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하락에 속타는 주식연계채권.. 발행기업들 원금상환 부담만 가중

김현정 2022. 8. 15. 1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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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 부진이 지속되면서 전환사채(CB) 등을 발행한 기업들의 속이 타들어가고 있다.

주식으로 전환돼야 할 채권이 상환해야 할 '빚'으로 남아 기업들의 부담을 키우고 있어서다.

이처럼 증시 부진, 규제 강화 등의 이유로 주식으로 전환하지 않은 메자닌 채권이 쌓이고 있다.

만기일이 아니더라도 투자자가 풋옵션을 행사해 채권 원금상환을 요구하면 메자닌 발행기업들은 현금을 마련해 상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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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BW·EB 권리행사 급감
올해 만기도래 4조3095억
증시 부진이 지속되면서 전환사채(CB) 등을 발행한 기업들의 속이 타들어가고 있다. 주식으로 전환돼야 할 채권이 상환해야 할 '빚'으로 남아 기업들의 부담을 키우고 있어서다. 글로벌 고강도 긴축 기조로 메자닌(주식연계채권)의 권리행사는 급격히 위축됐다.

■증시 부진으로 메자닌 행사 위축

1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두달간(6월 1일~8월 11일) 1131건, 총 6590억원 규모의 메자닌 주식전환 행사가 이뤄졌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2021년 6월 1일~8월 11일) 2042건, 9838억원 규모의 메자닌 주식전환이 이뤄진 것을 고려하면 건수는 44.62%, 금액은 33.02% 줄어든 수치다. 기간을 넓혀 연초 이후 메자닌 행사금액은 2조923억원(3303건)으로 작년 같은 기간 2조4854억원(4777건) 대비 4000억원 가깝게 줄었다.

메자닌은 채권과 주식의 중간 위험 단계에 있는 CB와 신주인수권부사채(BW), 교환사채(EB) 등을 말한다. 주가가 오르면 주식으로 전환해 차익을 챙길 수 있고, 내리면 만기까지 보유해 원리금을 상환받을 수 있다.

이처럼 메자닌 행사규모가 축소된 데는 주식으로 전환할 만큼 주가가 매력적으로 오르기는커녕 외려 떨어졌기 때문이다. 글로벌 긴축 정책으로 유동성이 축소되면서 증시가 부진한 데다 경기침체 공포까지 더해 주식시장은 침체됐다. 또 금융당국의 메자닌 규제 강화도 시장을 위축시키는 주요인으로 꼽힌다. 지난해 말 개정한 '증권의 발행 및 공시 등에 관한 규정'에 따라 주가 상승 때 사모 CB의 전환가액을 의무적으로 상향 조정해야 한다. 상향 조정 범위는 최초 전환가액의 70~100% 수준이다. 메자닌의 매력이 반감돼 시장이 위축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만기도래 상환 부담+풋옵션 리스크

이처럼 증시 부진, 규제 강화 등의 이유로 주식으로 전환하지 않은 메자닌 채권이 쌓이고 있다. 이는 기업에 고스란히 상환 부담이 되고 있다.

코스콤CHECK에 따르면 메자닌(CB, BW, EB) 채권 잔액은 32조7608억원 수준이다. 이 중 올해 만기도래하는 메자닌 규모는 4조3095억원이다.

풋옵션(조기상환청구권) 복병도 잠재 리스크로 꼽힌다. 만기가 도래하지 않더라도 대부분의 메자닌 채권에는 중간에 상환할 수 있는 특약인 풋옵션이 걸려 있다. 만기일이 아니더라도 투자자가 풋옵션을 행사해 채권 원금상환을 요구하면 메자닌 발행기업들은 현금을 마련해 상환해야 한다. 가령 지난 6월 한진칼의 BW 조기상환청구권(풋옵션) 행사비율이 30%를 넘어갔다. 주가가 지지부진하자 투자자들은 워런트 행사보다 원금 회수를 택했다. 만기일은 2023년 7월 3일이었지만 한진칼은 중도에 풋옵션을 신청한 투자자에게 행사비율만큼 원금을 상환해야 했다. 해당 BW의 표면이율은 2.0% 수준이지만 대부분의 투자자는 이자율을 포기하고 원금 회수에 나섰다.

대체로 메자닌 채권을 발행한 기업들은 현금유동성이 여의치 않은 바이오, IT반도체 기업이 상당수다. 올해 메자닌 조기상환을 공시한 기업들은 크리스탈지노믹스, EDGC, 포로스테믹스, 비보존헬스케어 등 제약 바이오 기업들이 상당했다.

한편 메자닌 권리행사가 위축되면서 순발행 규모도 확연히 줄었다. 올해 들어 지난 11일까지 순발행된 메자닌 규모는 6935억원으로 작년 연간 순발행규모(6조8947억원)의 10분의 1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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