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리그에 이대호·이정후가 없다면?[SS현장속으로]

황혜정 입력 2022. 8. 15. 18:30 수정 2022. 8. 15. 2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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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가 없는 스포츠 경기는 팥소 없는 찐빵과 같다.

스타 선수의 존재는 팬들이 경기장에 모이게 하는 요인이다.

팬들은 스타 선수의 유니폼을 입고 그 이름을 연호한다.

일명 '그라운드 셀카타임'은 팬들이 홈팀 더그아웃 앞까지 내려와 선수들을 가까이서 볼 수 있는 경기전 행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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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키움 이정후, 롯데 이대호. 스포츠서울DB.

[스포츠서울 | 고척=황혜정기자] 스타가 없는 스포츠 경기는 팥소 없는 찐빵과 같다.

스타 선수의 존재는 팬들이 경기장에 모이게 하는 요인이다. 유니폼 등 굿즈 판매량도 단연 압도적이다. A구단의 한 관계자는 “우리팀 프렌차이즈인 K선수의 유니폼 판매 지분이 지난해 기준 51.8%”라고 말했다.

팬들은 스타 선수의 유니폼을 입고 그 이름을 연호한다. 스타 선수가 중요한 순간에 안타를 치면 아이처럼 방방 뛰며 좋아한다. 일면식 없는 사람과도 서슴없이 어깨동무를 하며 한마음 한뜻으로 팀 승리를 기원한다. 스타는 그 자체로 이야기 거리를 만든다.

지난 10일 고척돔에서 열린 롯데와 키움의 경기는 ‘떠나는’ 별과 ‘떠오르는’ 별이 만난 자리였다. 팽팽한 승부속에 양 팀 관중들이 특히나 열광한 이들이 있다. 바로 ‘떠나는 별’ 이대호(40·롯데)와 ‘떠오르는 별’ 이정후(24·키움)다.

키움의 ‘그라운드 셀카타임’ 현장. 고척 | 황혜정기자

경기전부터 팬들이 키움 더그아웃으로 몰렸다. 일명 ‘그라운드 셀카타임’은 팬들이 홈팀 더그아웃 앞까지 내려와 선수들을 가까이서 볼 수 있는 경기전 행사다.

키움은 경기 시작 약 40분 전부터 20분 간 홈팀 더그아웃 앞 그라운드 일부를 개방한다. 키움이 코로나19 이전부터 진행해온 행사로 펜데믹으로 중단됐다가 최근 재개됐다. 이날 팬들은 한 선수를 목빠지게 기다렸다. 바로 절정의 타격감을 자랑하는 이정후다.

키움의 그라운드 셀카타임 시간에 이정후를 보기 위해 목마를 탄 한 어린이. 고척 | 황혜정기자

‘그라운드 셀카타임’ 시간이 끝나가자 경기 준비를 위해 진행요원이 관중에 퇴장을 요청했다. 이때 이정후가 모습을 드러냈다. 너도나도 그의 모습을 사진 찍기 위해 발걸음을 멈췄다.

그때 한 어린이 팬이 외쳤다. “이정후 화이팅!” 목소리가 작아 이정후가 듣지 못했다. 아이는 한번 더 외쳤다. 그러자 이정후가 소리가 나는 쪽을 쳐다보더니 옅은 미소를 지었다. 짧은 찰나였지만 이정후에겐 큰 힘이, 아이에겐 잊지 못할 소중한 추억이 되는 순간이었다.

롯데팬들이 고척으로 원정 응원을 왔다. 고척 | 황혜정기자

경기가 시작됐다. 이대호가 타석에 들어서면 “대~호~”하는 웅장한 응원가가 울려퍼진다. 7회 이대호가 키움선발 안우진에게 삼진 당했지만 롯데팬들은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다.

팬들이 “이대호”를 외치자, 그는 자신을 연호하는 팬들을 향해 짧게 목례했다. 이대호는 다음 타석에서 9회초 키움 양현을 상대로 유격수 왼쪽으로 빠지는 내야안타를 쳤다. 후속 타자 정훈이 홈런을 치며 이대호가 승리의 발판을 놓았다.

롯데 이대호가 10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2 KBO리그 키움과의 경기 7회초 삼진 아웃을 당한 뒤 더그아웃으로 들어가고 있다. 고척 |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키움 이정후는 팀이 1-4로 뒤진 9회 2타점 적시타로 홈팬들을 열광시켰다. 순식간에 1점차. 하지만 후속타 불발로 이날 경기는 롯데의 1점차 승리로 마무리됐다.

이대호와 이정후는 승패와 상관없이 이름값에 걸맞은 활약을 펼쳤다. 이대호는 4타수 2안타를 기록하며 승리를 이끌었고, 이정후는 5타수 1안타 2타점을 기록하며 추격의 불씨를 지폈다. 이들의 존재감을 확인할 수 있는 경기내용이었다.

지난 14일 KIA원정경기를 앞두고 이대호의 은퇴 투어 및 사인회가 열렸다. 사진 제공 | 롯데 자이언츠

그런데 이정후는 내년 시즌을 끝으로 메이저리그(MLB)행을 노리고 있다. 한미일 야구를 모두 경험한 이대호는 올시즌을 끝으로 은퇴한다.

만약 KBO리그에 두 선수가 자리를 비운다면, 그 빈자리를 누가 채울까. 새로운 스타탄생이 필요한 시점도 다가온다.
et16@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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