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레반 장악 1년새 폐허된 아프간..미국 정치권에선 철수 과정 두고 공방 가열
이슬람 무장단체 탈레반이 아프가니스탄을 장악한 지 1년이 된 날, 미국 정치권에선 미군 철수가 적절했는지를 놓고 공방이 커지고 있습니다.
■공화당 "미국인 800여명 아프간에 남겨져…민감한 미군 정보 이란에 샐 수도"
14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미국 공화당 의원들은 1년 전 바이든 행정부의 아프가니스탄 미군 철수 결정에 대해 자체 조사한 보고서를 공개했습니다.
공화당은 당시 미군 철수가 얼마나 무질서하게 진행됐는지 규명하는 데 집중했습니다. 지난해 8월 카불의 하미드 카르자이 국제공항에서 미 영사관 직원은 고작 36명이었단 점, 1450명의 아프간 어린이들이 부모나 안내요원 없이 다른 나라로 보내진 점이 지적됐습니다.
또 무엇보다 800여명의 미국인이 아프간에 남겨진 점 등이 이 보고서에 담겼습니다. 공화당 소속 외교위 보좌관은 "지난달까지 계속해서 남아있는 미국인들을 대피시키고 있지만, 아직 84명이 남아 있는 거로 보인다"고 설명했습니다.
미군의 민감한 정보를 알고 있는 아프간 보안군 3000여명이 이란으로 건너간 것도 문제로 지적됐습니다. 이 보고서는 "이들이 이란 등에서 정보원으로 활동할 경우 미국 국가안보에 심각한 위험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워싱턴포스트는 "11월 중간선거 이후 공화당이 하원을 장악할 경우,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 등 결정에 관여한 40여명을 소환해 더 심도 있는 조사를 진행할 것"이라고 보도했습니다. 미 하원 외교위 공화당 간사인 마이클 매콜 의원은 CBS 뉴스 인터뷰에서 "(아프간 미군 철수는) 완전히 결여됐고 실패한 계획"이라고 날을 세웠습니다.
보고서가 나온 뒤 비판 여론이 높아지자,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의 에이드리엔 왓슨 대변인은 설명을 내고 "부정확한 묘사와 정보 조작, 또 잘못된 주장으로 호도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또 "지난해 봄과 여름 내내, 광범위한 비상 계획(contingency plan)을 수행했다"며 준비가 부족했다는 비판을 반박했습니다.
■탈레반 집권 1년…여성 교육기회 박탈되고 직업 잃어
1년 사이 아프간 현지의 상황은 훨씬 열악해졌습니다.
특히 탈레반에 의해 여성 인권은 바닥으로 추락했습니다.
고등학교 9학년인 케리쉬마 라시디(16)는 지난해 8월 탈레반 장악 이후부터 학교에 가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슬람법에 따라 여성에 대한 교육이 금지된다는 이유에섭니다. 일부는 포기하지 않고, 사설 센터에서 수학과 영어 등을 배우고 있다고 로이터는 보도했습니다.
직업을 잃은 여성들도 적지 않습니다. 경찰로 일했던 굴스탄 사파리(45)는 이제 집 청소하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탈레반 장악 전까지 여성 경찰은 2만명이 넘었지만, 현재 대부분 해고됐습니다. 13일(현지시간) 카불 교육부 청사 앞에서 "8월 15일은 암흑의 날"이란 팻말을 들고 시위를 벌이던 여성 40여명은 탈레반 대원들이 공중에 쏜 총에 의해 결국 해산했습니다. 일부는 구타당하기도 했습니다.
파탄 난 아프간 경제에 남은 국민의 삶은 더 어려워졌습니다. 유엔에 따르면 심각한 영양실조를 겪는 5세 이하 아프간 어린이는 110만명으로 추산되고 있습니다. 치료를 받아야 할 정도로 심각한 아이들은 1년 새 1만8000명에서 2만8000명으로 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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