李 "尹 'XX 욕설' 나 때리라는 지령".. 與비대위 출항 전부터 기우뚱

주호영號, 이르면 오늘 공식출범
이준석 여론전 공세에 인선 난항
안철수 "외부 적보다 분열 무서워"

주호영(왼쪽)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 <주호영 의원실 제공, 연합뉴스>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당정을 공개 비판하고 당의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 전환 국면에서 물러날 뜻이 없음을 밝히면서, '주호영 비대위'의 연착륙 시도가 위기를 맞고 있다. 비대위가 이르면 16일 출범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이 대표의 법적 대응까지 맞물리면서 비대위원 인선에도 난항을 겪고 있다.

15일 국민의힘에 따르면, 주호영 비대위원장은 오는 16일 상임전국위원회를 거쳐 비대위원 인선을 발표하는 것을 목표로 가닥을 잡았다. 광복절 연휴 기간 인선을 마무리하고 윤석열 정부 출범 100일째인 17일에 비대위를 공식 출범한다는 계획이다.

권성동 원내대표와 성일종 정책위의장은 당연직으로 비대위에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 주 비대위원장은 비대위를 9명 규모로 구성하되, 당연직을 제외한 나머지 6명 중 3~4명 가량을 내부, 2~3명 가량을 외부 인사로 선임하겠다는 방침이다. 비대위원 6명 중 절반을 당내 인사, 절반을 외부인사로 채우고 여성과 청년도 1~2명 참여하도록 하겠다는 복안이다.

당 관계자 등에 따르면, 당내에서 여러 의원이 유력 후보로 거론되고 있지만, 친윤과 비윤 논란을 우려하며 합류를 제안하는 측에서도, 받는 측에서도 고심을 거듭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주 위원장이 가능하면 어느 쪽에도 치우치지 않는 중립적인 인물을 찾고 있으나, 적절한 인사를 발탁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는 전언이다.

출범 목표일을 하루 앞둔 15일까지도 비대위원의 윤곽이 드러나지 않고 있는 가운데, 양금희 국민의힘 원내대변은 이날 "윤곽이 거의 다 결정됐을 거라 믿는다"면서도 "현재까진 저도 들은 게 없다"고 밝혔다.

이에 당 혁신위원회 소속 위원을 비대위원으로 임명할 가능성도 조심스레 제기되고 있다. 주 위원장은 지난 9일 취임 기자회견에서 "마침 당 혁신위원회가 활동 중에 있기 때문에 좋은 혁신안이 나올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비대위는 당의 혁신을 적극 추구하고 혁신위를 적극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이 전 대표는 지난 12일 기자회견을 시작으로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장외 여론전'에 본격적으로 나서는 모습이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모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대선 당시 자신을 가리켜 'XX'라는 욕설을 했다는 본인의 주장과 관련, "소위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과 윤핵관 호소인들이 저를 때리기 위해 들어오는 약간 지령 비슷한 역할을 한 것"이라며 "그 사람들이 그걸 듣고 나서 '대통령이 이준석을 별로 안 좋아하는구나, 그러니까 재 때려도 되겠다' 하는 것"이라고 폭탄발언 쏟아냈다. 이처럼 이 전 대표가 비대위 출범에 강경 대응을 시사하면서, 당내 반발 기류도 커지고 있다.

안철수 의원은 "여당은 국가의 미래를 책임져야 하는 막중한 임무가 있다. 비대위가 해야 할 일은 화합과 안정의 토양을 만들어내는 것"이라며 "외부의 적보다 무서운 것이 내부의 분열"이라고 강한 우려를 표했다. 그러면서 안 의원은 "오늘은 광복절을 맞아 독립운동의 정신으로 차분하게 우리 스스로를 반성하고, 내일부터 미래를 위한 통합의 정치를 펴나가야 하겠다"고 말했다. 비대위가 적극적으로 당의 내부 갈등을 수습해 나가는 한편, 자신 역시 일정 부분 역할을 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됐다.권준영기자 kjykjy@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