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는 보살" 비유한 신학대 교수..감리회, 이단성 없다고 결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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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신교인이 불상을 고의로 훼손한 사건이 벌어졌던 2016년, 이를 기독교인으로서 사과했다가 오랫동안 '이단'이라는 비난을 받아 온 손원영 서울기독대 교수(목사)가 최근 기독교대한감리회 이단대책위원회(위원회) 조사에서 '이단 혐의가 없다'는 결과를 받았다.
종교계에 따르면, 위원회는 지난해 손 교수에게 이단성을 따지는 질의서를 보낸 데 이어 이달 11일에는 서울 종로구 감리회 본부로 손 교수를 불러서 조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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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기독교대한감리회 조사에서 이단 혐의가 없다는 결론을 받은 것이 전환점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기독교는 지금까지 이웃 종교와 대화하는 것 자체를 터부시하고 이단 시했거든요. 제 사건을 계기로 이제 더는 그럴 필요가 없어진 것이죠. 기독교의 정체성을 유지하는 한, 이웃 종교와 얼마든지 대화할 수 있는 겁니다."
손원영 서울기독대 교수
개신교인이 불상을 고의로 훼손한 사건이 벌어졌던 2016년, 이를 기독교인으로서 사과했다가 오랫동안 ‘이단’이라는 비난을 받아 온 손원영 서울기독대 교수(목사)가 최근 기독교대한감리회 이단대책위원회(위원회) 조사에서 ‘이단 혐의가 없다’는 결과를 받았다. 7년 가까이 손 교수를 괴롭힌 꼬리표가 떨어진 것이다.
손 교수는 한국일보와의 통화에서 자신의 사건이 기독교가 다른 종교를 만나고 이해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그것 또한 복음을 전하는 길이라는 믿음이다.
종교계에 따르면, 위원회는 지난해 손 교수에게 이단성을 따지는 질의서를 보낸 데 이어 이달 11일에는 서울 종로구 감리회 본부로 손 교수를 불러서 조사했다. 그가 그간 진행한 강연이나 설교는 물론이고,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게시물과 저술 활동까지 심판대에 올랐다. 대면 조사에서는 2018년 12월 성탄절 무렵에 손 교수가 태고종 소속 한 사찰의 초대로 진행한 설교가 집중적으로 다뤄졌다. 손 교수는 ‘예수는 불교의 육바라밀 수행을 한 보살’이라는 식으로 발언했는데 이것이 예수가 구원자라는 믿음을 부정했다는 고발이 위원회 안팎에서 제기됐기 때문이다.
2016년 불상 훼손 사건을 사과한 게 빌미가 돼 손 교수는 2017년 대학에서 부당하게 해고됐고, 법정 투쟁 끝에 올해 상반기부터 다시 강의를 맡았다. 그에게는 인간의 노력이나 다른 종교를 통해서도 구원이 가능하다고 믿는다는 의심의 눈초리가 따라다녔다. 그는 “위원회에서 3시간 동안 아주 세세한 부분까지 질문을 받았다”면서 “예수를 불교인들에게 소개하려고 보살이라고 표현했을 뿐이다. 유교인들 앞이었다면 예수는 효자라고 말했을 것이라고 답변했다”고 전했다.
손 교수 사건은 해묵은 문제였다. 그가 소속된 기독교대한감리회 서울남연회도 2020년 조사를 벌여 이단성이 없다고 결론 내렸다. 감리회는 “무엇보다 앞으로 손 교수 문제를 누구도 논의하지 않기로 결정한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위원회가 결론을 내린 만큼 앞으로 누군가 손 교수를 재판에 회부하려 해도 무의미한 시도라는 것이다.
손 교수는 일각의 비판과 달리 자신은 ‘종교 다원주의자’가 아니라 ‘종교 평화주의자’라고 강조했다. 그 역시 구원은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서만 이뤄진다고 믿는 기독교인이라는 얘기다. 다만 종교 갈등은 기독교의 본질과 거리가 멀고, 오히려 선교를 위해서라도 이웃 종교와 협력해야 한다고 그는 강조했다. “기독교와 불교는 분명히 다르죠. 하지만 다른 종교인들과 대화하려면 우리가 그들의 언어를 충분히 이해하고 공감해줘야 합니다. 기독교 복음 선교는 이웃 종교와 대화하는 것과 다르지 않아요. 그것이 세계교회협의회(WCC)의 기본 노선이고 저도 같은 입장입니다. 종교 간 대화가 더 이상 기독교, 특히 감리교 안에서는 문제가 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김민호 기자 km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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