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훈식 사퇴로 이재명·박용진 2파전 된 野 전대..전면전 예고
더불어민주당 대표 경선이 이재명 후보(인천 계양을, 초선)와 박용진 후보(서울 강북구을, 재선)의 2파전으로 압축됐다. 강훈식 후보(충남 아산을, 재선)는 15일 중도 사퇴했다. 그간 ‘통합’을 기치로 완충 역할을 했던 강 후보가 사라지면서, 이재명·박용진 후보 간 공방은 더욱 격렬해질 전망이다.
강 후보는 이날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당 대표를 향한 도전을 멈추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두 분 중 누가 당 대표가 되더라도 가슴 뛰는 민주당을 만들 수 있게 가장 낮은 곳에서 헌신적으로 돕겠다”고 말했다. 이번 사퇴가 특정 후보 지지 차원이 아니라고 밝힌 것이다. 강 후보는 ‘박 후보와 반이재명계 연합을 할 생각이 없느냐’는 질문에 대해서 “저는 반명(反明) 단일화만으로는 민주당을 이끌 수 없다고 말씀을 드렸다”고 선을 그었다.
강 후보가 레이스를 포기한 것은 낮은 인지도에 발목이 잡히면서 지역 순회 경선 성적이 부진했기 때문이다. 14일 12개 지역순회 경선을 마치며 반환점을 돈 상황에서 누적 득표율은 이재명(73.28%), 박용진(19.90%), 강훈식(6.83%) 후보 순이었다. 전날 자신의 근거지인 충청권 당원 투표에서도 강 후보의 득표율은 충남(17.29%)을 제외하곤 모두 한 자릿수에 머물렀다.
경선 기간 내내 강 후보는 ‘다양성 있는 통합정당론’을 앞세웠으나, ‘친명 대 비명’ 대결 구도 속에 운신의 폭이 좁았다. 익명을 요구한 재선 의원은 “갈등 구조 속에서 통합을 내세웠지만, 오히려 이도 저도 아닌 것으로 읽힌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강 후보 측 관계자는 “원래부터 충청권 개표 결과를 확인하고 완주 여부를 결정하려 했다”며 “인지도만 높이려는 목적으로 완주하는 건 무의미하다는 입장”이라고 전했다.
대표 경선은 전체 권리당원의 35%인 42만여 명이 포진한 호남권 순회 경선(20~21일)이 마지막 남은 승부처다. 이재명·박용진 후보는 이날 호남권을 찾아 본격적인 경쟁에 나섰다.
전날 1차 국민 여론조사에서 79.69%를 얻어 승기를 굳힌 이 후보는 ‘이재명의 민주당’을 더 분명히 했다. 그는 이날 전남 순천대학교에서 전남 동부권 지지자들을 만나 “당원들이 당에 청원하고 중요한 결정에 대해 투표할 수 있어야 한다”며 “당원 투표를 일상화해서, ‘특검할까요’를 투표하고, ‘탄핵할까요’를 투표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이어 “강한 자가 약한 자를 억압하고 힘이 있으면 비록 타인에게 폭력이 되더라도 자유롭게 행사하는 것을 진정한 자유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라고도 했다. 이 후보는 “각자 해석하기로 하자”며 비판 대상을 특정하진 않았지만, 이날 정치권에선 “윤석열 대통령의 광복절 경축사 키워드 ‘자유’를 겨냥한 메시지”(민주당 관계자)라는 해석이 나왔다.
반면 박 후보는 ‘사당화(私黨化) 반대’를 더욱 강하게 외쳤다. 그는 이날 오후 광주에서 개최한 기자회견을 통해 “민주당이 BTS도 아닌데 왜 자꾸 ‘방탄 대표 출마’란 말이 나오냐”며 “한 명을 위해 당헌을 바꾸고, 강령을 바꾸고, 당의 가치와 체계를 바꾼다면 그것이야말로 우리 민주당이 단 한 번도 겪어보지 못한 사당화 노선”이라고 성토했다. 박 후보는 16일 열리는 민주당 의원총회에도 직접 참석해 ‘당헌 80조 개정’ 반대 토론도 펼칠 계획이다.
윤지원 기자 yoon.jiwon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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