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훈식 사퇴로 이재명·박용진 2파전 된 野 전대..전면전 예고

윤지원 입력 2022. 8. 15. 17:02 수정 2022. 8. 15.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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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훈식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후보가 15일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후보직을 사퇴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김성룡 기자


더불어민주당 대표 경선이 이재명 후보(인천 계양을, 초선)와 박용진 후보(서울 강북구을, 재선)의 2파전으로 압축됐다. 강훈식 후보(충남 아산을, 재선)는 15일 중도 사퇴했다. 그간 ‘통합’을 기치로 완충 역할을 했던 강 후보가 사라지면서, 이재명·박용진 후보 간 공방은 더욱 격렬해질 전망이다.

강 후보는 이날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당 대표를 향한 도전을 멈추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두 분 중 누가 당 대표가 되더라도 가슴 뛰는 민주당을 만들 수 있게 가장 낮은 곳에서 헌신적으로 돕겠다”고 말했다. 이번 사퇴가 특정 후보 지지 차원이 아니라고 밝힌 것이다. 강 후보는 ‘박 후보와 반이재명계 연합을 할 생각이 없느냐’는 질문에 대해서 “저는 반명(反明) 단일화만으로는 민주당을 이끌 수 없다고 말씀을 드렸다”고 선을 그었다.

강 후보가 레이스를 포기한 것은 낮은 인지도에 발목이 잡히면서 지역 순회 경선 성적이 부진했기 때문이다. 14일 12개 지역순회 경선을 마치며 반환점을 돈 상황에서 누적 득표율은 이재명(73.28%), 박용진(19.90%), 강훈식(6.83%) 후보 순이었다. 전날 자신의 근거지인 충청권 당원 투표에서도 강 후보의 득표율은 충남(17.29%)을 제외하곤 모두 한 자릿수에 머물렀다.

경선 기간 내내 강 후보는 ‘다양성 있는 통합정당론’을 앞세웠으나, ‘친명 대 비명’ 대결 구도 속에 운신의 폭이 좁았다. 익명을 요구한 재선 의원은 “갈등 구조 속에서 통합을 내세웠지만, 오히려 이도 저도 아닌 것으로 읽힌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강 후보 측 관계자는 “원래부터 충청권 개표 결과를 확인하고 완주 여부를 결정하려 했다”며 “인지도만 높이려는 목적으로 완주하는 건 무의미하다는 입장”이라고 전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당 대표 후보가 15일 순천대학교 산학협력관에서 열린 토크콘서트가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대표 경선은 전체 권리당원의 35%인 42만여 명이 포진한 호남권 순회 경선(20~21일)이 마지막 남은 승부처다. 이재명·박용진 후보는 이날 호남권을 찾아 본격적인 경쟁에 나섰다.

전날 1차 국민 여론조사에서 79.69%를 얻어 승기를 굳힌 이 후보는 ‘이재명의 민주당’을 더 분명히 했다. 그는 이날 전남 순천대학교에서 전남 동부권 지지자들을 만나 “당원들이 당에 청원하고 중요한 결정에 대해 투표할 수 있어야 한다”며 “당원 투표를 일상화해서, ‘특검할까요’를 투표하고, ‘탄핵할까요’를 투표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이어 “강한 자가 약한 자를 억압하고 힘이 있으면 비록 타인에게 폭력이 되더라도 자유롭게 행사하는 것을 진정한 자유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라고도 했다. 이 후보는 “각자 해석하기로 하자”며 비판 대상을 특정하진 않았지만, 이날 정치권에선 “윤석열 대통령의 광복절 경축사 키워드 ‘자유’를 겨냥한 메시지”(민주당 관계자)라는 해석이 나왔다.

더불어민주당 당 대표 선거에 나선 박용진 의원이 15일 오후 광주 동구 동명동 카페의 거리를 찾아 기자회견을 열고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연합뉴스


반면 박 후보는 ‘사당화(私黨化) 반대’를 더욱 강하게 외쳤다. 그는 이날 오후 광주에서 개최한 기자회견을 통해 “민주당이 BTS도 아닌데 왜 자꾸 ‘방탄 대표 출마’란 말이 나오냐”며 “한 명을 위해 당헌을 바꾸고, 강령을 바꾸고, 당의 가치와 체계를 바꾼다면 그것이야말로 우리 민주당이 단 한 번도 겪어보지 못한 사당화 노선”이라고 성토했다. 박 후보는 16일 열리는 민주당 의원총회에도 직접 참석해 ‘당헌 80조 개정’ 반대 토론도 펼칠 계획이다.

윤지원 기자 yoon.jiwon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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