넉달연속 대중 무역적자 우려 커져..中침체에 韓 전자부품기업 큰 타격

송민근,이희조 2022. 8. 15.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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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터리 부품 상반기 무역적자
작년보다 2배 늘어 42억달러
美·EU 등으로 수출 다변화를

◆ 중국경제 충격 ◆

중국 경제 침체 우려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대중국 무역 전선에 비상등이 켜졌다. 2차전지(배터리)나 무선통신부품 적자가 커진 데다 사상 처음으로 4개월 연속 대중국 무역적자가 임박했다는 경고마저 나온다.

관세청 무역통계에 따르면 이달 1~10일 대중국 무역수지는 8억9000만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이미 지난 5월부터 7월까지 3개월 연속 무역적자를 낸 가운데 4개월 연속 무역적자가 가시화되고 있다. 4개월 연속 무역적자는 1992년 한중 수교를 맺은 이후 사상 첫 기록이 될 전망이다. 대중 무역수지 적자가 이어지는 원인으로는 배터리·부품 등 원자재와 중간재 수지 악화가 꼽힌다. 대표적으로 무역흑자를 거두던 무선통신부품 분야에서는 지난해 1월부터 6월까지 10억8500달러 흑자를 올렸지만 올해 같은 기간에는 1억2800만달러 적자로 전환했다. 마찬가지로 흑자를 내던 액정디스플레이(LCD) 분야에서도 무역수지가 지난해 상반기 17억4400만달러에서 올 상반기 8억3500만달러로 크게 줄었다.

배터리 자재인 2차전지용 부품 분야 무역적자는 지난해 상반기 22억6200만달러에서 올 상반기 42억4000만달러로 크게 악화됐다. 노트북 등이 포함되는 휴대용 컴퓨터 분야도 무역수지가 지난해 상반기 17억4200만달러에서 올 상반기 19억3000만달러로 악화됐다.

이처럼 품목별 무역수지가 나빠진 원인은 중국 시장에서 국산 제품이 과거처럼 팔려나가지 못하기 때문이다. 최근 중국 성장률이나 소비가 둔화됨에 따라 국내 기업들의 대중국 수출액이 줄어든 것이 무역수지 악화로 드러난 것이다. 한국에서 중국으로 부품을 수출하고 중국에서 완성품을 만들어 판매하는 부품 분야와 한국에서 완성품을 수출하는 완성품 분야 모두 수지가 악화된 상황이다.

중국의 기술력이 올라오면서 중국이 한국산 부품을 중국산으로 대체하는 것도 원인이다. 예를 들어 중국 반도체 업체인 SMIC가 최근 7나노미터 공정 개발에 성공했다고 주장하고 있는데, 이것이 사실이면 삼성전자와 SMIC 간 기술 격차는 5년여에서 2년가량으로 급격히 줄어든다. 그만큼 국내에서 수입해가던 고부가가치 부품이 중국산으로 대체될 수 있다.

전문가들은 중국이 아닌 유럽·미국과 교역을 확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대중 무역수지 적자는 앞으로도 이어질 확률이 높은 만큼 다른 판로를 키워야 한다는 것이다. 정혁 서울대 교수는 "중국이 수입을 줄이는 자급자족 기조를 고집해온 2000년대 중반부터 대중 수출은 감소하고 있었다"며 "시장 개방성이 높은 유럽·미국으로 수출을 늘리는 것이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에너지 가격 상승으로 무역적자가 악화되는 가운데 대중국 무역에 의존하다가는 다른 시장을 공략할 적기를 놓칠 수 있다는 것이다. 정 교수는 "특히 한국은 기술력이 좋은 나라인 만큼 선진국과 기술 협력을 꾀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무역적자가 이어짐에 따라 정부는 수출 종합대책 발표를 준비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이달 말께 종합적인 수출대책을 발표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며 "이 대책에 에너지를 포함해 지역별 경쟁력 제고를 위한 내용이 담길 것"이라고 설명했다.

[송민근 기자 / 이희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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