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이준석 '폭탄 회견', 윤 대통령 반성과 해명 필요하다

한겨레 2022. 8. 15. 18:05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 13일 윤석열 대통령과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핵심관계자)을 강도 높게 비판하면서 국민의힘 내부 권력다툼이 본격화하고 있다.

이런 사태를 초래한 장본인인 윤석열 대통령이 17일 취임 100일을 맞아 여는 첫 기자회견에서 입장 표명을 하는 것이 책임 있는 태도라 본다.

대통령이 겉으로는 "당무에는 관여하지 않는다"고 말하면서, 집권당 원내대표에게 "내부총질 대표"라는 문자를 보낸 것 때문에 지금의 비상대책위 상황에 이르게 된 것 아닌가.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국민의힘 권력투쟁]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13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윤리위 징계 과정, 비대위 전환 등에 대한 입장을 밝히는 도중 마스크로 눈물을 닦고 있다. 김봉규 선임기자 bong9@hani.co.kr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 13일 윤석열 대통령과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핵심관계자)을 강도 높게 비판하면서 국민의힘 내부 권력다툼이 본격화하고 있다. 양쪽 모두 정치생명을 건 전면전 태세여서 쉽게 끝날 것 같지 않다. 이런 사태를 초래한 장본인인 윤석열 대통령이 17일 취임 100일을 맞아 여는 첫 기자회견에서 입장 표명을 하는 것이 책임 있는 태도라 본다.

이 대표는 윤 대통령이 대선 과정에서 자신을 ‘이××, 저××’라 했다고 폭로했고, 지난 대선을 돌아보며 “양의 머리를 흔들면서 개고기를 가장 열심히 팔았던(양두구육) 사람은 바로 저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윤핵관’에 대해선 험지 출마를 공개 압박했다. 기자회견 뒤 국민의힘은 벌집을 쑤신 듯하다. 대부분 이 대표 비난에 급급하다. 그의 말과 행동이 일부 지나친 점이 있다 하겠으나, 국민의힘은 지금 먼저 자신을 돌아봐야 한다. 민심과 멀어지고, 우왕좌왕하며, 권력다툼에만 온 힘을 쏟는 모습이 집권 100일을 맞은 여당의 현주소다.

이 대표도 자신이 양머리를 내걸고 개고기를 팔았다면, 이는 국민을 속인 것이다. 국민 앞에 머리를 조아리고 용서를 빌어야 한다. 또 현 상황의 빌미가 된 자신의 성비위 의혹에 대해서도 해명했어야 한다. 그런데 온통 ‘자기 연민과 억울함’ 밖에 없다.

아직 아무런 언급을 하지 않은 윤 대통령은 100일 기자회견에서도 질문을 피해 가려 할 수 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15일 “당에서 대처할 것” “대통령이 더 이상 정쟁에 얽히지 않고, 미래지향적인 정책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이는 게 최선”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는 무책임한 태도다. 대통령이 겉으로는 “당무에는 관여하지 않는다”고 말하면서, 집권당 원내대표에게 “내부총질 대표”라는 문자를 보낸 것 때문에 지금의 비상대책위 상황에 이르게 된 것 아닌가. 이런 상황에서 ‘정책에 집중하겠다’는 말이 얼마나 국민들의 신뢰를 얻고 추진력을 갖게 될지 의문이다. 이 대표가 대통령실이 공식 부인한 윤 대통령과의 ‘6월 독대’ 사실을 공개한 데 대해서도 해명이 필요하다. 윤 대통령은 습관적으로 자신에게 불리한 내용은 일단 부인부터 하고, 나중에 거짓이 드러나도 아무 일 없었던 것처럼 행동한다. 대통령의 거짓말에 우리 사회가 더 이상 관대해져선 미래를 지향할 수 없다.

물가 상승과 경기 침체, 수해로 고통받는 국민들 앞에서 집권 여당은 내부 권력다툼으로 날밤을 지새우고, 모든 관심은 내후년 총선에 가 있음을 숨기지도 않는다. 당 내부에서도 “이대로 가면 모두 침몰”이라는 얘기가 나온다. 국민의힘만 침몰하면 누가 뭐라 하겠나. 그 때문에 덩달아 피해를 입을 국민들은 보이지 않는가.

Copyright © 한겨레.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크롤링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