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일간 매일 3000송이 새 꽃.. 무궁화 명소는 어디
예로부터 한반도에 많아..민족의 상징
전국에 무궁화 공원 및 가로수길 '핫플'
무궁화는 여름꽃이다. 7월 초부터 10월 중순까지 무더운 여름 약 100일 동안 매일 수십 송이의 새로운 꽃을 피워낸다. 이런 무궁화의 특징이 시련과 역경을 이겨낸 우리 민족의 정신과 비슷하다고 하여 독립운동가들은 무궁화를 민족의 상징, 항일의 상징으로 여겼다.
무궁화는 오랜기간 관목으로 재배돼 주택의 마당이나 학교 등에 심어진 게 전부였다. 하지만 정부의 무궁화 품종 개발과 식재 사업 등이 본격화하면서 이제 여름이면 전국 곳곳의 공원과 도로가에서도 무리지어 핀 무궁화를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다.
보통 나라꽃은 해당 국가의 역사나 전설, 국민성을 상징하는 의미 있는 식물로 자연스럽게 정해진다.
행정안전부와 산림청 등에 따르면 기원전 4세기에 편찬된 중국의 지리서 ‘산해경’은 한반도에 대해 “북방에 있는 군자의 나라는 사람들이 사양하기를 좋아하고 다투기를 피하며 겸허하고 그 땅에는 무궁화가 많아 아침에 피어 저녁에 진다”라고 적고 있다.
신라와 고려시대에는 외국에 보낸 문서에 스스로 ‘근화향’, 즉, ‘무궁화나라’라고 칭했다는 기록이 있다. 무궁화가 오래 전부터 한반도에서 나라를 대표하는 꽃으로 여겨져 왔다는 근거다.
이후 1896년 독립문 주춧돌을 놓을 때 부른 애국가에 ‘무궁화 삼천리 화려강산’이라는 가사가 처음 등장했다. 일제강점기 무궁화는 민족정신을 결집시키는 상징이 됐다. 1919년 발표된 대한독립선언서에는 무궁화가 그려져 있다. 남궁억 선생은 강원도 홍천 모곡학교에서 무궁화 묘목을 재배해 전국 각지로 보냈으며, 무궁화 노래를 지어 보급했다. 일제는 민족말살 정책 일환으로 1933년 남궁 선생을 비롯해 모곡학교 교직원 등을 체포하고 무궁화 묘목 8만주를 불태우기도 했다.
국내 법에 ‘무궁화를 국화로 한다’는 규정이 명시되지 않았기 때문에 무궁화가 법정 국화가 아니라는 주장이 있다. 하지만 무궁화는 그 역사성과 문화적 가치에 따라 관습법적으로 국화로 인정받고 있다.
무궁화는 대통령 표장과 훈장, 장·차관 및 국회의원 배치, 군·경의 계급장 등에 정부를 대표하는 상징으로 쓰인다. 정부는 ‘나라꽃 무궁화 증식·보급 계획’(1982년), ‘시장친화적인 무궁화 확산 종합계획’(2008년), ‘무궁화 식재·관리요령’ 기술 지침서 및 ‘나라꽃 무궁화 품종도감’ 발간(2009년), ‘무궁화 진흥계획’ 수립(2018년) 등을 통해 무궁화를 체계적으로 보급·관리하고 있다.
무궁화 한 송이가 피고 지는 시간은 24시간이다. 새벽에 꽃이 피고 오후가 되면 오므라들기 시작해 해가 지면 꽃이 떨어진다. 무궁화는 이렇게 매일 20∼30송이씩, 약 100일간 2000∼3000송이 새로운 꽃을 피운다. 많게는 5000송이까지 피우기도 한다.
무궁화는 떨기나무로 평균 수명이 40∼50년인데 간혹 100년 이상 장수하는 무궁화도 있다. 강릉 사천면 방동리 강릉 박씨 종중 재실에 심어진 무궁화는 심어진지 120년이 넘어 천연기념물 제 520호로 지정돼 보호 중이다. 방동리 무궁화는 올해도 꽃을 활짝 피웠다.
산림청은 2014년부터 매년 ‘무궁화 명소’를 선정하고 있다. 지난 3월에는 8년간 선정된 무궁화 명소를 모은 책자를 발간하기도 했다.
2018년 최우수상을 수상한 ‘서울 궁정동 무궁화동산’은 크고 작은 다양한 수형의 무궁화를 화단 형태로 심었다. 여름철이면 주변 수목과 어울어져 무궁화가 매우 돋보이며 청와대, 경복궁과 인접해 내·외국인 관광객에 인기가 많다.
지난해 최우수 명소로 뽑힌 ‘서울식물원 무궁화동산’은 민간기업의 지원으로 마곡동 서울식물원 열린숲에 조성됐다. 100여 품종의 다양한 무궁화를 입장료 없이 자유롭게 볼 수 있다.
남궁억 선생이 무궁화 묘목을 길렀던 홍천은 ‘무궁화 특화도시’로 불린다. 국내 최초의 무궁화 테마 수목원인 ‘홍천 무궁화수목원’에는 한서 남궁억 광장, 무궁화 품종원, 무궁화 미로원 등 무궁화를 소재로 한 테마원 뿐만 아니라 온실, 어린이놀이터 등 즐길거리도 다양하다.
김희원 기자 azahoit@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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