 SMP는 한전의 천문학적인 적자로 이어졌다. 한전은 올해 상반기 연결기준 14조3033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는데, 매출액(31조9921억원)을 뛰어넘는 영업비용(46조2954억원)이 원인이 됐다. 구체적으로 전기판매수익(29조4686억원)은 1년 전보다 약 2조5015억원 증가하는 데 그친 반면 연료비(14조7283억원)와 전력구입비(18조9969억원)는 16조5114억원이나 폭증했다. 결국 전기를 싸게 사와 비싸게 팔았던 셈이다.

이 시기 전기요금은 충분히 오르지 않았다. 상반기에만 50원 가까운 연료비 조정요금 인상 요인이 발생했음에도 정부는 이를 동결했다.

그나마 3분기부터 연료비 조정단가가 kWh당 5원 인상됐지만, 한전 적자를 해소하기는 어렵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발전업계 관계자는 "전기요금을 연료비에 맞춰 책정하지 않는 이상 한전은 계속 적자를 볼 수밖에 없다"며 "대외적인 에너지 시장 상황도 좋지 않다"고 말했다.

시장은 우크라이나 사태로 빚어진 세계적인 에너지 대란이 한동안 지속할 것으로 예상한다. 이 경우 SMP도 높은 수준을 유지하면서 한전의 적자는 심화할 가능성이 높다.

한국과 일본의 LNG 가격지표(JKM)를 기준으로 올해 초 MMBtu당 20달러대였던 LNG 가격은 현재 40달러에 육박하고 있다.

유승우 SK증권 애널리스트는 "러시아발 공급 차질 우려, 유럽과 아시아의 수요 상승세 등으로 LNG 가격은 오를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그럼에도 정부는 전기요금 인상에 회의적인 모습이다.

오는 9~10월이 고물가 추세가 완화되는 시기로 예측되는 상황에서 굳이 공공요금을 올리는 등 물가상승 요인을 만들지 않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13일 기자간담회에서 "(물가상승률이) 6% 초반에 있다가 내려갈 것"이라며 "좀 횡보하다가 서서히 내려갈 것으로 본다. 아마 5%대를 볼 날도 멀지 않았을까 (싶다)"고 말했다.김동준기자 blaam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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