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고생+체중감량→346일 만의 '선발승', 롯데 서준원의 기분좋은날[SS인터뷰]

김민규 2022. 8. 15. 1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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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한마디 없으셨는데, 경기 시작 전 아버지를 만났어요."

경기 후 만난 서준원은 "지난해에도 마찬가지로 1년에 한 번씩 뭘 하는 것 같아요(웃음)"라며 "준비한 대로 잘 만들어졌고 하려고 했던 투구가 잘 된 것 같다. (강)태율이 형이 경기 전부터 '아무것도 신경 쓰지 말고 타자한테만 집중해라. 그냥 나를 믿어 달라'며 좋은 말을 많이 해줬다. 또 다른 선배들도 응원을 많이 해줘서 더욱더 힘을 내 던질 수 있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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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투수 서준원.  잠실 |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 광주=김민규기자]“말 한마디 없으셨는데, 경기 시작 전 아버지를 만났어요.”

애써 담담하려 해도 346일 만에 거둔 선발승의 기쁨은 감출 수 없었다. 더욱이 행여나 부담이 될까, 노심초사 남몰래 아들의 선발 등판을 지켜본 아버지와 가족을 생각하면 눈시울이 뜨거워지는 것은 당연하다. 가족 앞이라 기쁨이 배가 된 롯데 서준원(22)의 기분 좋은 날이다.

롯데는 지난 14일 광주 KIA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BO리그 KIA와의 경기에서 5-1로 승리를 거뒀다. 이날 선발 등판한 서준원이 5이닝 1실점 역투하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올 시즌 처음이자, 지난해 9월 3일 사직 한화전 이후 346일 만에 거둔 선발승이다.

경기 후 만난 서준원은 “지난해에도 마찬가지로 1년에 한 번씩 뭘 하는 것 같아요(웃음)”라며 “준비한 대로 잘 만들어졌고 하려고 했던 투구가 잘 된 것 같다. (강)태율이 형이 경기 전부터 ‘아무것도 신경 쓰지 말고 타자한테만 집중해라. 그냥 나를 믿어 달라’며 좋은 말을 많이 해줬다. 또 다른 선배들도 응원을 많이 해줘서 더욱더 힘을 내 던질 수 있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지난 2019년 ‘고교최대어’, ‘초고교급 잠수함’으로 주목받으며 신인 드래프트 1차 지명선수로 롯데 유니폼을 입었다. 그러나 데뷔 후 아마추어와 다른 프로의 높은 벽을 마주했다. 첫 2시즌 동안 64경기(선발 36경기)에 등판해 11승 17패 평균자책점 5.32를 기록했다.

처음 기대에 못 미치는 성적으로 지난해에는 출전 기회도 줄었다. 선발과 불펜을 오갔고, 출전한 26경기 중 선발 등판 기회는 단 8번에 불과했다. 2020년 107.2이닝을 던졌는데 지난해에는 54이닝만 던진 것이 이를 방증한다. 올해는 전날 선발승을 거두기까지 단 한 번의 선발 기회도 받지 못했다. 마음고생이 컸던 탓일까. 일부러 체중을 조절한 것도 있지만 저절로 빠진 것도 있다고 고백했다. 110㎏에 육박했던 체중은 현재 97㎏으로 13㎏이나 줄였다.

뿐만 아니라 그에게 가족 얘기를 빼 놓을 수 없다. 서준원은 지난 2020년 만 20세의 나이에 일찍 가정을 꾸렸고 지난해 11월에는 첫째 아들이 태어나며 젊은 가장이 됐다. 자라날 아들에게 마운드에서 더 멋진 활약을 보여주고 싶은 마음도 컸을 테다.

그는 “아내와 아기, 장인어른과 장모님이 전화로 응원해주셨다”며 “그런데 아버지는 내게 말 한마디 없이 경기장에 오셨다. 몰랐는데 경기 시작 전에 내가 아버지를 발견했다. 아버지도 오시고 큰 아버지, 형, 조카까지 와서 응원해줬다”며 가족얘기에 이내 눈시울 붉어졌다.

그러면서 “아버지를 발견하고 솔직히 부담도 됐다. 가족 앞에서 못 던지면 너무 실망스러울 것 같아서였다. 그런데 너무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어서 좋다. 응원해준 가족들에게 고맙다”고 감사인사를 전했다.

오랜 만에 찾아온 선발기회에서 최고의 투구로 응답했다. 그래서 마음가짐도 새롭게 한 그다. 서준원은 “정말 19살, 20살 때 초심으로 돌아가 ‘난 서준원이다’라고 마음을 다잡았다. 아내와 대화하면서 자신감도 얻었다”고 했다. 끝으로 “올 시즌은 그냥 시즌이 아니라 대호 선배님의 은퇴시즌이다. 그냥 끝내고 싶지 않다. 끝까지 가면서 뭘 하나라도 더 보여주고 싶다. 대호 선배님과 함께 정말 가을야구 하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km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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