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수'가 되는 학업성취도평가.. 일제고사 부활 신호탄?

학업성취도평가를 관내 모든 학교에서 시행하기로 결정한 시·도교육청이 늘어나고 있다. 평가는 학력저하를 막기 위한 교육의 일부라는 입장과 함께 평가 결과에 따라 ‘줄 세우기’를 강요하는 일제고사의 부활 시도라는 비판도 나온다.
부산시교육청은 지난 10일 애초 자율적으로 신청하도록 했던 ‘맞춤형 학업성취도 자율평가’를 관내 모든 초·중·고교가 ‘필수신청’하도록 지침을 변경해 공문으로 안내했다. 앞서 지난 8일에는 강원도교육청이 자체적으로 시행하는 ‘강원지역 학업성취도평가’를 이르면 오는 11월부터 초4~중3을 대상으로 관내 모든 초·중학교에서 치를 예정이라고 밝혔다.
‘맞춤형 학업성취도 자율평가’는 올해 처음 시행된다. 코로나19 대유행 기간 저하된 것으로 우려되는 학생들의 학력을 진단하고 개선하는 것이 목적이다.
지난해까지 전국의 중학교 3학년과 고등학교 2학년 중 3%만 표집해 평가하던 국가수준 학업성취도평가는 올해도 동일한 방식으로 교육부와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시행한다. ‘맞춤형 학업성취도 자율평가’는 이와 별도로 진행된다. 표집대상 학교 외에 희망하는 학교도 참여할 수 있도록 했다.
지난 6·1지방선거에서 부산은 하윤수 교육감이, 강원은 신경호 교육감이 당선됐다. 보수 성향으로 분류되는 두 교육감은 공약에 따라 학업성취도평가를 전면 강화하겠다고 일찌감치 밝혔다. 부산시교육청은 전국 공통으로 시행되는 학업성취도평가를 관내 모든 학교서 실시하는 방향으로, 강원도교육청은 자체 학업성취도평가를 마련해 전면 실시하는 한편 성적까지 학생과 학부모에게 제공하는 쪽으로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국가수준 학업성취도평가 역시 윤석열 정부 들어 평가 대상 학년이 늘어나고 있다. 올해는 기존의 중3·고2 외에 초등학교 6학년을, 내년은 초등 5학년과 고교 1학년을 추가한 뒤 2024년에는 초3부터 고2까지의 모든 학년으로 범위가 넓어진다.
다만 초·중등교육법 시행령에 “학업성취도 평가에 관하여 필요한 사항은 교육부장관이 정한다”고 규정돼 있어 교육감이 각 학교에 평가 신청을 강제할 수 있는지는 논란의 소지가 있다. 학업성취도평가 신청이 자유로워지면서 특히 보수 성향 교육감이 재임 중인 시·도교육청에서 관내 학교에 평가 참가를 독려할 가능성은 커졌지만 현재까지 부산처럼 전수조사 방침을 밝힌 곳은 없었다.
부산을 위시해 모든 학교가 같은 학업성취도평가를 실시하는 방향으로 쏠리자 진보 성향의 교원단체들은 ‘일제고사’가 부활하는 퇴행을 부를 수 있다고 경계한다. 전교조 부산지부는 부산시교육청의 학업성취도평가 필수신청 지침에 대해 “학교에 아주 큰 영향을 미치는 정책의 변화임에도 구성원의 의견 수렴과정을 한 번도 거치지 않고 일방적으로 지침을 변경한 것”이라며 “교육부의 지침에 따라 맞춤형 학업성취도 자율평가는 희망학교에 한해 실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태훈 기자 anarq@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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