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동정담] 현대사박물관
그 후 독일에서는 이 문제를 놓고 10년 넘게 논쟁이 이어졌다. 이는 역설적으로 독일 역사의 집이 현대사박물관의 표본이 되는 밑거름이 됐다. 동시대 역사인 현대사는 한 사건을 놓고도 정반대 해석이 나올 수 있다. 독일 역사의 집은 이를 인정하고 '열린 전시'를 원칙으로 삼았다. 예컨대 1960년대 역사를 다룰 때 '라인강의 기적'으로 표현되는 경제 발전사와 권위주의적이었던 정치 체제를 동시에 보여주는 식이다. 독립성과 중립성 유지를 위해 연방의회 법률에 근거한 독립재단이 운영하고 자문기구에 보수와 좌파 학자들이 고루 참여하고 있다. 기업가 연합 등 각계각층이 수시로 자문하며 편향성을 막는 역할을 한다. 독일 역사의 집 개관 이후 많은 나라가 벤치마킹하고 있다. 우리 정부도 2012년 근현대사박물관을 지향하며 광화문 바로 앞에 '대한민국역사박물관'을 개관했다. 하지만 모호한 명칭과 독립기념관·임시정부기념관 등과 비슷한 전시 내용, 보수와 진보 양 진영의 역사관 차이로 정체성을 찾지 못하고 있다. 광복 77주년이 됐는데도 제대로 된 현대사박물관이 없다는 것은 문제다. 대한민국역사박물관은 이름부터 '한국 현대사박물관'으로 바꾸고 우리 현대사의 자랑스러운 점과 부끄러운 점을 그대로 보여주는 곳으로 거듭나야 한다.
[장박원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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