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역사상 첫 노조..회사발전 추동력되게 소통 나서야

오찬종,정유정 2022. 8. 15. 1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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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확실성 커진 경영 환경
전세계 공급망 재편 가속
미중갈등 제대로 대응 못하면
삼성 대외 경쟁력에 치명타

◆ 이재용의 뉴 삼성 ③ ◆

[매경DB]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주도할 '뉴 삼성'에 관해 각계 전문가들은 외부 환경 변화에 주목했다. 선대 회장 때보다 불확실성이 더 커진 환경에서 이 부회장이 리더십을 발휘해야 하는 상황이라는 얘기다.

과거에는 원가 경쟁 속에서 제품의 질을 높이는 데 주력하는 게 핵심 과제였다면 새로운 삼성이 마주할 시대는 훨씬 복잡하고 예측하기 어렵다. 미·중 갈등으로 인해 삼성의 주력 제품인 반도체는 전 세계 공급망, 나아가 국가 안보와 밀접한 문제가 됐다.

전직 장관들은 이 부회장이 특히 '글로벌 공급망 재편'에 집중해야 할 때라고 조언했다. 윤상직 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도널드 트럼프부터 조 바이든 대통령까지 미국은 정권이 바뀌어도 글로벌 공급망 재편에 대한 의지가 변함없이 강력하다"면서 "이 시기에 잘 대처하지 못하면 산업 경쟁력이 크게 약화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국가의 산업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선 삼성이 의지를 가지고 핵심적 역할을 해줘야 한다고 주문했다. 윤 전 장관은 "삼성은 부품부터 완제품, 전자부터 바이오까지 폭넓은 제품을 생산하는 희소성 있는 기업"이라면서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한다면 글로벌 공급망 재편 과정에서 큰 이익을 볼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성윤모 전 산업부 장관(한국공학대 이사장)은 반도체가 과거와 달리 국가 안보에 긴밀하게 묶인 산업이 됐다는 점을 짚었다. 성 전 장관은 "우리 정부의 협조를 받아서 타국 정부의 과도한 요구에 대해 양해를 구하는 등 정부와 이 부회장이 긴밀하게 소통해야 한다"고 말했다.

선대에는 풀지 못했던 노사 문제를 소통 경영을 통해 극복해 나가야 한다는 조언도 나왔다. 김동원 고려대 경영학과 교수는 이 부회장의 뉴 삼성을 관통할 핵심어로 '통합'을 꼽았다. 삼성전자는 올해 창사 53년 만에 노동조합과 사상 첫 임금협약을 체결했다. 삼성전자 노사는 지난해 10월 임금교섭을 처음 시작했지만 합의에 이르지 못하고 해를 넘기자 올해 임금교섭을 병합했다. 노조가 이 부회장 자택 앞에서 농성을 벌이기도 하면서 교섭을 31회 이어간 끝에 겨우 합의에 도달했다. 김 교수는 "선대 때와 달리 이 부회장이 이끄는 노조라는 파트너가 생겼고, 이는 삼성 역사에 큰 의미가 있다"면서 "앞으로 회사 발전에 큰 장애물이 될 수도 있고, 반대로 추동력이 될 수도 있다"고 했다.

김 교수는 "지금은 사륜구동 자동차처럼 대표가 앞바퀴를 끌고 노조가 뒷바퀴를 끌어가야 하는 시대"라면서 "노조에 경영이 발목을 잡히는 사례가 나오지 않도록 지혜롭게 소통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오찬종 기자 / 정유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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